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초등학교 교사, 직장 불만으로 어린이 살해…우울증이 아니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세 김하늘 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교사 명재완(48)의 범행 동기가 직장 내 갈등과 가정 불화, 그리고 자신에 대한 불만과 스트레스가 쌓여 외부로 표출된 것이라는 경찰의 발표가 나왔다.12일 대전경찰청은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명재완의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명 씨는 48세 남성으로,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었으며, 경찰은 그의 범행과 관련된 다른 정보나 가족 및 주변 인물들의 정보를 유출하는 행위가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명 씨는 지난 2월 10일 오후 5시 50분,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 수업을 끝내고 나오던 김하늘 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해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명 씨는 자해를 시도한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경찰은 그의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판단해 7일 체포영장을 집행하여 명 씨를 구속했다.경찰 조사에서 명 씨는 범행의 이유로 "복직 후 3일 만에 짜증이 나 교감에게 수업에 들어가지 못하게 제지당한 것"이 범행의 계기가 되었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경찰은 명 씨의 범행이 단순한 직장 내 갈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쌓인 개인적인 불만과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밝혔다.경찰은 명 씨가 처음에는 자살을 시도하려 했으나, 범행 3~7일 전부터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위해를 가하는 방향으로 감정을 표출하기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분석했다. 명 씨는 범행을 계획하기 위해 흉기를 구입하고, 살인 기사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를 '분노의 전이'라는 심리학적 용어로 설명하며, 명 씨가 쌓인 분노를 약한 대상을 향해 표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명 씨는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겠다"는 생각으로 돌봄교실에서 마지막으로 나오는 김하늘 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해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범행의 대상이 아이였다는 점에서 명 씨의 심리 상태와 범행 동기에 대해 더욱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경찰은 명 씨를 상대로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프로파일러의 1차 소견에 따르면, 명 씨는 사이코패스가 아니라고 확인되었다. 또한, 경찰은 명 씨가 7년 동안 앓아온 우울증과 이번 범행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울증이 이와 같은 형태의 살인으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이번 사건은 대전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경찰은 명 씨의 범행 동기와 배경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있으며, 향후 아동 보호와 관련된 법적, 사회적 논의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명 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계속 진행하며,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경찰은 "공식적으로 공개된 신상 정보 외의 내용은 유출할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하며, 피의자와 관련된 정보의 불법 유출을 경고했다.
- 학생들 밀치고, 현수막 불태우고... 극우 유튜버들의 대학가 '테러'
최근 대학가에서 극우 유튜버들의 난동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학생들을 향한 이들의 공격이 단순 언어적 폭력을 넘어 물리적 폭력과 방화 행위로까지 확대되고 있어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지난 11일, 충북대학교에서는 '충북대학생공동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현장에 극우 유튜버 안정권을 비롯한 극우 세력 십여 명이 난입했다. 이들은 집회 참가 학생들을 향해 고성을 지르고 폭언을 퍼부으며 집회를 방해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한 학생이 이들에게 항의했고, 그 과정에서 계단에서 밀쳐져 부상을 입는 사태까지 발생했다.위협을 느낀 학생들이 실내로 대피하자, 극우 세력은 학생들이 남겨둔 현수막과 유인물, 피켓 등을 탈취해 불을 지르는 방화 행위까지 저질렀다. 이 모든 과정이 카메라에 담겨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 측을 통해 공개되었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학교 측의 대응이었다. 송민재 충북대학생공동행동 위원장은 "학교 측이 '극우 유튜버들을 통제할 수 없어 더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집회를 빠르게 해산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며 "폭력 행위에 대한 어떤 대처도 하지 않은 채 피해를 입은 우리에게 해산하라는 게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충북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경찰의 책임을 강하게 물었다. 충북비상시국회의는 12일 성명을 통해 "집회와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학내에 진입해 학생들의 집회를 방해하고 폭언과 극단적 폭력행위를 저지르는 건 범죄행위일 뿐"이라며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이번 충북대 사태는 최근 전국 대학가를 휩쓸고 있는 극우 세력의 조직적 난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앞서 이화여대에서는 '신남성연대' 등 남성 유튜버들이 대거 난입해 학생들의 피켓을 찢고 부수며 욕설을 퍼부은 후, 일부 학생들의 모습을 유튜브에 올려 온라인 괴롭힘까지 자행했다. 한국외대에서도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정문 앞에 대형 확성기를 설치하고 폭언을 반복하는 '고막 테러'를 가했다.이러한 극우 세력의 행태는 단순한 의견 표출을 넘어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고, 물리적 폭력과 방화라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학이라는 학문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공간에서 이러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전문가들은 이러한 극우 세력의 난동이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닌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생들의 정치적 의사 표현을 물리적으로 억압하려는 시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과 학교 당국의 소극적 대응은 오히려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 봄철 화재, 불씨 하나로 1조5000억 피해
최근 5년간 봄철 화재로 650명이 사망하고, 1조5000억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의 주요 원인은 부주의로, 특히 담배꽁초와 같은 작은 실수들이 큰 피해로 이어졌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방청은 오는 5월 말까지 화재 예방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11일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봄철 화재 발생 건수는 총 5만2855건으로, 전체 화재 건수의 28%를 차지했다. 계절별 화재 발생 비율을 보면 봄이 28%로 가장 높고, 겨울(26.7%), 여름(22.8%), 가을(22.5%) 순이었다. 봄철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는 1조5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전체 화재 재산 피해액의 32.6%를 차지한다. 봄철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는 최근 5년간 평균 650명에 달했으며, 이는 겨울철을 제외한 계절 중 가장 많은 수치이다.화재 원인 분석에 따르면, 가장 큰 원인은 부주의(55.4%)였다. 담배꽁초나 음식물 조리 중 불을 남기고 떠나는 등의 작은 부주의가 큰 화재를 일으킨 것이다. 그 외에도 전기적 요인(20.6%)과 기계적 요인(8.8%)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20년에는 9330건에서 2024년에는 1만56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화재가 발생한 장소를 살펴보면, 주거시설에서 27.2%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다음은 야외 및 임야(22.1%)와 자동차·철도(11.6%) 순이었다.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온 가족이 거주하는 아파트와 주택에서 발생한 경우가 많아,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방청은 올해 봄철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집중적인 예방 활동을 벌인다. 5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예방 활동에서는 주거시설, 아동 및 노인복지 시설, 의료기관 등 다양한 시설을 대상으로 화재 안전 점검과 예방 교육이 이루어질 예정이다.특히 주거시설에 대해서는 '우리 아파트 대피계획 세우기' 캠페인을 추진한다. 아파트 주민들이 함께 대피 계획을 세우고, 스프링클러 설비가 없는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화재 안전 취약자들에게는 소화기와 감지기 등 소방 용품을 지원할 예정이다. 소방청은 올해 시범사업으로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을 보급할 계획이다.아동, 노인복지 관련 시설은 화재 훈련을 강화하고, 의료기관에서는 안전·대피 계획을 수립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중소병원은 소방시설 설치를 독려하고, 건설현장은 대형 공사장 중심으로 임시소방시설 설치와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여부를 점검한다. 오는 17일까지는 1만5000㎡ 이상 대형 공사장을 대상으로 긴급화재안전조사가 실시된다.또한 지역축제나 콘서트장, 실내 공연장의 관계자를 대상으로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어린이날과 부처님 오신 날을 대비해 전통사찰 현장 지도 방문과 예방 순찰도 강화된다. 야외 캠핑장의 소화기 비치 여부와 연기 감지기 설치 현황도 점검할 예정이다.고시원, 사우나, 찜질방 등 화재 취약시설도 불시에 화재안전조사를 받게 되며, 소방공무원은 아파트 등 공공주택을 직접 방문해 피난시설을 점검하고, 사용법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산불 발생 시에는 소방헬기 32대와 펌프차 46대 등을 동원하여 대응할 예정이며, 국가동원령을 발령해 신속히 화재를 진압한다. 또한 부처님 오신 날 등 연휴에는 전국 소방관서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하여 화재 예방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홍영근 소방청 화재예방국장은 "작은 부주의가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등산 등 야외 활동 시 화기 취급 및 사용을 삼가고, 흡연 후 담배꽁초를 제대로 버리며, 음식물 조리 중에는 자리를 떠나지 않는 등 생활 속 화재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소방청은 이번 봄철 화재 예방 활동을 통해 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고,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 출산율 반등에도 여전히 20대 결혼 '혐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2040세대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인 감정이 압도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비영리 민간 인구정책 연구기관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한미연)은 11일, 국내 대표 직장인 어플 ‘블라인드’에 게시된 결혼·출산·육아 관련 약 5만 건의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미연은 2023년 11월부터 결혼, 출산, 육아, 육아휴직, 수도권 인구, 지방 인구 등 주요 인구 관련 키워드를 포함한 게시글을 수집하고, 이를 빈도, 토픽 분석(LDA), 네트워크 및 감정 분석을 통해 청년들의 인식을 파악했다.분석 결과, 결혼과 출산에 대한 청년들의 감정은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결혼 관련 게시글의 32.3%는 ‘슬픔’, 24.6%는 ‘공포’의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나타났고,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도 ‘혐오’가 23.8%, ‘공포’가 21.3%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반면, 행복한 감정으로 분류된 게시글은 결혼 9.3%, 출산 7.4%, 육아 13.1%에 불과해 청년들이 느끼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은 전체의 10% 미만에 그쳤다. 이는 출산율의 반등과는 별개로 청년층이 결혼과 출산을 경제적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이 지배적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경제적 요인이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돈’이라는 키워드는 결혼 관련 게시글에서 28.9%로 가장 많이 등장했으며,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도 5위(13.2%)를 차지했다. ‘집’도 육아(18.7%)와 육아휴직(29%) 관련 게시글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했다.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결심하기 어려운 주요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과 주택 문제로 분석된다.결혼과 출산을 둘러싼 주요 이슈는 경제적 조건이었다. 결혼 관련 게시글의 57.9%는 결혼 준비와 조건에 관한 내용이었으며,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는 출산율 감소와 사회경제적 변화(36.8%)와 출산과 경제적 지원(19.9%)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 청년들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돈’과 ‘집’ 문제로 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출산을 결정하기에도 사회적 지원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육아와 육아휴직 관련 게시글에서는 가정 내 역할 분담과 직장 내 제도 활용에 관한 갈등이 주요 이슈로 나타났다. 육아 관련 게시글의 69.6%는 가정 내 육아와 부모의 역할에 관한 내용이었고, 30.4%는 직장 내 육아 지원 제도와 커리어 관리와 관련된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육아휴직과 관련한 게시글에서는 육아와 가정 내 역할 분담(37.8%), 직장과 육아의 병행(24.4%), 육아휴직의 현실적·사회적 문제(19.6%)에 대해 논의가 집중됐다. 이러한 문제들은 직장 내 정책이 실질적으로 잘 적용되지 않거나,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또한, 수도권과 지방 인구 관련 게시글에서도 경제적 문제가 중요한 주제로 등장했다. 수도권 인구 관련 게시글에서는 ‘수도권 주택 시장과 인구 집중’(68.7%)이, 지방 인구 관련 게시글에서는 ‘지방 인구 감소와 주택 문제’(44.7%)가 주요 토픽으로 분석됐다. 이들 문제는 주택 시장의 불안정성과 지역 간 인구 불균형을 반영하는 것으로,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한미연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청년 세대가 결혼, 출산, 육아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이들이 직면한 경제적 부담과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해결하지 않으면 인구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혜정 한미연 인구연구센터장은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청년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부담과 가정과 직장의 양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가 필요하다”며 “기업은 가족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마련하고, 정부는 주거 안정과 실질적인 양육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결론적으로, 출산율 반등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강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 9만 명의 시니어가 몰려든 '데이트앱' 흥한다!
최근 50대 이상 중장년층 사이에서 데이트앱 '시럽'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니어 놀이터'의 약자를 딴 스타트업 '시놀'의 주력 서비스인 이 앱은 2023년 3월 출시 이후 불과 2년 만에 회원수 9만명, 월 매출 6000만원을 달성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장년층을 위한 데이트앱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동호회, AI 말벗 등 다양한 서비스로 영역을 확장하며 시니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시놀의 창업자 김민지 대표는 미래에셋증권 은퇴컨설팅 부서에서 일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한국보다 20년 앞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 시장을 연구하던 그는 시니어 시장의 잠재력을 발견했다. 특히 60세 이상 인구 중 법적 싱글의 비율이 54%에 달한다는 통계에 주목, 이들의 '외로움'을 해소해줄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처음에는 이 정도까지 성장할 거라고 상상도 못 했어요,"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밝혔다. 시놀의 성공 비결은 취미모임 플랫폼 '시놀'과 데이트앱 '시럽'이 시니어층의 니즈를 정확히 충족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광고구좌 운영을 통한 수익 모델 다각화도 한몫했다. '시놀'에서는 동호회 모임 관련 광고를, '시럽'에서는 매칭 서비스 관련 광고를 적극 활용해 수익 구조를 탄탄히 했다.김 대표는 시니어 세대의 디지털 적응력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진 점이 사업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설치하고 결제하는 것이 시니어들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어요. 우리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쌓이면서 입소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됐습니다."한국이 지난해 말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액티브 시니어의 외로움 해소 수요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노년기 하루 여가 시간은 6시간 51분으로, 성인 평균인 4시간 47분보다 훨씬 길다. 이러한 여가 시간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단순히 외로움을 채우는 것을 넘어 '의미 있는 관계'를 원하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김 대표는 설명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여가 활동 참여율이 매년 1%씩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커뮤니티 활동이 17.2%까지 차지한다. 시놀과 같은 앱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비율도 13%에 달한다.이러한 변화는 시니어들이 더 이상 집에서 TV만 보거나 수동적으로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놀은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단순한 정보 소비나 일회성 만남이 아닌, 지속적인 관계 형성과 정기적인 모임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발전시켰다. 실제로 모임 수요가 3배 이상 증가했으며, 건강, 재테크, AI 작가 같은 자기계발 주제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시놀은 최근 '88다방'과 '79전화'라는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출시했다. '88다방'은 블라인드 이성 매칭 서비스로, 매일 저녁 8시에 '시럽' 앱에 접속해 버튼을 누르면 대기 중인 이성과 자동 매칭된다. 8분간 실시간으로 대화하면서 서로 느낌을 확인하고, 마음에 들면 유료 편지로 연락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기존 '시럽'은 상대방이 앱에 접속해 있지 않으면 편지를 나중에 확인해 감정이 식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서비스는 특정 시간에 활성 사용자가 집중되어 빠른 연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79전화'는 AI 말벗 서비스로, 김시연과 Amy라는 AI가 시니어들과 24시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특히 장기기억 기능이 있어 과거 이야기를 기억하고 공감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일상적인 수다부터 고민 상담까지 가능해 외로움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출시 2달 만에 하루 평균 35분의 사용 시간을 기록했으며, 24시간 접속이 가능해 혼자 지내는 시니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시간에 6000원 정도의 요금을 받고 있으며, 한 사용자가 3시간 가까이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시놀은 시니어 종합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여행과 건강보조제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인터파크투어와 제휴해 베트남 보름살기 같은 시니어 특화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통계청 조사에서 5060세대가 여행을 가장 하고 싶어 한다(69.4%)는 결과에 착안한 것이다. 건강보조제 구독 서비스는 생활 패턴과 건강검진 결과를 반영한 맞춤형 추천을 제공하며, 한 달 34만원대에 주요 브랜드와 제휴해 15~3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시놀은 지난해 초 임팩트 투자사 헤렌과 재무 컨설팅 액셀러레이터 파인드어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으며, 이후에는 자체 매출로 운영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프리시리즈A 라운드를 목표로 추가 투자유치를 준비 중이다. 새로운 투자금은 주로 AI 기반 매칭 시스템 고도화와 시니어 특화 결혼정보 서비스 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단순 데이트를 넘어 장기적인 관계를 원하는 시니어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결혼정보 서비스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김 대표는 말했다. "투자 없이도 여기까지 왔지만, 기술과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현재 시놀은 상장보다는 시니어 시장에서 더 단단히 자리 잡고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니어 세대를 55~65세 여가층, 65~75세 건강층, 75세 이상 돌봄층으로 세분화하여 타깃을 명확히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노인에 대한 인식이 과거 65세에서 현재 73세 정도로 변화한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 전공의 빈자리, PA 간호사가 채운다… 처방·채혈·봉합 '만능' 되나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자, 정부가 진료지원(PA, 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응급 처방'을 내놓았다. 이는 단순한 미봉책을 넘어, 한국 의료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핵심은 PA 간호사가 의사의 위임을 받아 약물·검사 처방, 골수·동맥혈 채취, 피부 절개·봉합 등 기존에 전공의가 주로 담당하던 고난도 의료 행위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사실상 PA 간호사가 '준(準)의사' 역할을 수행하게 됨을 의미한다.정부는 다음 주 PA 간호사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을 담은 간호법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할 예정이다. 시행규칙에는 무려 50여 개에 달하는 PA 간호사 수행 가능 업무가 명시될 예정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것은 '직무 기술서에 따라 위임된 약물·검사의 처방' 조항이다. 이는 PA 간호사가 의사로부터 특정 질환에 대한 포괄적인 처방 권한을 위임받으면, 의사의 개별적인 지시 없이도 환자에게 필요한 약물이나 검사를 처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PA 간호사의 업무는 난이도에 따라 '공통 업무 분야', '심화 업무 분야', '특수 업무 분야'로 나뉜다.공통 업무 분야는 위임된 처방 외에도 수술·시술 동의서 초안 작성, 영양관·배액관 삽입, 상처 드레싱, 직장 수지 검사 등 비교적 기본적인 의료 행위가 포함된다.심화 업무 분야로 피부 봉합·매듭, 절개·배농, 동맥혈 천자, 말초동맥관 삽입 등 숙련된 기술이 필요한 의료 행위가 해당된다.특수 업무 분야는 환자 몸 밖으로 혈액을 빼내 산소를 공급하는 에크모(ECMO) 장비 사용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 행위가 논의되고 있다.특히, 전문 간호사는 그동안 간호사에게 금기시되었던 골수 채취, 뇌척수액 채취, 중심정맥관 삽입·제거까지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간호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의료 현장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파격적인 조치로 해석된다.각 병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조정위원회에 신청하여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추가할 수도 있어, 병원별 특성에 맞는 유연한 인력 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정부는 PA 간호사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강화하기 위해 자격 요건을 명확히 규정할 방침이다. 임상 경력 3년 이상, 관련 교육을 이수한 '전담 간호사' 또는 기존의 '전문 간호사'만이 PA 간호사로 활동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1만 7천여 명의 PA 간호사는 간이 교육을 통해 새로운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의료계 일각에서는 간호사의 처방권 위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환자 안전 문제, 의료 체계 혼란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공의 집단 이탈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병원 운영을 정상화하고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PA 간호사가 의사의 감독 하에 진단 및 처방을 포함한 폭넓은 의료 행위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영국 PA 간호사는 의사의 직접적인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며, 독립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국내 간호사 인력은 56만 명에 달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에 따라 PA 간호사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의료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가 의료 공백을 메우는 임시방편에 그칠지, 아니면 한국 의료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8km 빗나간 폭탄... 조종사 '키보드 실수'가 빚은 포천 참사의 진실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한 KF-16 전투기의 민간 오폭 사고는 조종사의 치명적인 실수로 인한 '대형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공군은 사고기 조종사가 비행 임무 전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하고, 이후 여러 차례 확인 절차를 소홀히 한 결과 민간 지역에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군 파일럿 출신 예비역 장교는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조종사의 중대 과실"이라고 강조했다.사고는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 일대에서 진행된 한미 연합 실사격 훈련 중 발생했다. 훈련에 참가한 공군 전투기 10여 대 중 KF-16 전투기 2대가 훈련장 상공 진입 직전 갑자기 MK-82 폭탄을 지상에 투하했다. 각각 4발씩 총 8발의 폭탄이 투하된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일대는 귀를 찢는 폭음과 거대한 포연으로 뒤덮여 전쟁 상황을 방불케 했다.공군 관계자에 따르면, 1번기 조종사가 비행 준비 과정에서 잘못된 좌표를 입력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표적이 설치된 훈련장에서 남쪽으로 약 8km나 떨어진 민간 지역에 폭탄을 잘못 투하하게 된 것이다. 특히 이 지역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30여 km 떨어진 지점으로, 만약 북한 측에 잘못 투하됐을 경우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공군의 설명에 따르면, 조종사는 출격 전 휴대용 저장장치에 키보드로 표적 좌표를 미리 입력해 둔다. 이후 전투기에 탑승해 저장장치를 기체에 장착하면 입력된 좌표가 전투기 시스템에 설정되는 방식인데, 이 과정에서 타이핑 실수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종사는 이 과정에서 입력된 좌표의 정확성을 확인해야 하고, 비행 중에도 이를 거듭 확인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또한 좌표 지점에 도착하면 육안으로 표적을 확인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최소 세 차례 이상 표적 좌표를 확인해야 했지만, 이러한 안전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군 관계자는 "1번기 조종사가 실수로 잘못 입력한 좌표를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부주의 등으로 이를 놓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편대에 속한 2번기 조종사는 좌표를 제대로 입력했으나, 동시 투하 훈련이었기 때문에 1번 조종사를 따라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조종사 모두 위관급으로, 각각 400시간, 200시간 이상의 비행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다. KF-16은 조종사 한 명만 탑승하는 기종이다. 군은 현재 조종사들의 음주 여부나 건강 상태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항공기 관제 시스템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두 전투기는 정상 투하 경로에서 벗어났고, 이는 레이더에도 포착됐다고 한다. 항공기 관제를 통해 예정 항로를 이탈한 두 전투기에 경로 이탈 경고를 했다면 오폭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공군은 "계획 경로에서 다소 벗어난 것은 맞지만, 크게 차이가 드러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훈련 중인 공군 전투기의 오폭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2004년 공군의 F-5B 전투기가 충남 보령시에서 연습용 폭탄을 오폭한 사례가 있으나, 당시에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이번 사고는 12·3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국방부 장관 등 주요 군 지휘부의 공석 및 대행 체제가 장기화되는 등 군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청구서' 예고 등 중대한 안보 위기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오폭 사고는 군의 기강 해이로 국민들에게 비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공군은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하고 1시간 30여 분이 지나서야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공군 관계자는 발표 지연에 대해 "지상과 공중에서 다량의 실사격 훈련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었고, 이상 징후는 즉시 감지했으나 공군 탄약의 오폭 여부 등 정확한 상황 확인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투기 오폭으로 인한 인명 피해 상황에서 신속한 정보 전파와 사후 대처가 지체된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부자는 더 행복해지고 가난한 자는 병원도 못 가는 '헬조선' 실태 폭로
2024년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민들의 정서적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전국 19세 이상 8,251명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국민들의 행복감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과 우울 같은 부정적 정서가 크게 증가했음을 보여준다.행복감 지수는 10점 만점에 평균 6.8점으로 전년(6.7점)보다 0.1점 상승했지만, 걱정은 3.4점에서 4.1점으로, 우울은 2.8점에서 3.5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분열이 심화되면서 국민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소득 계층 간 행복감과 사회적 지위 인식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것이다. 월소득 100만원 미만 집단의 행복감은 6.1점에서 6.0점으로 하락한 반면, 600만원 이상 집단은 6.8점에서 7.0점으로 상승했다. 사회적 지위 인식에서도 두 집단 간 격차는 전년 0.9점에서 1.2점으로 확대되어, 한국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의 비율도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학비 마련을 위해 돈을 빌렸다'는 응답이 2.5%에서 4.7%로, '집세 상승으로 이사했다'는 응답이 2.3%에서 4.6%로, '병원비가 부담돼 진료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2.0%에서 3.0%로 증가했다. 이러한 수치는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해 기본적인 생활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늘어났음을 보여준다.한국 사회에서 차별이 가장 심각하다고 느끼는 분야는 '고용'으로 나타났다. 고용 형태로 인한 차별 인식은 4점 만점에 2.8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장애(2.7점), 학력·학벌(2.7점), 경제적 지위(2.7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격차, 장애인 고용 차별, 학벌 중심 사회 등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반영한다.사회 갈등 중에서는 '보수와 진보 간 이념 갈등'이 3.1점으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된 현실을 반영한다.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이해 당사자들의 각자 이익 추구'(25.9%)와 '상호이해 부족'(24.6%)이 지목되었다.연령대별로는 젊은층의 행복감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모든 연령층에서 부정적 정서가 증가했다. 19~29세와 30대의 행복감은 7.0점으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은 6.6점으로 가장 낮았다. 이는 고령층이 경제적 불안과 사회적 고립에 더 취약함을 보여준다.정치 참여 양상에도 변화가 있었다. '주변인과 정치·사회 문제에 관해 얘기한 경험'은 65.8%에서 42.5%로 크게 감소한 반면, 서명운동, 온라인 의견 개진, 시위·집회 참여는 모두 소폭 증가했다. 이는 대화를 통한 소통보다 직접적인 정치 참여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음을 시사한다.이러한 조사 결과는 한국 사회가 경제적 양극화, 정치적 분열, 사회적 차별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해 있으며, 이로 인해 국민들의 정신 건강이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와 사회 각계각층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 '화교 의대 입학 특혜' 주장은 가짜뉴스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화교 특혜'에 관한 가짜뉴스가 온라인 커뮤니티, SNS, 유튜브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국 의료계를 대놓고 장악하고 있는 화교 특혜의 충격적 실상", "화교들은 수능을 망쳐도 서울대 의대 합격합니다. 그래서 해결책은?"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단 유튜브 영상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화교들이 수능을 보지 않고도 서울대 의대에 입학할 수 있다는 등의 허위 주장이 퍼지고 있다.이러한 가짜뉴스는 최근 고조된 반중 정서와 맞물려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심지어 의료계 종사자들까지 근거 없는 의혹에 휘말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중증외상센터'의 원작자인 이비인후과 전문의 이낙준 작가도 이러한 가짜뉴스의 피해자가 되었다. 이낙준 작가는 동료 의사들과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에 "이런 걸 해명해야 되나 싶긴 한데, 사실 근 한달간 이런 류의 댓글 달리더니 오늘은 폭발해서 한다"며 "저희 화교 아닙니다"라는 해명 글을 올려야만 했다.특히 이낙준 작가는 "애초에 셋 다 군의관 동기"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들이 화교가 아닌 대한민국 국적의 시민임을 분명히 하고, 군 복무까지 마쳤다는 사실을 통해 근거 없는 의혹을 해소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 해명에도 불구하고 화교 특혜에 관한 가짜뉴스는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가짜뉴스가 단순히 온라인상의 루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요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일 국회 전자청원 홈페이지에는 '화교 특혜 정책 폐지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으며, 26일 기준으로 이미 4만 9,5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황이다. 청원을 제기한 사람은 "대한민국의 공정과 평등한 권리 실현을 위해 특정 집단에게 부여된 과도한 혜택에 대해 폐지를 요청하고자 한다"며 "이는 국민 모두의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필요성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또한 지난 3일에는 '국내체류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의 특혜 근절 요청에 관한 청원'도 제기되었는데, 이미 동의 기준인 5만 명을 훨씬 넘어선 7만 2천 명 이상이 동의했다. 이에 따라 해당 청원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회부된 상태다. 이러한 청원 활동은 2021년에도 있었으며,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화교특별전형 폐지 요구 글이 올라온 바 있다.그러나 교육부의 공식 통계를 살펴보면, 이러한 주장들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명확히 드러난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39개 의대에서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단 7명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 중 서울대 의대에 입학한 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3명, 2021년 1명, 2022년 0명, 2023년 2명, 2024년 1명으로, 매년 평균 1~2명 수준에 그쳤다. 이는 "화교들이 서울대 의대를 골라간다"는 의혹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현실이다.가장 중요한 사실은 '화교특별전형'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제로 각 대학이 운영해 온 것은 '외국인 특별전형'이었으며, 다만 화교에 대한 예외 조항이 존재했을 뿐이다. 이 예외 조항은 지원 자격 중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을 '부모 중 한 명만 대만인'이어도 지원할 수 있게 한 것인데, 이는 '상호 호혜주의'에 따른 조치였다.상호주의는 국가 간에 같은 것을 교환하거나 동일하게 행동하자는 외교 원리로, 당시 대만 대학들이 '지원자의 부모 가운데 한 명이 외국인'이면 지원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었다. 그러나 2021년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23학년도부터 대만 국적자도 부모가 모두 외국인이어야 외국인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적용했다.결국 '화교특별전형'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논란의 빌미를 제공했던 '외국인 특별전형'의 관련 조항도 이미 2년 전에 완전히 폐지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가짜뉴스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은 사실 확인보다 감정과 선입견이 앞서는 현대 정보 소비 환경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아버지는 틀렸다" 2030 보수화와 정치 불신으로 기존에 도전하다
"86세대 아버지와는 정치 얘기만 나오면 싸워요." 대학생 박준영(24)씨는 2023년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진보 성향 부모와의 끊임없는 갈등에 지쳐갔다. 급기야 2024년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을 거치며 박씨는 집을 나와야 했다. 이념 갈등이 가족 간의 균열로 이어진 것이다. 박씨의 사례는 단순한 가족 문제가 아니다. 최근 2030세대의 정치적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과 케이스탯리서치가 실시한 정치 인식 조사(2025년 2월 25~26일)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히 보여준다. 20대와 30대의 이념 성향 지수는 각각 5.04점과 5.24점으로, 40대(4.83점)와 50대(4.72점)를 훌쩍 뛰어넘었다. (10점에 가까울수록 보수 성향) 부모 세대인 86세대의 진보적 성향과는 확연히 다른, 이념적 보수성이 2030세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2030세대는 현재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도 강했다. 한국 정치 체제가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2030세대는 30% 초반에 불과했다. 40대와 50대에 비해 10%p 이상 낮은 수치다. 또한, 2030세대의 70%가량은 중국을 '적대·경계' 대상으로 인식, 전 연령대 중 가장 강한 반중(反中) 정서를 드러냈다. 이는 70대 이상(50%)보다도 훨씬 높은 것이다.이러한 2030세대의 보수화는 최근 몇 년 사이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월 18%였던 20대 보수층은 2025년 1월 28%로 증가했다. 30대 역시 같은 기간 20%에서 33%로 보수층이 늘었다.강원택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장은 "'86세대' 이후 특정 세대가 정치적으로 주목받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86세대가 이념 지향적이고 진보적이었다면, 현 2030세대는 보수화라는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고 진단했다.2030세대의 보수화와 기존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은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 거대한 균열을 만들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가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우리 사회는 이들의 외침에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