- '무기수 재심 첫 무죄'...김신혜 사건이 바꾼 대한민국 사법역사
24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완도 존속살해 사건'의 김신혜 씨가 마침내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은 6일, 2000년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던 김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국내 사법 역사상 수감 중인 무기수에 대한 첫 재심 무죄 판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당시 김씨는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탄 양주를 먹여 살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경찰 조사에서는 '간에 좋은 약'이라며 수면제를 탄 술을 권했다고 자백했으나, 이후 법정에서는 이를 번복하며 결백을 주장해왔다.재판부는 김씨의 자백이 강압수사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동생을 보호하기 위한 허위 자백이었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증거로 제시된 물품들도 당시 미성년자였던 남동생과 동행해 영장 없이 수집된 위법 증거로 밝혀졌다.부검 결과에서도 수면제 과다 복용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자의 혈중 알코올농도가 0.303%에 달해, 과도한 음주로 인한 혼수상태가 사망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이 주장한 성적 학대나 보험금을 노린 범행 동기도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다.장흥교도소에서 석방된 김씨는 "아버지를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말을 남겼다. 변호인단은 "24년간 진실을 주장해온 김씨의 의지가 결실을 맺었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이번 판결은 강압 수사와 위법한 증거 수집이 얼마나 심각한 인권침해를 야기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 노인 통장에 꽂히는 '26조'...청년들 분노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기초연금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의 노인 진입으로 인해 기초연금 선정 기준금액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노인층까지 혜택을 받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의 선정기준액이 2014년 87만원에서 2025년 228만원으로 급증했다. 11년 만에 2.6배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은퇴 후에도 상당한 소득과 자산을 보유한 베이비붐 세대의 유입으로 전반적인 노인층의 경제수준이 상승했기 때문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실제 소득수준이 소득인정액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정부는 각종 공제 제도를 통해 실제 소득보다 소득인정액을 낮게 책정하고 있다. 예컨대 상시 근로소득의 경우, 2025년 기준으로 112만원의 기본공제와 30%의 추가공제가 적용된다. 이로 인해 독거노인이 월 437만원의 근로소득을 올려도 기초연금 수급이 가능하며, 맞벌이 노인 부부는 월 745만원(연 8,940만원)의 소득에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재산 평가에서도 파격적인 공제가 이뤄진다. 일반재산의 경우 거주지역에 따라 최대 1억 3,500만원까지 공제되며, 금융재산은 2,000만원이 공제된다. 게다가 부채는 아예 계산에 넣지 않는다. 이러한 관대한 기준으로 인해 실질적인 중산층 이상의 노인들도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현재 기초연금 수급자는 약 736만 명에 달하며, 2024년 예산은 26조 1천억 원으로 단일 복지사업 중 최대 규모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미래 전망이다. 현행 제도를 유지할 경우 2080년에는 무려 312조원(GDP의 3.6%)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세대 간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한다. 기초연금 수급 노인보다 적은 소득을 버는 청년층의 세금으로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노인층을 지원하는 모순적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급 대상을 진정한 빈곤 노인층으로 제한하고, 점진적으로 수급자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제주항공 참사 8일째..유족들, 눈물의 감사 인사 "잊지 않겠습니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8일째인 5일, 희생자 179명 중 176명의 주검이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3명의 희생자는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장례가 미뤄졌다. 슬픔과 아픔 속에서도 유가족들은 이성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고, 정부와 관계기관들은 신속한 수습을 위해 총력을 다했다.이날 오전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당국 브리핑 직후, 유가족 대표 박한신 씨는 "이제는 주검 인도 절차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유족들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고 떠날 수 있게 되었다"며 "집에도 못 가시고 최선을 다해 도와주신 덕분에 빠른 수습이 가능했다"며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박 씨는 브리핑 현장에 있던 국토부, 복지부, 행안부, 경찰청, 소방청 등 관계 기관 공무원들을 직접 앞으로 불러 세우고 유가족들과 함께 머리 숙여 인사를 건넸다. 이에 박상우 국토부 장관 등 공무원들도 맞절로 화답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이번 참사 수습 과정에서는 정부와 관계기관, 그리고 유가족들의 협력이 빛을 발했다. 국토부는 사고 현장에서 수습한 주검의 신속한 DNA 확인을 위해 국과수에 하루 두 차례 헬기를 투입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화장장 운영 시간을 연장하고, 유가족들에게 장례 절차를 돕는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자원봉사자들은 식사 제공부터 세탁까지 세심하게 유가족들을 챙겼고, 시민들은 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변호사들은 유가족들을 위한 법률 지원에 나서 '가짜 뉴스' 게시자들을 경찰에 고소하는 등 2차 피해 예방에도 힘썼다.이상갑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애경 그룹 관계자들이 유가족들에게 사과하기 전 혹시 모를 상황을 우려했지만, 유가족들이 큰소리 한번 없이 이해하는 모습을 보여 감동했다"며 "유가족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성적으로 대응해준 것이 신속한 수습의 밑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 최저임금 오르니 '알바가 사라졌다'
2025년 새해가 시작되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한숨 소리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 심리 위축, 물가 상승이라는 3중고에 최저임금 1만 원 시대 진입이라는 새로운 부담까지 더해져 생존의 기로에 서있는 모습이다.특히 연말연시 특수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매출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 명동의 한 대형 고깃집 운영자는 송년회와 신년회 예약이 대부분 취소되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토로했다. 12·3 계엄 선포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 이어, 내국인 단체 손님마저 자취를 감추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객단가 하락 문제도 심각하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저가 항공권을 이용한 저예산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1인당 구매액이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내국인 손님들 역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주문량을 대폭 줄이고 있어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여기에 2025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30원으로 인상되면서 인건비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한 것이다. 실제로 주휴수당 20%, 4대 보험료, 퇴직금까지 포함하면 실질 시급이 1만 4000원에 달해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영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이에 대응하여 자영업자들은 다양한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편의점 점주들은 직접 근무 시간을 늘리거나 아르바이트생의 근무 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한 편의점 점주는 월 매출 5000만 원에도 실수익이 200만 원도 되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음식점들은 키오스크 도입을 통한 인건비 절감에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키오스크를 도입한 업체들은 평균 1.2명의 종업원을 줄이고 월 138만 원의 인건비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기획재정부는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영세 소상공인 점포의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를 기존 15%에서 30%로 두 배 늘리고,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15%로 상향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소상공인연합회는 환율이 1500원대에 진입하고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민생경제 회복의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의대생들 "감귤 낳은 게 죄"..제주항공 참사 유족 조롱 파문
의사·의대생 전용 익명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을 조롱하는 게시물이 올라와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2일 한 제보자 A씨는 SNS를 통해 "의료인이라는 사람들이 이런 끔찍한 글을 쓴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 내부 폭로를 결심했다"며 해당 커뮤니티의 충격적인 게시물과 댓글들을 공개했다. 논란이 된 게시물은 제주항공 참사에서 어머니를 잃은 20대 아들의 사연을 다룬 인터뷰 기사였다. 해당 청년은 사고 현장 근처 텐트에서 의사 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를 본 일부 의대생들이 집단행동 불참을 비난하며 고인과 유족을 모욕하는 댓글을 무차별적으로 달았다. "감귤 낳은 게 이미 죄"(감귤은 수련의 복귀자를 비하하는 은어),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다" 등 인성을 의심케 하는 발언들이 수두룩했다. 제보자 A씨는 "의사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이 이런 비인간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분노했다. 특히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예비 의료인들이 오히려 슬픔에 빠진 유족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모습에 깊은 우려를 느낀다"고 지적했다.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이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으나, 오히려 이를 반박하고 조롱하는 댓글이 이어지며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이에 경찰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악성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희생자와 유족을 비하하거나 음해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과 댓글 107건을 삭제·차단 조치했으며, 특히 유족 관련 모욕성 게시글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된 3명의 작성자에 대한 신원 추적이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여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의료계 집단행동 과정에서 나타난 극단적 분위기가 인간의 기본적인 윤리마저 망각하게 만든 것"이라며 "의사라는 직업은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대 교육과정에서 인성과 윤리 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끝까지 승객 구하려 했다...제주항공 기장의 최후 포착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당시 기장의 마지막 순간이 한 장의 사진으로 포착되어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1일 SNS를 통해 공개된 사진에는 사고 직전 기장이 콕핏 유리창 안쪽으로 팔을 뻗어 머리 위쪽 패널을 필사적으로 조작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이 사진을 공개한 A씨는 "사고기 기장님의 마지막... 그 최후의 순간까지 콕핏 패널에 손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깊은 애도를 표했다.이 안타까운 한 장의 사진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었다. 누리꾼들은 "끝까지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하신 흔적이 보인다", "동체착륙 자체는 매우 안정적으로 이루어졌다", "마지막 순간까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신 것 같다"며 기장의 마지막 순간을 추모했다. 특히 "저 순간 얼마나 두렵고 고독한 시간이었을까", "끝까지 무언가라도 해보려 뻗은 손길에 가슴이 먹먹하다"는 댓글들이 이어지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사고기를 조종했던 한모 기장은 공군 학사장교 출신의 베테랑 조종사로 알려졌다.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한 후 2019년 기장으로 승급했으며, 총 6,823시간의 풍부한 비행 경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저비용항공사(LCC) 소속 13~14년 차 기장들의 평균 비행시간이 7,000시간인 점을 감안할 때, 한 기장이 상당히 안정적이고 숙련된 비행 경력을 쌓아왔다고 평가했다. 동료 조종사들 사이에서도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조종사"로 정평이 나 있었다고 전해진다.앞서 지난 12월 29일 오전 9시 3분, 태국 방콕에서 이륙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착륙을 앞두고 랜딩기어 결함이 발생했다. 한 기장은 여러 차례 랜딩기어 작동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불가피하게 동체 착륙을 결정했다. 처음에는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듯했으나, 활주로 끝에 있던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사망하고 승무원 2명만이 구조되어, 대한민국 민간 항공기 사고 역사상 최대 인명피해를 기록하게 됐다.현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관계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랜딩기어 결함의 근본적 원인과 함께, 활주로 끝 콘크리트 구조물의 안전성 문제도 면밀히 검토되고 있다.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며, 항공업계에서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공차 점장, 참사 농담으로 논란 "179명 죽음을 농담거리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사망한 가운데, 대구 동구의 한 공차 가맹점 점장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한 부적절한 발언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 사건은 29일, 점장 A씨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오늘 비행기 터진 거 봤지"라며 "방학 때 해외 가는 놈들 있으면 추락할 일 생기면 아빠, 엄마보다 나한테 먼저 '알바 구하세요' 하면서 카톡 보내라"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보낸 것이 발단이다. 이 메시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공개되었고, 이를 본 누리꾼들은 큰 분노를 표시하며 공차 가맹점에 대한 불매 운동과 별점 테러를 벌였다.B씨는 "이게 아르바이트생한테 할 소리냐"며 "어른이 쪽팔리지도 않냐. 인류애가 떨어진다"며 분노를 표현했다. B씨는 또한 "몸 터치는 일상이었고 아르바이트생들에게 개돼지 발언을 하더니 3개월 후엔 '말 심하게 한 거다. 버틴 너희는 테스트 통과'라며 어물쩍 넘어갔다"고 언급하며, 해당 점장의 불쾌한 행동을 폭로했다. A씨는 대구 동구의 공차 2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메시지는 두 매장에 소속된 아르바이트생들이 포함된 대화방에서 나왔다.일부 매장 직원들은 A씨의 성격이 장난기 많지만, 이번 발언은 선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C씨는 "원래 A씨는 장난을 많이 치는 성격이지만, 이번 일은 너무 과도했다"고 전했다. 사건이 논란이 되자, 공차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하며, "이번 부적절한 발언으로 불편과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공차코리아는 이 사건에 대해 엄중히 검토하고 관련 직원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해당 가맹점 점주도 자필로 사과문을 올리며 "직원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점주는 "모든 일은 관리 소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향후 매장 운영과 직원 교육을 철저히 개선하여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사건은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인격적 모욕을 넘어, 관리 감독의 중요성과 가맹점 운영의 책임에 대한 문제를 환기시켰다. 공차코리아와 점주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흑백요리사' 안유성, 200인분 김밥 들고 무안공항 등장
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유족들이 실종자 수습 소식을 기다리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따뜻한 위로와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주목받고 있다.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유명한 안유성 셰프는 예정된 촬영 일정을 미루고 직원들과 함께 김밥 200인분을 준비해 현장을 찾았다. 광주에서 일식당을 운영 중인 안 셰프는 "희생자들이 우리 가족과 한 다리만 건너도 다 아는 사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특히 자신과 함께 방송을 했던 PD의 사망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현장에서는 익명의 시민들의 온정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공항 내 카페에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각 100잔을 선결제하며 유족과 봉사자들을 위한 작은 위로를 전했다. 이러한 선결제 문화는 SNS를 통해 알려지며 더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고 있다.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는 공항 관리동 구내식당에서 무료 급식 봉사를 실시했다. 죽, 국, 밥과 다양한 반찬을 준비해 유족들과 관계자들에게 제공했으며,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도시락 배식 서비스도 함께 진행했다.특히 무안군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한 지역 봉사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1000여 명의 봉사자들이 참여해 떡국을 만들어 제공했으며, 삼육지역사회봉사회 호남지역본부는 간식과 생필품을 카트에 싣고 텐트촌을 돌며 직접 전달했다.물품 지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생수, 두유, 컵라면부터 방한용품인 담요와 핫팩까지 다양한 구호물품이 전국 각지에서 도착하고 있다. 특히 추운 날씨를 고려해 따뜻한 음식과 방한용품 위주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전국민적인 지원과 위로의 손길이 유족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48시간 동안 13번 운항'... 참사 전 사고기의 충격적인 스케줄 드러나
국토교통부가 무안공항 참사의 원인 규명을 위해 보잉 737-800 기종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점검에 착수했다. 이번 점검은 국내 운항 중인 동일 기종 101대 전체를 대상으로 하며, 2024년 1월 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6개 항공사가 운영 중인 보잉 737-800 전체에 대해 엔진, 랜딩기어 등 주요 계통의 정비 이력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점검은 해당 기종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운항되는 기종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주목할 만한 점은 사고 항공사인 제주항공이 보유한 보잉 737-800이 39대로, 국내 항공사 중 최다 보유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사고 항공기의 운항 빈도로, 참사 발생 전 48시간 동안 무려 13회나 운항했으며, 8개 공항을 오가는 강행군을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보잉사 관계자 2명과 미국 교통안전위원회 관계자 2명이 한국에 파견됐다. 현재 사고기의 블랙박스는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된 상태다. 다만 2개의 블랙박스 중 1개가 외관 손상을 입어, 우선 데이터 추출 가능성부터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조사팀은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조종사의 비상선언 시점, 복행 결정 과정, 그리고 활주로 초과 충돌까지의 전 과정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제주항공 측은 "사고 항공기의 마지막 정기점검이 사고 발생 10일 전에 실시됐다"고 밝히며,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잦은 운항 스케줄과 정비 체계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 "제발 살아만…" 기도는 절규로… '제주항공 참사' 유족들, 참혹한 현실에 오열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181명의 생사를 가른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소식에 공항은 일순간 절망과 슬픔에 잠겼다.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간절한 바람도 잠시,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가족들과 마주한 유족들의 애끓는 오열은 밤새도록 공항을 뒤흔들었다.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공항은 곧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망연자실한 유족들로 가득 찼다. 방콕에서 돌아오는 가족을 기다리던 이들은 뉴스 속보를 통해 참혹한 사고 소식을 접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달려왔지만, 활주로 끝에서 처참하게 부서진 여객기의 모습은 그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산산이 조각냈다.유족들은 차디찬 바닥에 주저앉아 애타는 마음으로 구조 소식만을 기다렸다. 2명의 생존자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잠시 희망의 빛이 스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마저도 희미해져갔다. 결국 179명 사망이라는 비보가 전해지자, 유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슬픔에 휩싸였다.시간이 흐르면서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들의 명단이 하나씩 발표됐다. 수습 당국 관계자가 마이크를 통해 이름을 부를 때마다 유족들의 울음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29일 오전 8시 54분, 175명의 승객과 6명의 승무원을 태우고 태국 방콕을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제주항공 7C2216편(B737-800 기종) 여객기는 착륙 도중 활주로 외벽과 충돌하며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2명의 객실 승무원이 구조되었지만, 안타깝게도 나머지 179명은 목숨을 잃었다.사고 원인으로는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착륙 허가를 받은 직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경고를 받았고, 1분 뒤 조종사가 조난 신호인 '메이데이'를 보냈다. 이후 급하게 고도를 높였다가 다시 착륙을 시도했지만,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활주로 외벽과 충돌하며 참사로 이어졌다.관계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수습한 사망자들의 신원 확인을 위해 지문 대조 및 DNA 채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블랙박스 분석 및 관계자 조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