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쩡하던 우리 고양이가 갑자기…핥기만 해도 전염되는 '고양이 백혈병'의 공포
'우리 고양이도 에이즈에 걸릴 수 있다'는 섬뜩한 이야기는 반려인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공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이 소문의 중심에 있는 '고양이 에이즈'는 사람이 감염되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와는 이름만 비슷할 뿐, 전혀 다른 별개의 질병이다. 정확한 명칭은 '고양이 면역결핍 바이러스(FIV, Feline Immunodeficiency Virus)' 감염증으로, 오직 고양이과 동물에게만 전파되며 인간이나 다른 동물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는 사실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FIV는 고양이의 면역 체계를 서서히 파괴하여, 평소라면 가볍게 지나갔을 질병에도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만드는 무서운 바이러스다.고양이의 면역 체계를 위협하는 존재는 FIV뿐만이 아니다. 이와 유사하게 면역 기능 이상을 초래하는 '고양이 백혈병 바이러스(FeLV, Feline Leukemia Virus)' 역시 반려인들이 반드시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두 바이러스 모두 레트로바이러스라는 공통점을 가지며, 감염된 고양이와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파 경로는 두 바이러스 간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FIV는 주로 감염된 고양이에게 물리거나 할퀴어 생긴 깊은 상처를 통해 혈액이나 체액이 침투하며 감염된다. 이 때문에 영역 다툼이 잦고 격렬하게 싸우는 외출 고양이나 성숙한 수컷 고양이에게서 감염률이 높게 나타난다. 반면, FeLV는 감염된 고양이의 침, 콧물, 소변, 대변 등 다양한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며, 식기를 공유하거나 서로 핥아주는 등의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도 쉽게 감염될 수 있다. 드물게는 어미 고양이의 태반이나 수유를 통해 새끼에게 수직 감염되는 사례도 있어 어린 고양이부터 노령묘까지 모든 연령대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더욱 교활한 점은 이 바이러스들이 감염 직후 곧바로 증상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식욕 부진, 원인 모를 체중 감소, 간헐적인 발열, 무기력함 등 다른 질병과 구분하기 어려운 비특이적인 증상을 보이다가,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으로 돌아와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이르는 긴 잠복기를 거친다. 이 기간 동안 고양이는 겉으로 보기에 완벽히 건강해 보이지만, 몸속에서는 바이러스가 면역세포를 서서히 파괴하고 있다. 그러다 면역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순간, 바이러스는 본격적으로 활동을 재개하며 고양이의 생명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골수까지 침투한 바이러스는 빈혈이나 백혈구 감소증, 혈소판 감소증 같은 심각한 혈액 질환을 일으키며, 무너진 면역 체계 탓에 각종 세균과 곰팡이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만성적인 구내염, 피부병, 폐렴 등 2차 감염에 시달리게 된다. 특히 FeLV의 경우, 특정 유형에 따라 림프종이나 백혈병 같은 치명적인 종양성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있어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경우가 많다.대구 알파동물메디컬센터의 우정은 내과과장은 "FIV와 FeLV는 바이러스 질환의 특성상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특별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증상에 따라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 처치, 종양 발생 시 항암 치료 등을 시도할 수 있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며 효과 또한 제한적일 때가 많다"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결국 이 무서운 바이러스로부터 반려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예방과 정기적인 검진뿐이다. 우 과장은 "의심스러운 증상이 보인다면 주저하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 조기에 검사를 받고, 감염 사실이 확인되었다면 다른 고양이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스트레스 없는 환경을 제공하여 면역 관리에 힘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내 침 속에 '암 씨앗'이?…췌장으로 직행하는 '세균-곰팡이 27종'의 정체
뚜렷한 초기 증상 없이 찾아와 '침묵의 살인자'라는 악명으로 불리는 췌장암은 현대 의학의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일단 진단받으면 5년 생존율이 10%를 겨우 넘길 정도로 예후가 매우 나빠, 조기 발견과 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이토록 치명적인 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단서가 뜻밖에도 우리의 '입속'에서 발견되어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매일 무심코 삼키는 침 속에 섞인 특정 세균과 곰팡이가 췌장암 발병 위험을 무려 3.5배나 높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이는 양치질과 치실 사용 등 기본적인 구강 위생 관리가 가장 무서운 암을 막는 강력한 예방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오래전부터 구강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서 췌장암 발병률이 높다는 역학적 관련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침을 삼킬 때 입안의 미생물이 소화기관을 거쳐 혈당 조절의 핵심 기관인 췌장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연관성은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미생물이 이 위험한 여정에 관여하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미국 뉴욕대학교 랑곤 헬스와 펄머터 암센터 공동 연구팀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12만 2천 명의 건강한 성인 남녀로부터 침 샘플을 채취해 구강 미생물 유전 정보를 분석하고, 평균 9년에 걸친 대규모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 기간 동안 췌장암 진단을 받은 445명의 입속에서는 암에 걸리지 않은 대조군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미생물 군집의 특징이 발견되었다.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연구진은 췌장암 환자들의 입속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특정 박테리아와 곰팡이 종을 특정해냈는데, 특히 피부나 몸속에 흔히 존재하는 칸디다(Candida) 균주와 심각한 잇몸병, 즉 치주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으로 알려진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P. gingivalis) 등이 췌장암 위험을 높이는 핵심 인자로 지목되었다. 실제로 췌장암 환자의 종양 조직에서 입속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곰팡이가 검출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특정 미생물 27종이 함께 존재할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췌장암 발병 위험이 최대 3.5배까지 치솟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구강 내 미생물 생태계의 균형이 암 억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다. 이번 연구는 막연했던 구강 건강과 췌장암의 연결고리를 구체적인 세균과 곰팡이 종 단위로 밝혀낸 최초의 대규모 분석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연구를 이끈 안지영 교수는 구강 미생물 구성을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췌장암 고위험군을 미리 선별할 수 있는 잠재적 조기 진단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양치와 치실 사용이라는 작은 습관이 단순히 치아 건강을 지키는 것을 넘어, 치명적인 암을 예방하는 가장 손쉬운 실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해지고 있다.
- 짜게 먹는 습관, 단순한 식탐인 줄 알았더니… 청력 앗아가는 '소리 없는 암살자'였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조미료이자 '감칠맛의 상징'인 소금이 청력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음식을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 무심코 소금을 추가하는 습관이 난청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규명된 것이다.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정다정 교수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가 보유한 방대한 규모의 인구 코호트 자료를 심층 분석하여 이와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짜게 먹는 식습관을 넘어, 이미 조리된 음식에 소금을 '추가로' 첨가하는 행위가 청력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들과 궤를 달리한다.연구팀은 40세부터 69세에 이르는 성인 약 49만 명의 건강 데이터를 장기간에 걸쳐 면밀히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식사 시 소금을 '항상 첨가한다'고 답한 그룹은 '거의 첨가하지 않는다'고 답한 그룹에 비해 난청이 발생할 위험이 무려 23%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금 추가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내이(內耳)의 미세 혈관이나 신경세포에 손상을 유발하여 청력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연관성이 특정 집단에서 훨씬 더 뚜렷하게 관찰되었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노화와 관련된 질병으로 여겨지는 난청의 특성과는 달리, 이번 연구에서는 6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 소금 섭취와 난청 위험 간의 상관관계가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또한, 남성 그룹과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집단에서도 이 연관성이 두드러져, 나이나 질병 유무와 관계없이 과도한 소금 섭취가 청력에 독립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이번 연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코호트 데이터를 활용하여 식습관이라는 생활 속 요인과 난청이라는 특정 질병 사이의 인과적 단서를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학문적, 임상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정다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금 섭취 습관의 조절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난청을 예방하고 청력을 보존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강조하며, 공중보건학적 차원에서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해당 연구 결과의 신뢰성과 중요성은 세계적인 학술지 '영양, 건강과 노화(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and Aging Elsevier)' 최신호에 게재됨으로써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 하루 2시간 더 일했을 뿐인데… 급성심장정지 위험 1.63배 '수직상승', 질병청 공식 확인
매일 출근하는 당신의 사무실 책상이 실은 심장을 멈추게 하는 시한폭탄일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경고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연구 결과를 통해 과도한 업무와 불규칙한 근무 시간 등 현대 직장인의 근무 환경이 예고 없이 찾아오는 죽음의 그림자, '급성심장정지'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과로 문화가 근로자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음을 국가 기관이 인정한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급성심장정지는 심장의 전기적 이상으로 갑작스럽게 기능이 멈추고 혈액 순환이 중단되는 치명적인 응급 상황으로, 즉각적인 조치가 없으면 수 분 내에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질환이다. 질병관리청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국내 급성심장정지 발생 건수는 이미 10년 전인 2013년 2만 9천여 건에서 2023년 3만 3천여 건을 훌쩍 넘어서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매년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갑자기 심장이 멈추는 끔찍한 상황을 겪고 있는 셈이다.물론 심부전, 심근경색, 부정맥과 같은 기존 심장 질환이나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이 급성심장정지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도 '어떻게 일하느냐'에 따라 급성심장정지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 결과,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야간 근무나 저녁 근무, 쉴 틈 없이 이어지는 과도한 연속 근무가 심장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어 급성심장정지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와 관련된 한 국외 연구 결과는 더욱 충격적이다. 하루 7~9시간의 통상적인 근무를 하는 사람에 비해, 하루 11시간 이상 장시간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 급성심장정지의 주요 원인인 '급성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무려 1.63배나 치솟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하루에 고작 2~3시간의 추가 근무가 심장마비 위험을 60% 이상 끌어올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미로, 장시간 노동이 더 이상 성공의 척도가 아닌 '소리 없는 살인자'가 될 수 있음을 명백히 보여준다.이에 질병관리청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며, 직장 내 건강한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한 사회 전체의 인식 개선과 실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금연,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기업 차원에서 과도한 연속 근무를 제도적으로 금지하고, 야간 및 저녁 근무를 최소화하며, 업무 후 근로자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보장받을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산업 현장에서 안전모를 쓰고 안전장치를 점검하는 것만큼이나, 이제는 근로자의 심장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한 안전 문제가 되었다"고 역설하며, 개인의 건강을 넘어 조직과 사회가 함께 근로자의 생명을 지켜야 할 때임을 분명히 했다.
- 이제 '골든타임' 놓쳐도 괜찮다? 뇌졸중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역대급 연구 결과
한번 손상되면 영원히 되돌릴 수 없는 영역으로 여겨졌던 뇌 조직이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스스로 회복하고 재생될 수 있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뇌졸중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특히, 발병 후 단 몇 시간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실상 치료가 불가능했던 기존의 한계를 넘어, 뇌졸중 발생 일주일 뒤에 치료를 시작해도 손상된 뇌 기능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음을 동물실험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수많은 뇌졸중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을 던져주는 중대한 발견으로 평가된다.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공동 연구팀은 인간의 혈액세포를 역분화 기술을 이용해 신경줄기세포로 전환시킨 뒤, 인위적으로 뇌졸중을 유발한 쥐의 손상된 뇌 부위에 직접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된 이 연구에 따르면, 연구팀은 5주라는 기간 동안 쥐의 회복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쥐의 뇌에서는 새로운 신경망이 거미줄처럼 뻗어 나가고 혈관이 다시 형성되는 과정이 뚜렷하게 관찰되었으며, 뇌 손상으로 인한 염증 반응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식된 줄기세포가 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 구체적인 기전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새롭게 주입된 줄기세포의 상당수는 '가바(GABA)성 신경세포'로 성공적으로 분화하여 자리를 잡았다. 이 GABA성 신경세포는 과도하게 흥분된 뇌세포의 활동을 억제하고 뇌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조율자 역할을 수행하며, 특히 뇌졸중 이후의 회복 과정에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단순히 외부에서 세포를 넣어 빈자리를 메우는 차원을 넘어, 이식된 줄기세포가 뇌 기능 회복에 필수적인 특정 세포로 변화하여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연구팀은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최첨단 행동 분석 도구를 동원했다. 쥐가 사다리를 오르거나 걸을 때 나타나는 아주 미세한 움직임의 변화까지 정량적으로 추적 분석한 결과,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쥐들은 5주 뒤 뇌졸중으로 마비되었던 미세 운동 기능을 거의 완벽하게 회복했으며, 불안정했던 보행 패턴 역시 정상에 가깝게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이식된 세포와 주변의 기존 뇌세포가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신경 재생과 연결망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호 경로들을 활성화시킨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는 줄기세포 이식이 뇌 조직의 자체적인 재생 과정을 촉진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연구를 이끈 루슬란 러스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급성기 치료 시기를 놓쳐 혈관이 막힌 채로 지내야 했던 환자들에게도 새로운 치료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강조하며 임상 적용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구팀은 앞으로 줄기세포가 뇌 속에서 장기간 어떻게 작용하며 회복 효과가 지속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를 통해 상용화의 길을 더욱 앞당길 계획이다.
- 당신은 원숭이의 후손이 아니었다…교과서에도 안 나오는 인류 진화의 '불편한 진실'
인류의 진화를 떠올릴 때 우리 뇌리에 가장 먼저 각인된 이미지는 허리를 구부린 유인원이 점차 허리를 펴며 현대 인류로 나아가는 '일렬 행진'의 모습일 것이다. 이 상징적인 그림은 진화에 대한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오해를 낳았다. 바로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했다면, 왜 지금도 세상에는 원숭이가 존재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과학자들은 이 질문 자체가 진화의 본질을 완전히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진화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직선 경주가 아니기 때문이다.영국 런던대학교의 루스 메이스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진화를 위로 곧게 자라는 콩나물이 아닌, 사방으로 무질서하게 뻗어 나가는 거대한 '생명의 나무'에 비유한다. 이 나무에서 현생 인류와 오늘날의 원숭이(침팬지, 보노보 등)는 같은 줄기에서 뻗어 나온 별개의 '가지'일 뿐이다. 즉, 인간이 현재의 원숭이로부터 직접 진화한 것이 아니라, 약 600만 년에서 1000만 년 전 존재했던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각자의 길을 향해 갈라져 나왔다는 의미다. 우리는 원숭이의 후손이 아니라, 아득히 먼 옛날 같은 할머니를 두었던 '6촌쯤 되는 먼 친척'에 가깝다. 실제로 인간은 침팬지와 DNA의 약 98.7%를 공유하는데, 이는 우리가 얼마나 가까운 친척인지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그렇다면 왜 원숭이는 인간처럼 똑똑해지지 못했는가?"라는 질문 역시 인간 중심적인 오만에서 비롯된 잘못된 전제다. 진화는 특정 방향이나 우월한 지능을 목표로 진행되지 않는다. 각 생명체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는 데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적응해왔을 뿐이다. 울창한 우림 속에서 식물을 채집하고 무리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지능과, 탁 트인 사바나 초원에서 도구를 사용하고 집단 사냥을 통해 생존해야 했던 초기 인류에게 필요했던 지능은 그 종류와 쓰임새가 전혀 달랐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존 로완 박사는 오히려 "왜 인간은 보노보처럼 폭력과 전쟁 없이 평화롭게 살아가지 못했는가?"라고 반문하며, 인간의 진화가 결코 모든 면에서 우월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생명의 나무에는 우리 인류처럼 성공적으로 번성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와 공존했지만 결국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네안데르탈인처럼, 수많은 가지들이 도중에 꺾이고 말라버렸다. 진화는 이처럼 수많은 갈림길과 우연, 그리고 멸종의 역사로 가득 차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 현재의 원숭이가 인간처럼 진화할 가능성은 있을까? 전문가들은 '수렴 진화'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그것이 결코 인간과 같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환경적 압력이 주어진다면 원숭이가 지금보다 더 높은 지능을 가진 새로운 존재로 진화할 수는 있겠지만, 그 결과물은 '제2의 인간'이 아닌, 우리에게는 완전히 낯선 새로운 종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결국 인간과 원숭이는 진화라는 거대한 나무 위에서 각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독립적인 존재일 뿐,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의 미완성된 과거이거나 예정된 미래가 아닌 것이다.
- 40대 이상 어깨 통증, '오십견'으로 착각하면 큰일…'이 질환' 의심하세요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관절에서 '뚝뚝'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특정 각도로 팔을 들어 올릴 때마다 어깨 앞쪽이나 옆쪽에 찌릿하고 날카로운 통증이 반복된다면, 이를 가벼운 근육통이나 오십견으로 치부하고 넘겨서는 안 된다. 이는 '어깨충돌증후군'이라는 특정 질환이 보내는 명백한 초기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어깨충돌증후군은 이름 그대로 어깨 관절 내부에서 구조물 간의 '충돌'이 발생하며 생기는 질환이다. 구체적으로는 팔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하는 회전근개라는 힘줄이 그 위를 덮고 있는 견봉(어깨의 가장 위쪽을 덮는 뼈)과 반복적으로 부딪히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힘줄에 손상을 입히며 통증을 유발한다.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할 만큼 운동 범위가 넓은 어깨 관절은, 이처럼 미세한 충돌과 염증만으로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이러한 충돌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가장 주된 원인은 팔을 어깨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의 반복이다. 수영의 스트로크 동작이나 야구의 투구 동작처럼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선수들에게 흔히 발병하며, 페인트공이나 목수, 혹은 무거운 물건을 선반 위로 자주 옮기는 등 직업적으로 팔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도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특히, 40대 이후 중년층에서는 노화로 인해 회전근개의 탄력이 자연스럽게 감소하고, 견봉 주변의 구조적 공간이 좁아지면서 특별한 활동 없이도 어깨충돌증후군이 발생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다행히 통증이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에 발견한다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 방법으로는 도수치료, 체외충격파(ESWT), 신장분사치료(SST)와 같은 특수물리치료가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통증 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염증 물질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 신장분사치료는 급성 통증 완화나 수술 후 회복 단계에서 근육을 이완시키고 통증을 줄이는 데 유용하다.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수개월간 증상이 나아지지 않거나, 이미 힘줄 손상이 상당 부분 진행되어 팔을 들어 올리기조차 힘든 상황이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견봉의 일부를 다듬어 힘줄과의 마찰을 줄여주는 '견봉성형술'이나, 손상되거나 파열된 회전근개 힘줄을 직접 봉합하는 '회전근개 봉합술' 등을 환자의 상태에 맞춰 시행하게 된다.인천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고영완 부장은 "어깨 통증은 단순히 팔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을 넘어, 옷을 입거나 머리를 감는 등 기본적인 일상 활동 전반에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복적인 통증이나 어깨를 움직일 때 무언가 걸리는 느낌, '뚝뚝'하는 소리 등이 지속된다면 어깨충돌증후군의 초기 신호일 수 있으므로 절대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어깨충돌증후군을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치료와 관리만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방치할 경우 결국 회전근개 파열이라는 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져 치료 과정이 복잡하고 어려워질 수 있다며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거듭 당부했다.
- 혹시 당신도? '깜빡'하는 단기기억 오류, ADHD·조현병의 전조 신호일 수 있다
일상에서 우리는 수시로 단기기억의 한계에 부딪힌다. 방금 들은 전화번호, 잠시 본 주차장 기둥 번호, 대화 중 나온 상대방의 이름 등 찰나의 정보를 붙잡아두는 능력은 학습과 소통의 핵심이지만, 이 정보들은 너무나도 쉽게 허공으로 흩어진다. 그렇다면 이처럼 허무하게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처음부터 정보가 잘못 입력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저장된 정보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는 것일까? 이 오랜 질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한국뇌연구원은 감각·운동시스템 연구그룹의 라종철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생쥐 실험을 통해, 정확하게 입력된 기억 정보라 할지라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뇌 신경세포의 신호가 점차 흐트러지며 다른 선택지로 '표류'하고, 이 현상이 결국 기억 오류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뇌 속에서 기억의 '변질'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연구팀은 이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정교한 실험을 설계했다. 먼저 생쥐에게 특정 시각 정보를 잠시 기억하게 한 뒤, 그 정보에 맞춰 정확한 방향으로 반응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지연일치 행동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인간으로 치면, 잠깐 본 이미지나 단어를 기억했다가 여러 선택지 중 올바른 것을 골라내는 것과 유사하다.연구의 핵심은 이 과제를 수행하는 생쥐의 뇌 속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뇌의 특정 신경세포 활동을 빛으로 추적하는 최첨단 기술인 '이광자 칼슘 영상법'을 활용했다. 특히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기억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인 '후두정피질(PPC)'의 신경세포 활동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그 결과, 놀라운 현상이 발견되었다. 생쥐가 정답을 맞혔을 때와 틀렸을 때의 뇌 활동을 비교 분석하자, 기억을 유지하는 짧은 시간 동안 후두정피질의 신경 신호가 마치 길을 잃은 듯 본래의 목표(정답)에서 벗어나 다른 선택지(오답) 쪽으로 서서히 표류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즉, 처음에는 '사과'라고 정확히 기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뇌 속 신호가 저절로 '배'나 '오렌지' 쪽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남을 확인한 셈이다. 연구팀은 다양한 신경군집분석 기법을 통해 이러한 '신호의 표류'가 단순한 노이즈가 아니라, 행동 오류, 즉 기억 실패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인과관계를 명확히 입증했다.이번 연구를 이끈 라종철 책임연구원은 "기억이 아무리 정확하게 입력되었더라도, 뇌 속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호가 자연스럽게 흐트러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과학적 증거를 제시했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이 발견은 단순한 기억력의 비밀을 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조현병(정신분열병)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이 단기기억 손상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다양한 신경정신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하고, 나아가 조기 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뇌의 신호를 해석하여 기계를 제어하는 뇌-기계 인터페이스(BCI)와 같은 첨단 기술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생명과학 분야 학술지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 최신호에 게재되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 노안 잡는 '신개념 안약'… 효과는 '대박'인데 "두통 올 수도"
전 세계 수억 명의 일상에 불편을 초래하는 노안. 나이가 들면서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져 가까운 글씨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이 증상은, 이제 안경이나 수술 없이 안약만으로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최근 유럽의 권위 있는 학회에서 발표된 한 연구 결과가 노안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빛을 던지고 있다.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노안연구센터의 지오반나 베노찌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 연례 학술회의에서 특정 안약을 하루 두 번 점안하는 것만으로 근거리 시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는 놀라운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돋보기의 번거로움이나 수술에 대한 심리적, 경제적 부담감으로 노안 교정을 망설여왔던 많은 이들에게 가히 혁명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이번 연구는 아르헨티나에서 총 766명의 노안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진이 사용한 안약은 동공을 미세하게 수축시켜 초점 심도를 깊게 만드는 약물인 '필로카르핀'과, 점안 시 발생할 수 있는 염증이나 자극을 완화하는 '디클로페낙'을 혼합한 점안액이다. 참가자들은 아침에 일어난 직후와 약 6시간 뒤, 하루에 총 두 차례 이 안약을 눈에 넣는 간단한 방식으로 임상에 참여했다.그 결과는 실로 경이로웠다. 연구팀은 약물 농도에 따라 그룹을 나누어 효과를 관찰했는데, 가장 낮은 농도인 필로카르핀 1% 그룹(148명)에서조차 무려 99%의 참가자가 시력 검사표에서 기존보다 두 줄 이상을 추가로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2% 그룹(248명)에서는 69%, 3% 그룹(370명)에서는 84%의 참가자가 세 줄 이상을 더 읽을 수 있게 되는 등 뚜렷한 시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연구진은 "첫 점안 후 단 1시간 만에 평균 3.45 예거 라인(근시력 측정 단위)만큼의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는 가까운 거리는 물론 원거리와 중간 거리 모두에서 초점이 향상되는 양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개선 효과가 무려 2년 동안 지속되었다는 사실이다. 연구를 이끈 베노찌 소장은 "이번 점안 요법은 기존의 노안 치료법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 과정에서 일부 참가자들에게서 일시적으로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점안 시 자극감, 두통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되었다. 이에 연구진과 학회 측은 해당 안약의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과를 완벽하게 검증하기 위해서는 더 넓은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다기관, 장기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르카르트 딕 ESCRS 차기 회장 역시 "매우 유망한 결과지만, 상용화를 논하기 전에 더 넓은 범위의 장기 연구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결론적으로 이번 임상 결과는 수술이나 안경 없이 노안을 관리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비록 당장 상용화될 단계는 아니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인류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게임 체인저'가 될 잠재력은 충분해 보인다.
- 의사도 혀를 내두른 '역대급 디스크', 수술 시간 2배 걸렸지만 결과는 '대반전'
평소 건강을 자신하던 부산의 64세 남성 A씨에게 어느 날 갑자기 낯선 감각이 찾아왔다. 손끝이 둔해지고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은 단순한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불길했다. 마치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팔꿈치 아래의 감각, 이내 글씨를 쓰거나 물건을 쥐는 아주 사소한 일상조차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가 마주한 진실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영상 검사 결과, 그의 목뼈 하부에서 등뼈 상부에 걸쳐 상상 이상으로 거대한 디스크가 터져 나와 팔로 가는 신경을 무자비하게 짓누르고 있었다.의료진조차 "이런 규모의 디스크 탈출증은 흔치 않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상태는 심각했다. 특히 두 개의 신경근이 동시에 눌려, 단순한 디스크 문제를 넘어 훨씬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이었다. 손끝 감각이 사라지고 팔에 힘이 빠지는 현상은 그만큼 수많은 신경이 광범위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압박받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척추신경외과 전문의 이남 병원장은 환자의 나이와 심각한 증상, 수술의 난도를 모두 고려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전통적인 개방 수술부터 최신 기법까지 모든 가능성을 저울질한 끝에, 그는 가장 정교하고 환자의 회복에 유리한 '양방향 척추내시경(UBE) 경추 감압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수술은 평소보다 두 배나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척추뼈 여러 개에 걸쳐 넓게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하고, 오랫동안 눌려 있던 신경을 세심하게 풀어내는 작업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두 개의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각각 사용하는 양방향 내시경 수술의 장점이 빛을 발했다. 넓은 시야를 확보한 덕분에 주변의 정상 조직과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문제가 되는 디스크만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마침내 수술 후 촬영한 영상에서는 신경을 짓누르던 거대한 디스크가 완전히 사라지고 압박이 해소된 모습이 선명하게 확인되었다.결과는 놀라웠다. 수술 나흘 만에 퇴원한 A씨는 3개월이 지나자 지긋지긋했던 손과 팔의 저림 증상이 크게 줄었고, 4개월째에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젓가락질조차 힘들었던 손으로 다시 글씨를 쓰고 물건을 잡는 일상을 되찾은 것이다. 그는 "손끝 감각이 돌아왔다"며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감격했다. 이 병원장은 최근 허리뿐만 아니라 목뼈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퇴행성 변화와 더불어 거북목 자세나 갑작스러운 운동 등 목에 무리를 주는 생활 습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과거에는 고난도 수술로 여겨졌던 경추나 흉추 질환이 이제는 양방향 내시경 수술의 발전으로 더 안전하고 정교하게 치료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으며, 이는 수많은 척추 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