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흡입력 최강" 오페라 '윙키'.. 위험한 진실을 파헤친다
지난 14일부터 15일까지 강북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된 창작오페라 윙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현대 사회의 윤리적 이슈와 감정을 정교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오페라는 인간과 인공지능(AI) 로봇 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특히 육아를 맡은 AI 로봇이 가족 내 비극을 일으킨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진행된다.작품의 주인공인 '윙키'는 가정용 인공지능 로봇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젊은 부부를 대신해 가사를 돌보고 아기를 돌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어느 날 아기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 부부는 윙키를 고발하게 되며, 오페라는 윙키가 형사에게 취조받는 과정 속에서 밝혀지는 가족의 숨겨진 비밀을 풀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알고리즘'이라는 의인화된 인공지능이 등장하여, 윙키와 대립을 벌이게 된다.윙키는 AI와 인간의 윤리적 갈등을 다룬 작품으로, 특히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얻을 만한 주제를 제공한다. 공혜린 작곡가는 이 작품을 통해 엄마와 아이의 돌봄 노동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지며, 로봇에게 아기를 맡긴 '아내'의 죄책감과 로봇의 의무적인 '무조건적인 모성애'를 이야기한다. 이 작품은 사회적, 윤리적 이슈를 오페라라는 예술 장르로 풀어내어, 관객들에게 깊은 사고를 유도한다.공혜린 작곡가는 오페라 윙키에서, 등장인물의 감정을 음악적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특히 윙키가 형사에게 취조받는 장면에서 로봇다운 기계적인 음악과 아기의 죽음을 슬퍼하는 인간적인 음악의 변화를 섬세하게 처리했다. 또한, 이 오페라는 다양한 악기를 활용하여 감각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하프와 첼레스타, 윈드차임 등의 악기들이 주는 효과는 극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며, 극적인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작곡가는 각 인물의 심리를 음악으로 풀어내며,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이 오페라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연출의 탁월함이다. 연출가 양수연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붙은 10개 장면 무대를 빠르게 전환하며, 각 장면의 감정을 다채롭게 표현했다. 특히 윙키와 알고리즘이 대립하는 장면에서 연출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며, 이 장면은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극의 몰입도는 관객들로부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이렇게 몰입이 잘 되는 창작오페라는 처음이다"는 평을 들으며 매우 높은 만족도를 얻었다.음악과 연기 면에서도 오페라는 완벽을 추구했다. 윙키 역의 소프라노 장은수, 아내 역의 소프라노 김수정, 남편 역의 테너 유슬기, 형사 역의 바리톤 서진호 등 주역들은 모두 캐릭터에 맞는 목소리와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한층 더 높였다. 특히 윙키와 알고리즘 간의 대립은 이 작품의 중요한 축을 이루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지휘자 박인욱의 지휘 아래, 공혜린의 음악을 완벽하게 구현하며 관객들의 몰입을 도왔다. 또한, 연합합창단은 주역들과 함께 노래를 주고받으며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켰고, 그들의 합창 장면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윙키'는 단순한 오페라를 넘어, 사회적, 윤리적 질문을 던지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작품이었다. 이 오페라는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인간과 로봇 간의 관계,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를 진지하게 탐구하며, 감정과 음악, 연기가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으로,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윙키의 성공적인 공연은 향후 창작오페라와 공연예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더욱 많은 관객들이 이 작품을 접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2024 겨울, 광장은 극장이었다.. 탄핵의 서사, 젊은 눈으로 기록되다
지난 겨울,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탄핵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는 국민들을 충격과 혼란에 빠뜨렸다. 이후 두 달여간 이어진 탄핵 정국 속에서 광장과 거리는 분노와 환희, 좌절과 희망이 뒤섞인 거대한 무대가 되었다.서울 청운동 사진공간 류가헌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123 호외 내일에게 오늘 여기를'는 바로 그 뜨거웠던 현장의 기록이다.20~40대 젊은 다큐 사진가 16명은 계엄령 선포 직후부터 탄핵안 통과, 윤석열 체포와 구속기소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현장 한가운데서 셔터를 눌렀다. 이들이 포착한 106장의 사진들은 탄핵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각자의 신념을 표출했던 개인들의 얼굴, 그들의 몸짓,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전시는 단순히 탄핵 찬반 시위의 모습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김흥구, 남준, 노순택, 문서진, 박광묵, 박민석, 성남훈, 임안나, 아그네스리, 이청, 정운, 주용성, 최요한, 최형락, 황예지, 허란 작가는 저마다의 시선으로 탄핵 정국을 바라본다.어둠 속에서 응원봉 불빛에 의지해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두 여성의 모습, 탄핵 지지 집회 대열 앞에서 힘차게 깃발을 휘두르는 여성의 모습은 탄핵 정국에서 20~30대 여성들이 보여준 저력을 보여준다. 한편, 대통령 관저를 사수하려는 듯 경찰 앞에서 분노에 찬 손가락질을 하는 남성의 모습은 탄핵 반대 진영의 절박함을 드러낸다.특히, 젊은 작가들의 시선은 기성세대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들은 거대한 군중 속에서도 개인의 감정과 이야기에 집중하며, 시위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깃발이나 응원봉 같은 소품들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관람객들은 사진 속 인물들의 표정과 몸짓 하나하나에서 그날의 긴장감과 뜨거운 열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류가헌 박미경 관장은 "이번 전시는 SNS를 넘어 조용한 전시장이라는 공간에서 탄핵 정국의 기록을 공유하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진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미래를 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123 호외 내일에게 오늘 여기를' 전시는 3월 2일까지 이어진다. 탄핵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젊은 세대의 시각으로 기록한 이번 전시는 2024년 겨울, 대한민국이 마주했던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 숨 쉬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 AI가 몰라본 K컬처의 진짜 매력! '국가브랜드업 전시회'에서 확인하세요
대한민국을 세계에 제대로 알리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2025 국가브랜드업 전시회'가 20일 문을 연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와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가 바로 디지털 외교 사절단"을 주제로 25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지하보도 나들길에서 개최된다.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생성형 AI 시대 '미디어 외교'의 중요성을 집중 조명한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생성형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중에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왜곡하는 정보도 많기 때문이다. 전시회는 경복궁, 한복, 첨성대 등에 대한 AI 검색 정보 오류 사례를 보여주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왜곡된 정보 바로잡기에 나선다.또한, 일제강점기라는 어둠 속에서도 빛났던 독립운동가들을 '대한민국 홍보대사'로 조명하여 그들의 숭고한 정신과 활약을 재조명한다. 호머 헐버트 박사, 헤이그 특사, 안중근 의사, 주시경 선생 등 우리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전시회에서는 한국의 문화유산과 역사적 인물을 비롯해 외국인 독립운동가, 반크의 글로벌 한국 홍보대사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특히,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 'ZEP'에 구축된 전시관에서는 관람객들이 가상공간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이와 더불어 디지털 메타버스 외교관을 포함해 연간 약 2천 명의 청년들과 함께 디지털 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반크의 활약상도 소개된다. 역사, 문화, 관광, 외교, 교육 등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청년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정보 주권을 수호하며 미디어 외교를 선도하는 연합뉴스의 기사와 영상도 함께 전시된다.전시회 개막식은 20일 오후 3시에 열리며, 개막식에 앞서 '제12기 청년 공공외교대사 발대식'과 박기태 반크 단장의 특강이 진행될 예정이다.
- "내 가수 보러 왔어요" 아이돌 무대 삼킨 뮤지컬 'K뮤지컬' 열까?
화려한 무대와 퍼포먼스,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춘 한국 뮤지컬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케이팝 스타들이 뮤지컬 무대로 활발히 진출하면서 뮤지컬 시장에도 팬덤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내 가수'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 해외 팬들의 '원정 관람'이 줄을 이으면서 'K팝' 못지않은 'K뮤지컬' 시대를 기대하게 한다.실제로 최근 예술의전당, 샤롯데씨어터, LG아트센터 등 주요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NCT 도영, 슈퍼주니어 규현, 김준수, 마마무 솔라 등 아이돌 스타들의 출연작에 해외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공연 관람뿐 아니라 좋아하는 배우의 얼굴이 담긴 굿즈를 구매하고, 공연장 인근에 위치한 카페를 방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팬덤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온라인 티켓 판매 업체 조사 결과 지난해 뮤지컬 해외 구매량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이돌 스타의 뮤지컬 진출이 해외 팬덤의 한국 뮤지컬 시장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하지만 국내 뮤지컬 시장이 해외 팬 유치라는 기회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언어 장벽이다. 일부 작품에서 외국어 자막 서비스나 안내 직원 배치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일시적인 경우에 그치고 있다.뮤지컬 팬들은 "한국어를 몰라도 좋아하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지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면 훨씬 몰입도 높은 관람이 될 것"이라며 자막 서비스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또 뮤지컬 티켓 구매 방식이나 규모 등에 대한 신뢰할 만한 통계 자료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데이터 분석 없이는 해외 팬들을 위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한 공연 관계자는 "언어 장벽을 낮추는 자막 제공은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해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사 관계자 역시 "아이돌 팬덤 유입은 작품 팬덤 형성과 국내 문화 관광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위한 통계 시스템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K팝에 이어 K뮤지컬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해외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K뮤지컬이 가진 저력을 십분 발휘한다면 세계 무대를 사로잡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 2억뷰 웹툰 '세이렌', 2026년 뮤지컬 대작으로 탄생!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툰 '세이렌:악당과 계약 가족이 되었다'가 2026년, 뮤지컬로 화려하게 부활한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쇼노트를 통해 웹툰 '세이렌'을 창작 뮤지컬로 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2026년 4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전 세계 최초 공연을 목표로 제작에 돌입하며, 뮤지컬계 '믿고 보는' 최고의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웹툰 '세이렌'은 카카오페이지 웹소설 원작으로, 현재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노블코믹스로 연재되며 2억 2천만 뷰라는 기록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대로 악마의 힘을 물려받는 발렌타인 대공과 그의 저주를 풀 유일한 열쇠인 세이렌이 시간을 거슬러 서로를 구원하는 로맨스 판타지물로,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다.뮤지컬 '세이렌'은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를 바탕으로 웅장하고 아름다운 음악, 화려한 무대 연출을 더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4년이라는 긴 제작 기간을 거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제작진 라인업 또한 화려하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 웅장한 음악으로 사랑받는 이성준 작곡가와 뮤지컬 '유진과 유진', '비밀의 화원'으로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김솔지 작가가 극본과 음악을 맡았다. 연출은 뮤지컬 '하데스타운', '레드북' 등으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소영 연출, 안무는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멤피스'의 이현정 안무가가 참여해 기대감을 높인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세이렌' 뮤지컬 제작을 통해 IP 밸류체인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세이렌'은 카카오엔터 오리지널 IP의 작품성과 흥행성, 국내 최고 창작진, 쇼노트의 제작 노하우가 결합된 프로젝트"라며 "올해 일본에서 뮤지컬로 제작된 '이태원 클라쓰'를 비롯해, 카카오엔터는 앞으로도 IP를 다양한 포맷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데이트 앱, 싱글의 삶… 연극 '비기닝', 당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국 웨스트엔드를 사로잡은 연극 '비기닝'이 오는 3월, 한국 관객들을 처음 만난다.공연 제작사 수컴퍼니는 연극 '비기닝'을 3월 7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올린다고 밝혔다.'비기닝'은 2017년 영국 햄스테드 극장에서 초연된 후 곧바로 웨스트엔드로 진출, 내셔널 씨어터 전석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사랑과 관계'를 소재로 한 영국 극작가 데이비드 엘드리지의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으로, 현시대 싱글들의 삶과 사랑을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 젊은 세대의 공감을 얻었다.작품은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우연히 마주친 대니와 로라, 두 남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혼 후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던 대니와 화려한 경력 뒤에 외로움을 감춘 로라,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두 사람이 데이트 앱으로 만나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한국 초연 무대는 연극 '아트', '렁스' 등에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인 표상아 연출이 맡아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이종혁, 유선, 윤현민, 김윤지(NS윤지)라는 탄탄한 배우진이 합류해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종혁과 윤현민은 이혼 후 삶의 무게에 지친 남자 주인공 '대니' 역으로 분해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선과 김윤지는 화려한 삶 뒤에 공허함을 가진 '로라' 역을 맡아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된다.'비기닝'은 데이트 앱, SNS 등으로 관계 맺기에 익숙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내 3040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여운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혈당 스파이크? 이제는 '혈당 급상승' 우리말로 바꿔요!
일상 속 깊숙이 자리 잡은 외국어 남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혈당 스파이크'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 '혈당 급상승'이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1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다듬은 우리말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 수용도 조사 결과, '혈당 급상승'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전문가 논의와 매회 2500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 수용도 조사를 거쳐 진행됐으며,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위원회에서 최종 선정됐다.'혈당 급상승'에 이어 △금리 대폭 인하(빅 컷) △역량 강화(업스킬링) △금리 소폭 인하(스몰 컷) △가치 향상(밸류업) 순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도 △반려동물 돌보미(펫 시터) △책 소개 영상(북 트레일러) △교차 검증(크로스 체크) 등이 쉬운 우리말로 좋은 평가를 얻었다.반면, 쉬운 우리말로 바꿔 써야 할 외국어로는 '옴부즈퍼슨'이 꼽혔다. '옴부즈퍼슨'은 '아동 권리 대변인'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 외에도 △오프 리시·오프 리쉬(반려견 목줄 미착용 상태) △리스킬링(직무전환 교육) △풀필먼트(물류 종합대행) 등이 쉬운 우리말로 대체해야 할 단어로 조사됐다.특히 국립국어원은 2021년 다듬은 말인 '도로 살얼음'(블랙 아이스)의 활용 사례를 제시하며 적극적인 우리말 사용을 강조했다. 국어원이 뉴스 빅데이터 '빅카인즈'를 분석한 결과, '블랙 아이스'보다 '도로 살얼음' 사용 비율이 2022년부터 역전되기 시작했으며, 2023년부터는 그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언론 뿐 아니라 재난 문자 등에서도 '도로 살얼음', '도로 위 살얼음' 등으로 활용되면서 나타난 변화로 분석된다.이처럼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꿔 쓰도록 장려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민들이 어려운 전문 용어나 외국어 대신 쉽고 명확한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 1300년간 묻혀 있던 동궁 진짜 아지트 발견
신라시대 왕성에 태자가 살던 공간 '동궁(東宮)'은 월지(옛 명칭 안압지) 서편이 아닌, 동편에 있었던 것으로 국가 유산청은 확인했다.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6일 서울 코엑스 스튜디오159에서 열린 '국가유산청이 새로 쓰는 신라사' 언론공개회에서 "경주에서 꼭 가야 할 여행지로 소개된 동궁과 월지는 태자의 공간으로 그동안 알려져 왔다"며 "최근 월지 동편에서 진짜 동궁을 찾았다"고 밝혔다.최 청장은 영상을 통해 동궁이 월지 서편의 대형 건물지가 아닌 월지 동편이라 결론 내린 근거를 제시했다.지금까지는 월성 동쪽에 있던 월지가 동궁으로 추정했으나, 주변보다 높게 조성된 대지에 있었다는 점과 건물 자체의 위계가 높은 점 등으로 동궁으로 단정 짓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논란이 있었다.그러나 최근 조사를 통해 월지 동편에서 기존의 동궁 추청 터보다 한 단계 낮은 위계의 건물을 발견했는데, 국가유산청은 이 건물지를 동궁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발굴터에서는 복도식 건물에 둘러싸인 건물지와 그 앞에 넓은 마당시설, 내부에 별도로 조성된 원지(園池·정원 안 연못)이 함께 확인됐고, 서쪽 건물 터와는 별도의 배수체계를 갖춰 독립된 생활을 하던 공간으로 밝혀졌다.최 청장은 "동궁 건물지는 대지 조성 단계부터 왕과 태자의 공간이라는 위계 차이를 두고 경관 조성도 계획적으로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월지 서편 건물지는 왕의 공간(연회장 추정)이고, 이번에 발굴된 월지 동편 건물지가 진짜 태자의 동궁이라는 의미다.새로 발견된 건물지 규모는 정면 5칸(25m), 측면 4칸(21.9m)에 달한다. 건물지 안에 기둥을 없앤 감주(減柱) 시설, 일정시점 월대 공간 증축, 계단지 5개소가 확인됐다.최 청장은 "이 결과는 편견을 깨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진짜 동궁을 새로 찾는 과정 역시 그러할 것이고 이는 현재까지 가졌던 동궁과 월지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이날 공개회는 지난 10년 간 발굴조사한 성과를 총망라해 발표하는 자리다.국가유산청은 지난 2014년 경상북도, 경주시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추진단'을 발족했다. 이후 2019년 제정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신라왕경에 있는 핵심유적 14개를 대상으로 지금까지 조사·연구와 정비·복원 사업을 진행해왔다.이날 발표는 신라 왕경 핵심유적 14개소 중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추진해온 신라 왕궁 '월성'과 '동궁과 월지' 발굴조사의 주요 성과다.이날 발표에서는 그동안의 발굴 성과를 되짚고 추가로 찾아낸 의례의 흔적과 유물들을 공개했다.2017년에는 신라왕성인 월성의 성벽을 쌓아올릴때 견고한 축조를 기원하며 50대 남녀를 제물로 쓴 인신공희(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의식) 흔적, 2019년에는 월성 해자에서 의례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축소 모형 목재 등이 발굴됐다.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해 10월 의례 제물로 바쳐진 개를 공개한 바 있다. 이후 12월까지 진행된 추가 조사에서 개 한 마리를 더 확인했다. 그 주변에서 수정 목걸이가 담긴 옷칠 나무 상자와 둥근고리칼, 상어이빨 등을 발굴했다.최 청장은 "지난해 10월 경주 월성에서 희생된 개 뼈가 온전하게 드러났다"며 "직경 6m 원형의 검게 탄 유구는 신라 성립 이전 사로국 시기 의례 흔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이어 "의례를 위해 희생된 개는 머리 위에서 아래로 힘이 가해져 목이 꺾이고 목뼈도 이탈된 것으로 보인다”며 “분명 자연스럽게 묻혀진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또 "지난해 공개된 의례 유구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조사 성과들은 지금까지 잘 알 수 없었던 3세기 대 의례 모습을 가시화한 유물"이라고 의미를 부각했다.국가유산청은 기존에 월지 주변에서 발굴된 코끼리 상아 주사위(2017), 선각단 화쌍조문금박(2022) 등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이번에 '진짜 동궁'이 발견 됨에 따라 상아 주사위 등의 출토 위치가 진짜 동궁의 북쪽 생활공간으로 확인된 만큼, 고급 놀이기구와 신라 공예 문화 대표 유물을 통해 태자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다.최 청장은 "월지 주변에서 발견돼 그와 관련된 유물로 보고됐지만 출토 위치가 태자의 생활공간으로 확인되면서 출토 유물들에 새로운 의미를 더할 수 있게 됐다"며 "역사를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역사의 숨어있던 1㎝를 찾아내 살아 있는 역사로 되살리겠다"고 덧붙였다.
- 한·중 예술 배틀, '수묵별미' 수묵화 전쟁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는 ‘수묵별미: 한·중 근현대회화’ 전시가 막바지에 접어들며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양국의 대표적인 근현대 수묵채색화 작품을 통해 120여 년에 걸친 수묵화의 변천사를 조망한다.전시에는 한국의 안중식, 이상범, 변관식, 이응노, 천경자, 황창배, 박대성 등 69명의 작품 74점이 출품되었으며, 중국에서는 우창숴, 푸파오스, 쉬베이훙, 치바이스 등 76명의 작품 74점이 전시된다. 전시는 양국의 근현대 수묵화 역사를 전통 계승과 현대적 변신이라는 주제로 4부로 나누어 구성되었으며, 한국은 1980년대, 중국은 1990년대 개혁개방 시기를 중요한 전환점으로 설정했다.특히 수묵화 애호가들의 관심은 19세기 말~20세기 초반 중국 수묵화의 혁신을 이끈 거장들의 작품에 쏠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우창숴의 ‘구슬’(1920), 쉬베이훙의 ‘전마’(1942), 치바이스의 ‘연꽃과 원앙’(1955) 등 중국 국가문물국이 규정한 1~3급 문물 32점을 전시하며 그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보다 작은 작품 크기와 소량의 출품작으로 인해 중국 수묵화 특유의 대형 스케일을 기대한 관람객들에게는 다소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다.반면 한국 수묵화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큰 스케일로 주목받고 있다. 쉬베이훙의 ‘전마’(1942)가 김기창의 ‘군마’(1955)보다 작은 규모를 보이면서, 한국 작가들의 대형 작품들이 더욱 돋보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최석환의 ‘묵포도도’(19세기)와 같은 대형 병풍 작품들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킨다.문화대혁명(1966~1976)이 중국 회화사에 미친 영향도 이번 전시에서 상대적으로 덜 다뤄져 아쉬움을 남긴다. 다만, 랴오빙슝의 ‘자조’(1979)가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암시하는 작품으로 전시되었다. 또한, 리커란은 전통적인 문인화에서 벗어나 사실주의와 판화 기법을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으나,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대표적 대작을 충분히 감상하기 어려운 점이 지적된다.한편, 전시는 단순히 개별 작가의 걸작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과 중국 수묵화의 전반적인 경향을 비교하며 시대적 흐름을 조망하는 데 의의를 둔다. 한국에서는 1960년대 이후 서양화의 영향을 받아 앵포르멜, 기하학적 추상, 모노크롬 회화 등 다양한 현대적 실험이 수묵화에도 적용되었으며, 특히 1980년대 이후 더욱 자유롭고 혁신적인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에 비해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리얼리즘 기조를 유지하면서 보다 전통적인 수묵화의 틀을 고수한 모습을 보인다.미술계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단순히 개별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한국과 중국 근현대 수묵화의 흐름을 총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다음 전시에서 더 깊이 있는 연구와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묵별미: 한·중 근현대회화’ 전시는 오는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다.
- 3천년 만의 귀환, 히타이트 보물 서울을 깨우다
오는 3월 8일,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놀라운 시간 여행이 시작된다. 2025 백제문화 특별전 '히타이트 : 오리엔트의 최강제국'을 통해 고대 오리엔트 3대 강국 중 하나였던 히타이트 제국의 숨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고대 오리엔트 3대 강국 중 하나였던 히타이트 제국의 유물들이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베일을 벗는다. 한성백제박물관은 3월 8일부터 6월 8일까지 2025 백제문화 특별전 '히타이트 : 오리엔트의 최강제국'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전시는 국립김해박물관에 이은 순회전시로, 튀르키예 초룸시에서 출발해 1만km의 대장정 끝에 서울에 도착한 212점의 진귀한 유물들을 선보인다. 전시품들은 히타이트의 수도였던 하투샤 유적에서 출토된 것으로, 청동 무기와 갑옷, 동물 모양의 토기, 생활 도구 등 당시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들이다.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히타이트 문명 해독의 열쇠가 된 점토판이다. 쐐기문자와 상형문자로 기록된 점토판은 20세기 초 발견되기 전까지 미지의 제국이었던 히타이트의 실체를 밝혀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히타이트는 기원전 17세기에서 12세기까지 현재의 튀르키예 지역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제국으로, 철기 제련 기술을 최초로 발달시켜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했다. 바빌론을 멸망시키고 이집트와 세계 최초의 평화조약을 맺는 등 당시 오리엔트 세계의 패권을 놓고 경쟁했던 히타이트의 위상을 보여주는 유물들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역사적 상상력을 선사할 것이다.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동북아시아를 넘어 고대 서양 문명인 히타이트를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인류의 다양한 고대 문화유산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