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 빈자리, PA 간호사가 채운다… 처방·채혈·봉합 '만능' 되나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자, 정부가 진료지원(PA, 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응급 처방'을 내놓았다. 이는 단순한 미봉책을 넘어, 한국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핵심은 PA 간호사가 의사의 위임을 받아 약물·검사 처방, 골수·동맥혈 채취, 피부 절개·봉합 등 기존에 전공의가 주로 담당하던 고난도 의료 행위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PA 간호사가 '준(準)의사' 역할을 수행하게 됨을 의미한다.정부는 다음 주 PA 간호사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담은 간호법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시행규칙에는 무려 50여 개에 달하는 PA 간호사 수행 가능 업무가 명시될 예정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직무 기술서에 따라 위임된 약물·검사의 처방' 조항이다. 이는 PA 간호사가 의사로부터 특정 질환에 대한 포괄적인 처방 권한을 위임받으면, 의사의 개별적인 지시 없이도 환자에게 필요한 약물이나 검사를 처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PA 간호사의 업무는 난이도에 따라 '공통 업무 분야', '심화 업무 분야', '특수 업무 분야'로 나뉜다.공통 업무 분야는 위임된 처방 외에도 수술·시술 동의서 초안 작성, 영양관·배액관 삽입, 상처 드레싱, 직장 수지 검사 등 비교적 기본적인 의료 행위가 포함된다.심화 업무 분야로 피부 봉합·매듭, 절개·배농, 동맥혈 천자, 말초동맥관 삽입 등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의료 행위가 해당된다.특수 업무 분야는 환자 몸 밖으로 혈액을 빼내 산소를 공급하는 에크모(ECMO) 장비 사용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 행위가 논의되고 있다.특히, 전문 간호사는 그동안 간호사에게 금기시되었던 골수 채취, 뇌척수액 채취, 중심정맥관 삽입·제거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간호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파격적인 조치로 해석된다.각 병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조정위원회에 신청하여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추가할 수도 있어, 병원별 특성에 맞는 유연한 인력 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정부는 PA 간호사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강화하기 위해 자격 요건을 명확히 규정할 방침이다. 임상 경력 3년 이상, 관련 교육을 이수한 '전담 간호사' 또는 기존의 '전문 간호사'만이 PA 간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1만 7천여 명의 PA 간호사는 간이 교육을 통해 새로운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의료계 일각에서는 간호사의 처방권 위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환자 안전 문제, 의료 체계 혼란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공의 집단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병원 운영을 정상화하고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PA 간호사가 의사의 감독 하에 진단 및 처방을 포함한 폭넓은 의료 행위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영국 PA 간호사는 의사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며, 독립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국내 간호사 인력은 56만 명에 달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따라 PA 간호사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의료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의료 공백을 메우는 임시방편에 그칠지, 아니면 한국 의료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8km 빗나간 폭탄... 조종사 '키보드 실수'가 빚은 포천 참사의 진실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KF-16 전투기의 민간 오폭 사고는 조종사의 치명적인 실수로 인한 '대형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공군은 사고기 조종사가 비행 임무 전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하고, 이후 여러 차례 확인 절차를 소홀히 한 결과 민간 지역에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군 파일럿 출신 예비역 장교는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조종사의 중대 과실"이라고 강조했다.사고는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 일대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실사격 훈련 중 발생했다. 훈련에 참가한 공군 전투기 10여 대 중 KF-16 전투기 2대가 훈련장 상공 진입 직전 갑자기 MK-82 폭탄을 지상에 투하했다. 각각 4발씩 총 8발의 폭탄이 투하된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일대는 귀를 찢는 폭음과 거대한 포연으로 뒤덮여 전쟁 상황을 방불케 했다.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1번기 조종사가 비행 준비 과정에서 잘못된 좌표를 입력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표적이 설치된 훈련장에서 남쪽으로 약 8km나 떨어진 민간 지역에 폭탄을 잘못 투하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지역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30여 km 떨어진 지점으로, 만약 북한 측에 잘못 투하됐을 경우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공군의 설명에 따르면, 조종사는 출격 전 휴대용 저장장치에 키보드로 표적 좌표를 미리 입력해 둔다. 이후 전투기에 탑승해 저장장치를 기체에 장착하면 입력된 좌표가 전투기 시스템에 설정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타이핑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종사는 이 과정에서 입력된 좌표의 정확성을 확인해야 하고, 비행 중에도 이를 거듭 확인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한 좌표 지점에 도착하면 육안으로 표적을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최소 세 차례 이상 표적 좌표를 확인해야 했지만, 이러한 안전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군 관계자는 "1번기 조종사가 실수로 잘못 입력한 좌표를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부주의 등으로 이를 놓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편대에 속한 2번기 조종사는 좌표를 제대로 입력했으나, 동시 투하 훈련이었기 때문에 1번 조종사를 따라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조종사 모두 위관급으로, 각각 400시간, 200시간 이상의 비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KF-16은 조종사 한 명만 탑승하는 기종이다. 군은 현재 조종사들의 음주 여부나 건강 상태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항공기 관제 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두 전투기는 정상 투하 경로에서 벗어났고, 이는 레이더에도 포착됐다고 한다. 항공기 관제를 통해 예정 항로를 이탈한 두 전투기에 경로 이탈 경고를 했다면 오폭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공군은 "계획 경로에서 다소 벗어난 것은 맞지만, 크게 차이가 드러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훈련 중인 공군 전투기의 오폭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2004년 공군의 F-5B 전투기가 충남 보령시에서 연습용 폭탄을 오폭한 사례가 있으나, 당시에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이번 사고는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국방부 장관 등 주요 군 지휘부의 공석 및 대행 체제가 장기화되는 등 군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청구서' 예고 등 중대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오폭 사고는 군의 기강 해이로 국민들에게 비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공군은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하고 1시간 30여 분이 지나서야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공군 관계자는 발표 지연에 대해 "지상과 공중에서 다량의 실사격 훈련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이상 징후는 즉시 감지했으나 공군 탄약의 오폭 여부 등 정확한 상황 확인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투기 오폭으로 인한 인명 피해 상황에서 신속한 정보 전파와 사후 대처가 지체된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부자는 더 행복해지고 가난한 자는 병원도 못 가는 '헬조선' 실태 폭로
2024년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민들의 정서적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국 19세 이상 8,251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국민들의 행복감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과 우울 같은 부정적 정서가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행복감 지수는 10점 만점에 평균 6.8점으로 전년(6.7점)보다 0.1점 상승했지만, 걱정은 3.4점에서 4.1점으로, 우울은 2.8점에서 3.5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분열이 심화되면서 국민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소득 계층 간 행복감과 사회적 지위 인식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것이다. 월소득 100만원 미만 집단의 행복감은 6.1점에서 6.0점으로 하락한 반면, 600만원 이상 집단은 6.8점에서 7.0점으로 상승했다. 사회적 지위 인식에서도 두 집단 간 격차는 전년 0.9점에서 1.2점으로 확대되어, 한국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의 비율도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학비 마련을 위해 돈을 빌렸다'는 응답이 2.5%에서 4.7%로, '집세 상승으로 이사했다'는 응답이 2.3%에서 4.6%로, '병원비가 부담돼 진료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2.0%에서 3.0%로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해 기본적인 생활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늘어났음을 보여준다.한국 사회에서 차별이 가장 심각하다고 느끼는 분야는 '고용'으로 나타났다. 고용 형태로 인한 차별 인식은 4점 만점에 2.8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장애(2.7점), 학력·학벌(2.7점), 경제적 지위(2.7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격차, 장애인 고용 차별, 학벌 중심 사회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사회 갈등 중에서는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이 3.1점으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현실을 반영한다.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해 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25.9%)와 '상호이해 부족'(24.6%)이 지목되었다.연령대별로는 젊은층의 행복감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모든 연령층에서 부정적 정서가 증가했다. 19~29세와 30대의 행복감은 7.0점으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은 6.6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고령층이 경제적 불안과 사회적 고립에 더 취약함을 보여준다.정치 참여 양상에도 변화가 있었다. '주변인과 정치·사회 문제에 관해 얘기한 경험'은 65.8%에서 42.5%로 크게 감소한 반면, 서명운동, 온라인 의견 개진, 시위·집회 참여는 모두 소폭 증가했다. 이는 대화를 통한 소통보다 직접적인 정치 참여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음을 시사한다.이러한 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가 경제적 양극화, 정치적 분열, 사회적 차별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정신 건강이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 '화교 의대 입학 특혜' 주장은 가짜뉴스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화교 특혜'에 관한 가짜뉴스가 온라인 커뮤니티,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국 의료계를 대놓고 장악하고 있는 화교 특혜의 충격적 실상", "화교들은 수능을 망쳐도 서울대 의대 합격합니다. 그래서 해결책은?"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단 유튜브 영상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화교들이 수능을 보지 않고도 서울대 의대에 입학할 수 있다는 등의 허위 주장이 퍼지고 있다.이러한 가짜뉴스는 최근 고조된 반중 정서와 맞물려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심지어 의료계 종사자들까지 근거 없는 의혹에 휘말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원작자인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 작가도 이러한 가짜뉴스의 피해자가 되었다. 이낙준 작가는 동료 의사들과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에 "이런 걸 해명해야 되나 싶긴 한데, 사실 근 한달간 이런 류의 댓글 달리더니 오늘은 폭발해서 한다"며 "저희 화교 아닙니다"라는 해명 글을 올려야만 했다.특히 이낙준 작가는 "애초에 셋 다 군의관 동기"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들이 화교가 아닌 대한민국 국적의 시민임을 분명히 하고, 군 복무까지 마쳤다는 사실을 통해 근거 없는 의혹을 해소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 해명에도 불구하고 화교 특혜에 관한 가짜뉴스는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가짜뉴스가 단순히 온라인상의 루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요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일 국회 전자청원 홈페이지에는 '화교 특혜 정책 폐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으며, 26일 기준으로 이미 4만 9,5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황이다. 청원을 제기한 사람은 "대한민국의 공정과 평등한 권리 실현을 위해 특정 집단에게 부여된 과도한 혜택에 대해 폐지를 요청하고자 한다"며 "이는 국민 모두의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필요성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또한 지난 3일에는 '국내체류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특혜 근절 요청에 관한 청원'도 제기되었는데, 이미 동의 기준인 5만 명을 훨씬 넘어선 7만 2천 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에 따라 해당 청원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회부된 상태다. 이러한 청원 활동은 2021년에도 있었으며,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화교특별전형 폐지 요구 글이 올라온 바 있다.그러나 교육부의 공식 통계를 살펴보면, 이러한 주장들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명확히 드러난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39개 의대에서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단 7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 중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3명, 2021년 1명, 2022년 0명, 2023년 2명, 2024년 1명으로, 매년 평균 1~2명 수준에 그쳤다. 이는 "화교들이 서울대 의대를 골라간다"는 의혹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현실이다.가장 중요한 사실은 '화교특별전형'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각 대학이 운영해 온 것은 '외국인 특별전형'이었으며, 다만 화교에 대한 예외 조항이 존재했을 뿐이다. 이 예외 조항은 지원 자격 중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을 '부모 중 한 명만 대만인'이어도 지원할 수 있게 한 것인데, 이는 '상호 호혜주의'에 따른 조치였다.상호주의는 국가 간에 같은 것을 교환하거나 동일하게 행동하자는 외교 원리로, 당시 대만 대학들이 '지원자의 부모 가운데 한 명이 외국인'이면 지원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그러나 2021년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23학년도부터 대만 국적자도 부모가 모두 외국인이어야 외국인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결국 '화교특별전형'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던 '외국인 특별전형'의 관련 조항도 이미 2년 전에 완전히 폐지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짜뉴스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사실 확인보다 감정과 선입견이 앞서는 현대 정보 소비 환경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아버지는 틀렸다" 2030 보수화와 정치 불신으로 기존에 도전하다
"86세대 아버지와는 정치 얘기만 나오면 싸워요." 대학생 박준영(24)씨는 2023년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진보 성향 부모와의 끊임없는 갈등에 지쳐갔다. 급기야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을 거치며 박씨는 집을 나와야 했다. 이념 갈등이 가족 간의 균열로 이어진 것이다. 박씨의 사례는 단순한 가족 문제가 아니다. 최근 2030세대의 정치적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케이스탯리서치가 실시한 정치 인식 조사(2025년 2월 25~26일)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20대와 30대의 이념 성향 지수는 각각 5.04점과 5.24점으로, 40대(4.83점)와 50대(4.72점)를 훌쩍 뛰어넘었다. (10점에 가까울수록 보수 성향) 부모 세대인 86세대의 진보적 성향과는 확연히 다른, 이념적 보수성이 2030세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2030세대는 현재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도 강했다. 한국 정치 체제가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2030세대는 30% 초반에 불과했다. 40대와 50대에 비해 10%p 이상 낮은 수치다. 또한, 2030세대의 70%가량은 중국을 '적대·경계' 대상으로 인식, 전 연령대 중 가장 강한 반중(反中) 정서를 드러냈다. 이는 70대 이상(50%)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다.이러한 2030세대의 보수화는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월 18%였던 20대 보수층은 2025년 1월 28%로 증가했다. 30대 역시 같은 기간 20%에서 33%로 보수층이 늘었다.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은 "'86세대' 이후 특정 세대가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86세대가 이념 지향적이고 진보적이었다면, 현 2030세대는 보수화라는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고 진단했다.2030세대의 보수화와 기존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은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가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우리 사회는 이들의 외침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 40개 의대 중 10곳 '단 한 명도 수강신청 안 해'...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 개혁의 핵심으로 내세웠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이 실질적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의대 정원 증가분 2000명을 비수도권 지역 의대를 중심으로 대폭 배정해 지역 필수 의료를 강화할 것"이라던 대통령의 공약(公約)은 불과 1년 만에 공약(空約)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당초 2000명 증원을 목표로 했으나 1497명으로 축소된 증원 인원마저 대부분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학년도 1학기 의과대학 수강신청 현황' 자료에 따르면, 2월 25일 기준 전국 40개 의대의 수강신청 인원은 총 4219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40개 의대 중 10곳에서는 단 한 명의 학생도 수강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일부 대학은 개강을 연기하는 조치를 취했다. 가톨릭대 의대의 경우 예과 1학년과 본과 모두의 개강을 4월 28일로 미루기로 결정했다.2025년 의대 신입생 중 3분의 1은 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입학한 학생들이다. 본래 의대 입학 정원은 3058명이었으나, 윤 대통령은 의료 개혁의 일환으로 '의대 증원 2000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지난해 2월 20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이 숫자(2000명)도 턱없이 부족하다"며 "2000명 증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의료계와 교육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결국 전년 대비 1497명 증원으로 조정될 수밖에 없었다.신입생들이 대거 수업을 거부하게 된 배경에는 선배들의 강력한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 관련 커뮤니티에는 "저희 애는 선배들이 설득하니까 분위기상 (동조했다는데)", "수업 거부 투표도 했다는데요. 올해만큼은 유급 시킬까 봐 마음이 무거워요", "의대 신입생의 휴학을 강요하는 건 불법 아닌가요" 등 학생과 학부모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글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의대의 폐쇄적인 문화적 특성상 선배들의 뜻을 거스르기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모든 활동이 선배를 비롯한 동료들과 함께 이뤄진다. 특정 의국에 들어가게 되면 평생 같이 볼 수도 있다"며 "독립적으로 수업을 듣고 실습에 나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험 기출문제인 '족보'를 받기 위해서라도 선배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의대 특유의 문화적 환경이 신입생들의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제한하고 있다는 하소연도 이어지고 있다.더욱 심각한 것은 소신껏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향해 낙인을 찍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사·의대생 익명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서는 집단행동에서 이탈한 연세대 의대생 약 50명의 실명 등이 담긴 명단이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복학한 의대생을 향한 조롱과 비난이 만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온·오프라인으로 가해지는 이러한 심리적 압박감이 신입생들로 하여금 수업을 거부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한편, 의대 선배들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단 휴학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진선미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 40개 의대의 출석률은 고작 2.8%에 그쳤다. 이는 재적생 100명 중 단 3명만이 학교에 출석했다는 의미다. 더욱이 학생이 10명 미만으로 출석한 학교는 22개교로 전체의 절반이 넘었고, 단 1명도 출석하지 않은 곳도 7개교에 달했다.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교육부는 수업을 거부하는 신입생들을 향해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김홍순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관(국장)은 "의대 2025학번은 증원을 알고 입학했기 때문에 증원을 이유로 한 수업 거부 명분이 없다"면서 "수업을 거부하는 25학번에게는 대학이 반드시 학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경고했다. 또한 "올해는 집단 휴학을 일괄 승인하는 등의 학사 유연화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며 "대학들이 휴학생 처분을 학칙대로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교육부의 경고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의대생들의 반발에 못 이겨 지난해처럼 집단 휴학을 사실상 인정해 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당장 의대생과 전공의 복귀를 꾀하려면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전부 철회하고 의료계 요구를 받아줄 수밖에 없다"면서 "교육부 권고도 통하지 않는다는 걸 1년 동안 보여줬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의사로서 점진적으로 의대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사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 자료가 필요하다"며 "수급취계위원회 등 독립성과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기구를 통해 증원분이 재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결국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은 탄핵 소추로 인한 정부 통제력 약화와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 그리고 신입생들마저 가세한 집단행동으로 인해 실질적인 좌초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의대생들의 복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증원 정책에 대한 '원점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간극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 ‘보수-진보 갈등’ 최고치 기록...사회 갈등 폭발 직전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느낀 사회 갈등 인식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3일 발표한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 갈등의 심각도가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2024년에는 4점 만점 중 3.04점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2.88점에서 0.16점 상승한 수치로, 갈등 정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보사연은 2014년부터 매년 사회통합 실태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지난해 조사에서는 전국 19세 이상 75세 이하 301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자들은 우리 사회의 갈등 수준에 대해 평균 3.04점으로 응답했으며, 갈등 심각도가 2018년 2.88점, 2019년 2.9점, 2021년 2.89점, 2022년 2.85점 등 꾸준히 상승해왔다. 가장 심각한 갈등 유형으로는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이 3.52점으로 나타났고, 이는 2018년 3.35점, 2023년 3.42점, 2024년 3.52점으로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중장년층이 갈등을 더 심각하게 인식했으며, 농어촌 지역 거주자들이 대도시와 중소도시 거주자들보다 갈등을 더 심각하게 느끼는 경향을 보였다.그 외에도 지역 간 갈등(수도권과 지방)은 3.06점, 노사 갈등(정규직과 비정규직)은 2.97점, 빈부 갈등은 2.96점으로 나타났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은 2.81점이었다. 상대적으로 갈등 수준이 낮은 항목은 기존 주민과 이주민 간 갈등(2.65점)과 젠더 갈등(2.6점)으로 조사되었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도 조사를 통해 파악됐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응답자의 43.65%가 신뢰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2014년 32.5%에서 11.15% 상승한 수치다. 반면, 행정부에 대한 신뢰는 39.07%로 다소 감소했다. 행정부의 신뢰도는 2021년 최고치인 47.91%를 기록했으나, 이후 2023년과 2024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입법부는 가장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으며, 75.41%는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2024년 사회통합에 대한 인식은 10점 만점에 4.32점으로, 지난 2021년(4.59점)을 최고점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소폭 반등했다. 사회통합 지수는 지역과 학력에 따라 차이를 보였으며, 농어촌 지역은 3.99점으로 대도시(4.39점)보다 낮았고, 학력이 낮을수록 사회통합에 대한 인식이 더 부정적이었다.한편, 국가 자부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응답자의 84.48%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72.9%)보다 11.58% 상승한 수치로, 코로나19 시기에도 국가 자부심이 상승했다는 결과를 보였다.이번 조사에서는 이주민에 대한 인식 변화도 주목을 받았다. 한국어와 한국의 정치 및 법을 존중하는 것이 국민 정체성의 중요한 요소라고 여기는 비율은 2003년 77.3%에서 2024년 93.0%로 증가했다. 반면, '한국에서 태어나는 것이 한국인으로 간주되는 데 중요하다'는 응답은 81.4%에서 48.7%로 크게 줄었고, '한국인 조상을 가지는 것'도 73.1%에서 48.3%로 감소했다.이주민에 대한 직장 동료로 받아들일 수 있는 비율은 이주 노동자가 38.7%로 가장 높았고, 결혼이주민(37.0%), 재외동포(36.5%), 영주권자(34.6%), 북한이탈주민(34.0%), 난민(24.1%) 순이었다.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주민은 난민이 45.1%로 가장 높았으며, 북한이탈주민(41.2%), 이주노동자(37.9%) 등의 순이었다. 절친한 친구나 배우자,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주민은 영주권자가 가장 높았다.보사연은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갈등 해소와 사회통합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세상이 도와주지 않아" 서천 흉기 살인범, 범행 동기 '충격'
충남 서천군에서 4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인근에 거주하는 30대 남성을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용의자는 최근 사기 피해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와 충동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해, '묻지마 범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4일 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3시 45분경 서천읍 사곡리의 한 공터에서 4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시신에는 흉기에 찔린 흔적이 여러 군데 발견되었으며, 현장에서는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과도 한 자루가 발견되었다.경찰은 지난 2일 오후 11시 56분경 "A씨가 귀가하지 않는다"는 가족의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수색 작업을 벌이던 중이었다. A씨는 사건 당일인 2일 오후 9시 30분경 "운동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미혼으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A씨가 발견된 장소는 서천읍 중심부와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범행 현장 주변에는 방범용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이 있었다. 경찰은 주변 상가 CCTV 영상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용의자 30대 남성 B씨를 특정하고, 이동 경로를 추적한 끝에 3일 B씨를 자신의 주거지에서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B씨의 집과 범행 현장은 도보로 약 20분 거리인 것으로 확인되었다.경찰 조사 결과, A씨와 B씨는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에 사기를 당해 큰돈을 잃었고, 세상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흉기를 들고나갔다가 A씨를 발견하고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B씨는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후 시신을 숨기거나 흉기를 은닉하는 등의 조치 없이 그대로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현장 인근 CCTV 영상에는 A씨가 2일 오후 9시 42분경 우산을 쓰고 공터 방향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약 16분 후 영상에는 A씨의 우산이 바람에 날아가는 모습이 담겨 있어, 이 시간대에 범행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경찰은 B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한, A씨의 시신을 부검하여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B씨의 범행이 '묻지마 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찰은 B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이번 사건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묻지마 범죄'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CCTV 사각지대를 노린 범행이라는 점에서 지역 사회의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경찰은 유사 범죄 예방을 위해 순찰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복지 사각지대’가 만든 참사, 혼자 있던 초등생 '의식불명'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에서의 비극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11년이 흘렀지만, 우리 사회의 복지 안전망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이미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지난 27일 오전 10시 43분경, 인천 서구 심곡동의 한 빌라 4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초등학생 A(12)양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A양은 얼굴에 2도 화상을 입었으며, 연기를 흡입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한때 의식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재까지도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화재 당시 A양은 개학을 앞두고 집에 혼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양의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출근한 상태였고, 아버지는 신장 투석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가 있었다. 화재 현장에서는 TV 뒤쪽에서 전기적 특이점이 발견됐으며, 주방에서는 A양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 한 것으로 보이는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컵라면 용기들이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가스레인지 감식을 의뢰했다.A양의 가정은 정부의 'e아동행복지원사업'을 통해 위기 아동 관리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전기·가스 요금 체납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가정을 복지 사각지대로 분류하고, 관할 행정복지센터에 지원 여부를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A양의 부모가 맞벌이로 일정 소득이 있었던 탓에 복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복지 지원 대신 소득이 감소할 경우 신청 가능한 지원 제도를 안내하는 데 그쳤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는 "A양 가정은 기초생활수급자 대상이 아니었으며, 당시 소득 기준을 초과해 복지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며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구청은 긴급 생계비 지원과 함께 A양의 치료비 지원 방안을 인천시교육청과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하지만 해당 가정이 실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A양의 거주지 우편함에는 미납된 수도·전기 요금 고지서가 쌓여 있었으며, 주변 이웃들도 "최근 A양의 아버지가 건강 문제로 일을 못 하게 되면서 생활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이웃 주민들은 A양이 평소보다 힘이 없어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A양 가정은 지난해 9월에도 복지부로부터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로 분류돼 상담 대상에 포함됐었다. 서구청은 여러 차례 상담을 진행하라는 통보를 받았으나, 부모가 생계 지원을 신청하지 않아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A양의 아버지가 신장 투석 치료를 받으면서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커졌지만, 올해 초 소득이 20만 원가량 증가했다는 이유로 추가 상담이 진행되지 않았다. 또한, 가구가 승용차 1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도 복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이와 관련해 서구의회 관계자는 "A양의 가정이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로 지정됐던 만큼, 가구 측에서 직접 신청하지 않았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행정 조치가 필요했다"며 "단순히 상담을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위기가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회 차원에서도 복지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이번 화재로 인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 보호 체계가 얼마나 미흡한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우리 사회는 어려움에 처한 가정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실질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보다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사각지대에서 고통받는 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1억 쐈더니 아이가 쑥" 부영 이중근, 저고위 감사패
자녀 1명당 1억 원이라는 통 큰 출산장려금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로부터 감사패를 수상했다. 기업 차원의 적극적인 출산 지원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이다.27일 저고위 주형환 부위원장은 부영그룹 본사를 직접 찾아 이중근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주 부위원장은 이 회장의 파격적인 출산장려 정책이 저출생 추세 반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했을 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주 부위원장은 "이 회장님의 '통 큰' 출산장려 정책은 저출생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일과 가정 양립이 가능한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했다"며, "이러한 모범 사례가 다른 기업들에게도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이중근 회장은 지난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자녀를 출산한 직원 70명에게 1인당 1억 원씩, 총 70억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까지 부영그룹이 직원들에게 지급한 출산장려금은 총 98억 원에 이른다.부영그룹의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는 실제 출산율 증가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23명의 신생아가 태어났지만, 출산장려금 지급 이후인 지난해에는 28명의 아이가 태어나며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1억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이 회장의 '1억 출산장려금'은 단순한 현금 지원을 넘어, 기업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저출산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정부, 기업, 개인 모두의 노력이 절실한 황이다.부영그룹의 사례는 기업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것은 물론, 기업 내 출산 친화적인 문화를 조성하고, 나아가 사회 전반에 걸쳐 출산 장려 분위기를 확산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저고위는 부영그룹의 사례를 계기로 더 많은 기업들이 출산 지원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정부와 함께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중근 회장의 '통 큰' 결단이 대한민국 저출산 극복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