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가수 보러 왔어요" 아이돌 무대 삼킨 뮤지컬 'K뮤지컬' 열까?
화려한 무대와 퍼포먼스,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춘 한국 뮤지컬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케이팝 스타들이 뮤지컬 무대로 활발히 진출하면서 뮤지컬 시장에도 팬덤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내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해외 팬들의 '원정 관람'이 줄을 이으면서 'K팝' 못지않은 'K뮤지컬' 시대를 기대하게 한다.실제로 최근 예술의전당, 샤롯데씨어터, LG아트센터 등 주요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NCT 도영, 슈퍼주니어 규현, 김준수, 마마무 솔라 등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작에 해외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공연 관람뿐 아니라 좋아하는 배우의 얼굴이 담긴 굿즈를 구매하고, 공연장 인근에 위치한 카페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팬덤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온라인 티켓 판매 업체 조사 결과 지난해 뮤지컬 해외 구매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돌 스타의 뮤지컬 진출이 해외 팬덤의 한국 뮤지컬 시장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하지만 국내 뮤지컬 시장이 해외 팬 유치라는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언어 장벽이다. 일부 작품에서 외국어 자막 서비스나 안내 직원 배치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경우에 그치고 있다.뮤지컬 팬들은 "한국어를 몰라도 좋아하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면 훨씬 몰입도 높은 관람이 될 것"이라며 자막 서비스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또 뮤지컬 티켓 구매 방식이나 규모 등에 대한 신뢰할 만한 통계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데이터 분석 없이는 해외 팬들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한 공연 관계자는 "언어 장벽을 낮추는 자막 제공은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해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 관계자 역시 "아이돌 팬덤 유입은 작품 팬덤 형성과 국내 문화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위한 통계 시스템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K팝에 이어 K뮤지컬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해외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K뮤지컬이 가진 저력을 십분 발휘한다면 세계 무대를 사로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 2억뷰 웹툰 '세이렌', 2026년 뮤지컬 대작으로 탄생!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툰 '세이렌:악당과 계약 가족이 되었다'가 2026년, 뮤지컬로 화려하게 부활한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쇼노트를 통해 웹툰 '세이렌'을 창작 뮤지컬로 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 4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 공연을 목표로 제작에 돌입하며, 뮤지컬계 '믿고 보는' 최고의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웹툰 '세이렌'은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원작으로, 현재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노블코믹스로 연재되며 2억 2천만 뷰라는 기록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대로 악마의 힘을 물려받는 발렌타인 대공과 그의 저주를 풀 유일한 열쇠인 세이렌이 시간을 거슬러 서로를 구원하는 로맨스 판타지물로,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뮤지컬 '세이렌'은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를 바탕으로 웅장하고 아름다운 음악, 화려한 무대 연출을 더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4년이라는 긴 제작 기간을 거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제작진 라인업 또한 화려하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 웅장한 음악으로 사랑받는 이성준 작곡가와 뮤지컬 '유진과 유진', '비밀의 화원'으로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김솔지 작가가 극본과 음악을 맡았다. 연출은 뮤지컬 '하데스타운', '레드북' 등으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소영 연출, 안무는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멤피스'의 이현정 안무가가 참여해 기대감을 높인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세이렌' 뮤지컬 제작을 통해 IP 밸류체인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세이렌'은 카카오엔터 오리지널 IP의 작품성과 흥행성, 국내 최고 창작진, 쇼노트의 제작 노하우가 결합된 프로젝트"라며 "올해 일본에서 뮤지컬로 제작된 '이태원 클라쓰'를 비롯해, 카카오엔터는 앞으로도 IP를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데이트 앱, 싱글의 삶… 연극 '비기닝', 당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국 웨스트엔드를 사로잡은 연극 '비기닝'이 오는 3월, 한국 관객들을 처음 만난다.공연 제작사 수컴퍼니는 연극 '비기닝'을 3월 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비기닝'은 2017년 영국 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된 후 곧바로 웨스트엔드로 진출, 내셔널 씨어터 전석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사랑과 관계'를 소재로 한 영국 극작가 데이비드 엘드리지의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현시대 싱글들의 삶과 사랑을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었다.작품은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니와 로라, 두 남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혼 후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던 대니와 화려한 경력 뒤에 외로움을 감춘 로라,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데이트 앱으로 만나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한국 초연 무대는 연극 '아트', '렁스'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표상아 연출이 맡아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이종혁, 유선, 윤현민, 김윤지(NS윤지)라는 탄탄한 배우진이 합류해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종혁과 윤현민은 이혼 후 삶의 무게에 지친 남자 주인공 '대니' 역으로 분해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선과 김윤지는 화려한 삶 뒤에 공허함을 가진 '로라' 역을 맡아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비기닝'은 데이트 앱, SNS 등으로 관계 맺기에 익숙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3040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혈당 스파이크? 이제는 '혈당 급상승' 우리말로 바꿔요!
일상 속 깊숙이 자리 잡은 외국어 남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혈당 스파이크'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 '혈당 급상승'이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다듬은 우리말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혈당 급상승'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전문가 논의와 매회 25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 수용도 조사를 거쳐 진행됐으며,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에서 최종 선정됐다.'혈당 급상승'에 이어 △금리 대폭 인하(빅 컷) △역량 강화(업스킬링) △금리 소폭 인하(스몰 컷) △가치 향상(밸류업) 순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반려동물 돌보미(펫 시터) △책 소개 영상(북 트레일러) △교차 검증(크로스 체크) 등이 쉬운 우리말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반면,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할 외국어로는 '옴부즈퍼슨'이 꼽혔다. '옴부즈퍼슨'은 '아동 권리 대변인'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 외에도 △오프 리시·오프 리쉬(반려견 목줄 미착용 상태) △리스킬링(직무전환 교육) △풀필먼트(물류 종합대행) 등이 쉬운 우리말로 대체해야 할 단어로 조사됐다.특히 국립국어원은 2021년 다듬은 말인 '도로 살얼음'(블랙 아이스)의 활용 사례를 제시하며 적극적인 우리말 사용을 강조했다. 국어원이 뉴스 빅데이터 '빅카인즈'를 분석한 결과, '블랙 아이스'보다 '도로 살얼음' 사용 비율이 2022년부터 역전되기 시작했으며, 2023년부터는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언론 뿐 아니라 재난 문자 등에서도 '도로 살얼음', '도로 위 살얼음' 등으로 활용되면서 나타난 변화로 분석된다.이처럼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쓰도록 장려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들이 어려운 전문 용어나 외국어 대신 쉽고 명확한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 1300년간 묻혀 있던 동궁 진짜 아지트 발견
신라시대 왕성에 태자가 살던 공간 '동궁(東宮)'은 월지(옛 명칭 안압지) 서편이 아닌, 동편에 있었던 것으로 국가 유산청은 확인했다.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6일 서울 코엑스 스튜디오159에서 열린 '국가유산청이 새로 쓰는 신라사' 언론공개회에서 "경주에서 꼭 가야 할 여행지로 소개된 동궁과 월지는 태자의 공간으로 그동안 알려져 왔다"며 "최근 월지 동편에서 진짜 동궁을 찾았다"고 밝혔다.최 청장은 영상을 통해 동궁이 월지 서편의 대형 건물지가 아닌 월지 동편이라 결론 내린 근거를 제시했다.지금까지는 월성 동쪽에 있던 월지가 동궁으로 추정했으나, 주변보다 높게 조성된 대지에 있었다는 점과 건물 자체의 위계가 높은 점 등으로 동궁으로 단정 짓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논란이 있었다.그러나 최근 조사를 통해 월지 동편에서 기존의 동궁 추청 터보다 한 단계 낮은 위계의 건물을 발견했는데, 국가유산청은 이 건물지를 동궁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발굴터에서는 복도식 건물에 둘러싸인 건물지와 그 앞에 넓은 마당시설, 내부에 별도로 조성된 원지(園池·정원 안 연못)이 함께 확인됐고, 서쪽 건물 터와는 별도의 배수체계를 갖춰 독립된 생활을 하던 공간으로 밝혀졌다.최 청장은 "동궁 건물지는 대지 조성 단계부터 왕과 태자의 공간이라는 위계 차이를 두고 경관 조성도 계획적으로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월지 서편 건물지는 왕의 공간(연회장 추정)이고, 이번에 발굴된 월지 동편 건물지가 진짜 태자의 동궁이라는 의미다.새로 발견된 건물지 규모는 정면 5칸(25m), 측면 4칸(21.9m)에 달한다. 건물지 안에 기둥을 없앤 감주(減柱) 시설, 일정시점 월대 공간 증축, 계단지 5개소가 확인됐다.최 청장은 "이 결과는 편견을 깨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진짜 동궁을 새로 찾는 과정 역시 그러할 것이고 이는 현재까지 가졌던 동궁과 월지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이날 공개회는 지난 10년 간 발굴조사한 성과를 총망라해 발표하는 자리다.국가유산청은 지난 2014년 경상북도, 경주시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추진단'을 발족했다. 이후 2019년 제정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신라왕경에 있는 핵심유적 14개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조사·연구와 정비·복원 사업을 진행해왔다.이날 발표는 신라 왕경 핵심유적 14개소 중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추진해온 신라 왕궁 '월성'과 '동궁과 월지' 발굴조사의 주요 성과다.이날 발표에서는 그동안의 발굴 성과를 되짚고 추가로 찾아낸 의례의 흔적과 유물들을 공개했다.2017년에는 신라왕성인 월성의 성벽을 쌓아올릴때 견고한 축조를 기원하며 50대 남녀를 제물로 쓴 인신공희(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 흔적, 2019년에는 월성 해자에서 의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축소 모형 목재 등이 발굴됐다.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의례 제물로 바쳐진 개를 공개한 바 있다. 이후 12월까지 진행된 추가 조사에서 개 한 마리를 더 확인했다. 그 주변에서 수정 목걸이가 담긴 옷칠 나무 상자와 둥근고리칼, 상어이빨 등을 발굴했다.최 청장은 "지난해 10월 경주 월성에서 희생된 개 뼈가 온전하게 드러났다"며 "직경 6m 원형의 검게 탄 유구는 신라 성립 이전 사로국 시기 의례 흔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어 "의례를 위해 희생된 개는 머리 위에서 아래로 힘이 가해져 목이 꺾이고 목뼈도 이탈된 것으로 보인다”며 “분명 자연스럽게 묻혀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또 "지난해 공개된 의례 유구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조사 성과들은 지금까지 잘 알 수 없었던 3세기 대 의례 모습을 가시화한 유물"이라고 의미를 부각했다.국가유산청은 기존에 월지 주변에서 발굴된 코끼리 상아 주사위(2017), 선각단 화쌍조문금박(2022) 등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이번에 '진짜 동궁'이 발견 됨에 따라 상아 주사위 등의 출토 위치가 진짜 동궁의 북쪽 생활공간으로 확인된 만큼, 고급 놀이기구와 신라 공예 문화 대표 유물을 통해 태자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최 청장은 "월지 주변에서 발견돼 그와 관련된 유물로 보고됐지만 출토 위치가 태자의 생활공간으로 확인되면서 출토 유물들에 새로운 의미를 더할 수 있게 됐다"며 "역사를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역사의 숨어있던 1㎝를 찾아내 살아 있는 역사로 되살리겠다"고 덧붙였다.
- 한·중 예술 배틀, '수묵별미' 수묵화 전쟁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는 ‘수묵별미: 한·중 근현대회화’ 전시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양국의 대표적인 근현대 수묵채색화 작품을 통해 120여 년에 걸친 수묵화의 변천사를 조망한다.전시에는 한국의 안중식, 이상범, 변관식, 이응노, 천경자, 황창배, 박대성 등 69명의 작품 74점이 출품되었으며, 중국에서는 우창숴, 푸파오스, 쉬베이훙, 치바이스 등 76명의 작품 74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양국의 근현대 수묵화 역사를 전통 계승과 현대적 변신이라는 주제로 4부로 나누어 구성되었으며, 한국은 1980년대, 중국은 1990년대 개혁개방 시기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설정했다.특히 수묵화 애호가들의 관심은 19세기 말~20세기 초반 중국 수묵화의 혁신을 이끈 거장들의 작품에 쏠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우창숴의 ‘구슬’(1920), 쉬베이훙의 ‘전마’(1942), 치바이스의 ‘연꽃과 원앙’(1955) 등 중국 국가문물국이 규정한 1~3급 문물 32점을 전시하며 그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보다 작은 작품 크기와 소량의 출품작으로 인해 중국 수묵화 특유의 대형 스케일을 기대한 관람객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다.반면 한국 수묵화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큰 스케일로 주목받고 있다. 쉬베이훙의 ‘전마’(1942)가 김기창의 ‘군마’(1955)보다 작은 규모를 보이면서, 한국 작가들의 대형 작품들이 더욱 돋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최석환의 ‘묵포도도’(19세기)와 같은 대형 병풍 작품들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킨다.문화대혁명(1966~1976)이 중국 회화사에 미친 영향도 이번 전시에서 상대적으로 덜 다뤄져 아쉬움을 남긴다. 다만, 랴오빙슝의 ‘자조’(1979)가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암시하는 작품으로 전시되었다. 또한, 리커란은 전통적인 문인화에서 벗어나 사실주의와 판화 기법을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으나,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적 대작을 충분히 감상하기 어려운 점이 지적된다.한편, 전시는 단순히 개별 작가의 걸작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과 중국 수묵화의 전반적인 경향을 비교하며 시대적 흐름을 조망하는 데 의의를 둔다. 한국에서는 1960년대 이후 서양화의 영향을 받아 앵포르멜, 기하학적 추상, 모노크롬 회화 등 다양한 현대적 실험이 수묵화에도 적용되었으며, 특히 1980년대 이후 더욱 자유롭고 혁신적인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에 비해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리얼리즘 기조를 유지하면서 보다 전통적인 수묵화의 틀을 고수한 모습을 보인다.미술계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개별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한국과 중국 근현대 수묵화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다음 전시에서 더 깊이 있는 연구와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묵별미: 한·중 근현대회화’ 전시는 오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다.
- 3천년 만의 귀환, 히타이트 보물 서울을 깨우다
오는 3월 8일,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놀라운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2025 백제문화 특별전 '히타이트 : 오리엔트의 최강제국'을 통해 고대 오리엔트 3대 강국 중 하나였던 히타이트 제국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고대 오리엔트 3대 강국 중 하나였던 히타이트 제국의 유물들이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베일을 벗는다. 한성백제박물관은 3월 8일부터 6월 8일까지 2025 백제문화 특별전 '히타이트 : 오리엔트의 최강제국'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국립김해박물관에 이은 순회전시로, 튀르키예 초룸시에서 출발해 1만km의 대장정 끝에 서울에 도착한 212점의 진귀한 유물들을 선보인다. 전시품들은 히타이트의 수도였던 하투샤 유적에서 출토된 것으로, 청동 무기와 갑옷, 동물 모양의 토기, 생활 도구 등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다.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히타이트 문명 해독의 열쇠가 된 점토판이다. 쐐기문자와 상형문자로 기록된 점토판은 20세기 초 발견되기 전까지 미지의 제국이었던 히타이트의 실체를 밝혀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히타이트는 기원전 17세기에서 12세기까지 현재의 튀르키예 지역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제국으로, 철기 제련 기술을 최초로 발달시켜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했다. 바빌론을 멸망시키고 이집트와 세계 최초의 평화조약을 맺는 등 당시 오리엔트 세계의 패권을 놓고 경쟁했던 히타이트의 위상을 보여주는 유물들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역사적 상상력을 선사할 것이다.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동북아시아를 넘어 고대 서양 문명인 히타이트를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인류의 다양한 고대 문화유산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문학계는 지금 '여풍당당'! 젊은작가상, 여성들이 '싹쓸이'
문학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문학동네는 4일, 제16회 젊은작가상 수상작 발표를 통해 백온유 작가의 '반의반의 반'을 대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수상자 전원이 여성 작가로 구성되어 한국 문단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젊은작가상은 2010년 제정된 이래, 한국 문학계의 새로운 주역을 발굴하는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등단 10년 이내 작가들의 중·단편 소설을 대상으로 하며, 매년 7편의 우수작을 선정해 각각 7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차등 없는 상금 지급은 신진 작가들의 창작 의욕을 고르게 북돋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이번 수상작들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상을 수상한 백온유 작가의 '반의반의 반'은 인간 관계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심사위원들은 "기대가 원망으로, 의심이 믿음으로 변모하는 인간사의 아이러니를 탁월하게 포착했다"고 호평했다.함께 선정된 작품들도 주목할 만하다. 강보라 작가의 '바우어의 정원', 서장원 작가의 '리틀 프라이드', 성해나 작가의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성혜령 작가의 '원경', 이희주 작가의 '최애의 아이', 현호장 작가의 '∼∼물결치는∼몸∼떠다니는∼혼∼∼'은 각각 독특한 시선과 서사로 현대인의 삶을 조명했다.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 수상자 전원이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이는 2014년, 2021년, 2023년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 문학계에서 여성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문학의 다양성 확대와 젠더 균형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대상 수상자인 백온유 작가는 2017년 장편동화 '정교'로 문단에 데뷔한 이후, '유원', '페퍼민트', '경우 없는 세계' 등 장편소설을 통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은 섬세한 심리 묘사와 현실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으로 주목받아 왔다.문학동네는 이번 수상작들에 대한 상세한 심사평과 대상 수상 작가와의 인터뷰를 계간 '문학동네' 봄호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수상작품집은 4월 중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어서, 독자들은 한국 문학의 새로운 흐름을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 '실제 부부'가 연기하는 고종-명성황후, 충격적인 '비하인드' 공개
한국 창작 뮤지컬의 금자탑 '명성황후'가 30주년을 맞아 더욱 웅장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제작진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혁신을 추구하는 이번 공연의 방향성을 공개했다.윤호진 예술감독은 "'명성황후'의 30년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며 "한국적 정서와 세계적 보편성의 조화를 추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명성황후'는 1995년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 LA, 런던 등 세계 유수의 무대를 석권하며 K-뮤지컬의 선구자 역할을 해왔다. 2007년에는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09년에는 1000회 공연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이번 30주년 공연에서는 특급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명성황후 역에는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이, 고종 역에는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이 캐스팅되어 각자만의 개성 있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실제 부부인 김소현과 손준호의 호흡은 관객들의 기대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김문정 음악감독은 작품의 성공 비결로 동서양의 절묘한 조화를 꼽았다.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의 한국적 정서에 호주 편곡자의 서양적 색채가 더해져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이브 합창을 고수하는 전통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합류한 차지연은 "따뜻하고 자유로운 명성황후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주년부터 함께해 온 신영숙은 "오리지널리티를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이 '명성황후'의 생명력"이라고 강조했다.안재승 연출은 이번 공연에서 현대적 공연 문법을 적극 도입했다고 밝혔다. 아날로그적 요소들을 디지털화하고, 드라마의 디테일을 현대 관객의 취향에 맞게 수정했다는 것. 윤홍선 프로듀서는 "30년간 한 번도 같은 무대를 반복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계속될 혁신을 예고했다.'명성황후'는 3월 3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회고록 쓴 빌 게이츠, 충격적인 과거 공개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기술 혁신의 선두주자, 빌 게이츠가 새로운 회고록을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봤다. 그의 회고록인 『소스 코드: 나의 시작』(열린책들)은 게이츠의 어린 시절부터 25세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으며, 오는 5일 한국에서 출간된다. 이번 회고록은 3부작으로 예정된 게이츠의 자서전 시리즈 중 첫 번째 권으로, 그가 어떻게 개인 컴퓨터 혁명을 이끌었는지, 그리고 그의 삶을 형성하는 중요한 인물들과의 관계를 서술하고 있다.게이츠는 최근 기자들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회고록 집필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특히 "어린 시절 친구들과의 대화가 굉장히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책 작업은 매우 개인적인 프로젝트였고, 오랜 시간 공들여 작업했다"며 자신이 겪었던 성장의 과정과 이를 가능하게 한 사람들의 영향을 강조했다.회고록에서는 그가 MS를 창립하기 전, 하버드대학교에서 자퇴하고, 시애틀의 부유한 동네에서 자라면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풀어낸다. 또한 공동창업자인 폴 앨런과의 갈등, 그리고 절친한 친구였던 켄트의 죽음 등이 중요한 테마로 등장한다. "폴 앨런과의 관계는 특별했지만, 때로는 순진하게 회사 일에만 몰두하기도 했다"는 게이츠의 언급은 그가 창업자로서의 어려움과 갈등을 솔직히 드러낸 부분이다. 특히 게이츠는 "운이 좋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자신이 겪은 성공적인 경로가 결코 전형적인 '완벽한 길'이 아니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자아와 함께 했던 어려운 경험들을 회상하며, "당시 내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고백은 그가 경험한 사회적 어려움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또한,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언급은 그의 성장 배경을 더욱 인간적으로 풀어낸다. 그는 "어머니와의 반항적인 관계, 특히 규칙을 따르지 않던 문제아로서의 모습"을 솔직하게 회고하며, 이 과정에서 배운 교훈을 강조했다. "어머니와 싸우는 것은 시간 낭비였다는 것을 깨달았고, 결국 부모님은 나를 잘 이끌어주셨다"는 말에는 그가 배우고 성장한 경험들이 담겨 있다.게이츠는 기술 발전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AI와 같은 디지털 혁명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그는 "AI의 가능성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지만, 현재로선 그 기술이 인간에게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AI의 위험성과 그 사용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게이츠는 또한, 오늘날 테크리더들이 정치와 사회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그는 "세대 간 부의 편중을 최소화하고, 권력의 집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테크기업들이 창출하는 막대한 부가 사회적 가치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빌 게이츠의 회고록은 그의 기술적 혁신과 함께, 그가 겪은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을 고백하는 책이다. 이번 책 출간을 계기로 그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앞으로의 미래를 더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