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호, 손호준 암살하나?...연극 '킬링 시저'에서 펼쳐질 충격적 배신극
배우 손호준과 유승호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불멸의 명작을 재해석한 연극 '킬링 시저'에 출연하며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토브씨어터컴퍼니는 19일 공식 발표를 통해 오는 5월 10일부터 7월 20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킬링 시저'를 공연한다고 밝혔다.'킬링 시저'는 셰익스피어의 역사적 비극 '줄리어스 시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권력과 이상, 배신과 정의의 경계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이 작품은 로마 공화정을 지키기 위해 시저를 암살했으나, 결국 그 행위가 또 다른 독재자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아이러니를 강렬하게 그려낸다.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로마의 절대적 지도자였으나 황제의 왕관을 쓰기 직전 암살당하는 '시저' 역에 김준원과 손호준이 더블 캐스팅되어 각자의 해석으로 캐릭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손호준은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준 카리스마와 무대 장악력을 바탕으로, 권력의 정점에 선 시저의 위엄과 내면의 고뇌를 표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정치적 야망과 공화국 수호라는 명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카시우스' 역에는 연극계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 양지원이 캐스팅되었다. 양지원은 복잡한 내면 연기와 강렬한 존재감으로 카시우스의 다층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낼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유승호는 공화국의 이상을 위해 친구를 배신해야 하는 딜레마 속에서 고뇌하는 이상주의자 '브루터스' 역을 맡았다. 유승호는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보여준 섬세한 감정 연기와 깊이 있는 캐릭터 해석을 바탕으로, 원칙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브루터스의 내적 투쟁을 생생하게 그려낼 예정이다.특히 손호준과 유승호는 지난해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파격적인 외형과 개성을 표현해야 하는 프라이어 윌터 역에 멀티 캐스팅되어 첫 무대 도전을 함께 했던 인연이 있다. 두 배우는 최근 신생 매니지먼트사 333엔터테인먼트와 나란히 전속계약을 체결하며 화제를 모았고, 이번 '킬링 시저'를 통해 다시 한번 무대 호흡을 맞추게 되어 연극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킬링 시저'의 제작진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 기가 막힌 정치 이야기는 단 세 캐릭터에 의해 펼쳐진다"며 "여기에 7명의 코러스가 다양한 인물과 상황을 연기함으로써 매 순간 파격적인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기존의 셰익스피어 원작과는 차별화된 구성으로, 핵심 인물들의 심리와 갈등에 더욱 집중한 연출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이번 공연은 고전 명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면서도 권력과 정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이라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본질적 주제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손호준과 유승호라는 두 인기 배우의 만남은 연극계뿐만 아니라 대중문화계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킬링 시저'는 오는 5월 10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7월 20일까지 약 두 달간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티켓 예매 정보와 상세 일정은 추후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 르네 야콥스 내한 공연..'바로크의 진수' 선사
벨기에 출신의 고음악 지휘자 르네 야콥스(René Jacobs)와 그의 시대 악기 전문 오케스트라인 B'ROCK이 오는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특별한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담은 작품으로, 1700년대의 헨델 음악을 중심으로 펼쳐질 예정이다.르네 야콥스는 카운터테너 출신으로, 오페라와 종교음악, 오라토리오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한 지휘자이다. 그는 고음악 분야에서의 깊은 이해와 연구를 바탕으로, 역사적인 악기와 연주법을 고수하는 시대 악기 전문 오케스트라 B'ROCK을 이끌고 있다. B'ROCK은 2012년부터 르네 야콥스와 협력하여 바로크 음악을 충실히 재현해온 명문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고음악의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하며, 고전과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생동감 있게 살아 숨쉬게 하고 있다.이번 공연에서 B'ROCK 오케스트라는 헨델(1685–1759)의 첫 번째 오라토리오인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를 선보인다. 오라토리오는 17세기부터 18세기까지 유럽에서 성행했던 대규모 종교적 음악 형태로, 이 작품은 헨델이 1705년에 작곡한 첫 번째 오라토리오로, 죽음과 삶,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철학적 담론을 담고 있다.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는 '아름다움'이 '즐거움'에서 벗어나 '시간'과 '깨달음'의 인도를 받으며 내면의 성장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다. 이 작품은 바로크 시대의 철학적 사유와 아름다움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고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물음을 음악으로 풀어낸다.소프라노 임선혜는 이 오라토리오에서 주인공인 '아름다움' 역할을 맡아, 작품의 중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소프라노 카테리나 카스페르, 카운터테너 폴 피기에, 테너 토머스 워커 등 국내외 유명한 성악가들이 함께 출연하여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이 공연은 헨델의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를 전막으로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로, 고음악 애호가들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또한,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이 공연을 통해 쉽게 접하기 어려운 헨델의 오라토리오를 전막으로 감상할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제공하며, 오페라 *‘리날도’*에서 유명한 아리아인 *‘울게 하소서’*의 원작 아리아 *‘가시는 놔두고 장미를 꺾어라’*도 들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공연은 고음악의 깊이를 느끼고, 바로크 시대 음악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르네 야콥스와 B'ROCK 오케스트라의 이번 공연은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다. 역사적인 악기와 연주법으로 재현된 헨델의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이 공연은, 음악적 깊이와 감동을 제공하며 관객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르네 야콥스는 고음악을 재현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두고 있으며, 고음악의 "정통성"을 고수하는 데 집중하면서도 음악에 감정적이고 인간적인 요소를 강조하여, 바로크 음악이 갖는 깊은 감동을 전달하고자 한다. 르네 야콥스는 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고음악 지휘자이자 카운터테너로, 고전 및 바로크 음악 분야에서 독보적인 명성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의 음악 경력은 단순히 지휘자로서의 활동에 그치지 않고, 고음악(early music)과 역사적인 악기 연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 연구와 재현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 그는 오페라, 오라토리오, 종교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고음악의 전통을 현대에 맞게 재조명하고 있다.르네 야콥스는 원래 카운터테너로서 경력을 시작했으며, 카운터테너는 남성 성악가 중 가장 높은 음역을 소화할 수 있는 성역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그의 카운터테너 경력은 그를 단순한 성악가를 넘어서 음악 이론가로서의 기반을 마련해주었다. 그는 다양한 바로크 오페라와 오라토리오에서 주연을 맡았고, 특히 헨델, 바흐, 비발디와 같은 작곡가의 작품을 주로 다루었다. 그의 목소리는 높은 음역과 풍부한 감정을 잘 표현하며, 바로크 음악 특유의 섬세하고 정교한 스타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지휘자로서 르네 야콥스는 고음악 분야에서 중요한 인물로 자리잡았다. 고음악(early music) 분야는 주로 바로크, 고전주의,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을 재현하는 분야로, 당시 사용되었던 시대 악기와 연주 기법을 현대에 맞게 되살리는 작업을 한다. 그는 이러한 작업을 철저히 연구하고 실현하며, 특히 **B'ROCK 오케스트라**와 함께 바로크 음악의 명작을 재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의 지휘 스타일은 전통적인 바로크 음악의 특성을 현대적 감각으로 해석하는 방식으로, 오케스트라가 당시 사용되었던 악기를 활용해 더 정통적이고 충실한 연주를 펼칠 수 있도록 이끌었다.르네 야콥스의 활동은 고음악 분야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그는 현대의 고음악 지휘자들에게 큰 영향을 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고음악의 전통을 현대적 해석과 기법으로 재조명하며, 고음악을 현대적인 감각으로도 풍성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든 인물이다. 이번 내한 공연은 그가 고음악 분야에서 이루어온 업적을 이어가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 2025년 예술의 전당, 전설의 지휘자들과 역대급 교향악 연다
예술의전당이 오는 4월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최하는 2025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는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18개 교향악단이 참여하는 대규모 음악 축제이다. 1989년에 시작해 올해 37년을 맞이하는 이 축제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특별한 공연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올해의 주제는 ‘더 뉴 비기닝(The New Beginning)’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의미 깊은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이번 교향악축제는 MZ세대의 신진 지휘자들이 참여하며, 그들과 함께 역대 최다 해외 협연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기념비적인 선곡과 희귀한 레퍼토리가 특징인 이번 축제에서는 창원시립교향악단, 인천시립교향악단,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라벨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청주시립교향악단, 대전시립교향악단은 쇼스타코비치 서거 5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를 마련한다.브람스,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등 다양한 작곡가들의 작품이 연주될 예정이며, 말러의 대표작도 소개된다.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과 마르티누, 힌데미트의 작품을 통해 20세기 음악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R. 슈트라우스의 클라리넷과 바순 협연(진주시향), 니노 로타의 더블베이스 협주곡(대구시향) 등 특이한 편성이 돋보이는 무대도 관객들의 관심을 끌 것이다. 특히 이번 축제는 정한결, 데이비드 이, 윤한결, 김선욱 등 젊은 지휘자들이 무대에 올라, 새롭고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또한 이병욱(광주시향)과 홍석원(부산시향) 등 새로 취임한 지휘자들도 포디움에 오르며, 축제의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세계 무대에서 활동 중인 연주자들의 협연도 큰 주목을 받는다. 2024 윤이상국제콩쿠르 우승자 차오원 뤄(수원시향), 일본 바이올리니스트 사야카 쇼지(KBS), 2023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아르세니 문(전주시향) 등이 공연에 참여하며, 라디오프랑스필 악장 박지윤(부천시향), 함부르크필 수석 바수니스트 김민주(진주시향)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연주자들도 무대에 오른다.이 외에도 2024 막스 로스탈 콩쿠르 우승자 신경식(청주시향), 런던심포니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대구시향) 등 다양한 실력파 연주자들이 출연할 예정이며, 플루티스트 윤혜리(인천시향),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진주시향),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대전시향), 첼리스트 이상은(광주시향) 등 유명 협연자들이 무대를 빛낸다.이번 교향악축제의 특별한 점은 디지털 스테이지를 통해 모든 공연을 무료 생중계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공연장에 직접 방문할 수 없는 사람들도 실시간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예술의전당 야외광장과 부산영화의전당 광장에서는 야외 상영도 진행되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음악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예술의전당 관계자는 “교향악축제는 매년 다양한 교향악단이 한자리에 모여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이는 특별한 무대”라며, “이번 축제는 젊은 세대의 신선한 에너지와 해외에서 활약하는 유명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뜻깊은 행사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드림씨어터(3월 29-30일)와 대구 계명아트센터(4월 5-6일)에서 순차적으로 공연이 진행된다.
- '서울에선 목소리 내도, 지방에선 침묵해야 하는' 2030 여성들의 분노가 책으로 터졌다
12·3 비상계엄 내란사태가 초래한 민주주의 위기에 맞서 일어난 시민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고 있다. 특히 '다시 만날 세계에서'(안온북스)는 광장에서 분출한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았다. 이 책은 '남태령 대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여성 청년 농민 김후주, 경북 포항에서 서울과 지역 시위에 참여한 소설가 정보라, 다큐멘터리 '성덕'의 감독 오세연 등 9명의 여성 필자들이 함께 집필했다.광장은 각자에게 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유기농 과수원을 운영하며 글을 쓰는 김후주는 '농민운동 투쟁단'과 '비농민 시민'(특히 청년 여성들)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그녀의 사소한 트윗이 거대한 물결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책임감과 죄책감을 느끼며 '미디어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우발적으로 폭발하는 상황 속에서 당황하면서도 그 무게를 기꺼이 감당하려 했다. 김후주에게 남태령은 모든 연대자가 서로를 환대하고 함께 배우는 학습의 광장이었다.정보라 작가는 젊고 예쁜 여성들이 예쁜 응원봉을 들고 예쁘게 데모하는 모습을 "'기특해하고' 분석하는" "K-아저씨들의 남성우월주의적 시선"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대구 집회 현장에서 2030 여성의 참여 비율은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여성 발언자는 현저히 적었다. 정보라는 젊은 여성,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여성 이주민들이 광장에서 익명으로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곳이 서울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 국한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모든 이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오세연 감독은 범죄자가 된 스타를 옹호하는 팬들의 모습에서 국정농단으로 탄핵된 전 대통령 박근혜의 추종자들과의 유사성을 발견했다. 이번 탄핵광장에서 오 감독은 퀴어 페미니스트로 소개된 발언자의 목소리를 묻히게 하려 자기들끼리 구호를 외치는 남성들을 목격했다. 그녀는 "우리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얼마나 많고 높은지 그 예고편을 보는 것만 같았다"고 표현했다.한편, 그래픽 디자이너 63팀의 그래픽 시국선언 기록을 담은 '시대 정신'(안그라픽스)은 디자이너들의 집단 선언문으로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손색없는 물성과 내용을 갖추고 있다. 이 책은 1960년 4·19부터 2025년까지 발표된 시국선언문에서 한 문장씩을 발췌한 포스터들을 담고 있으며, 그 자체로 시대정신을 반영한다. "겨울은 춥다. 그래도 봄은 온다."라는 문구처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이 두 권의 책은 각각 212쪽(1만6800원), 272쪽(2만원)으로 출간되었으며, 민주주의 위기 속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용기와 연대의 기록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다시 만날 세계에서'는 광장 민주주의 속에서 여성들의 역할과 경험에 주목함으로써, 민주주의 투쟁에서 종종 간과되는 젠더 관점을 제시한다. '시대 정신'은 시각적 언어로 민주주의 가치를 표현하며 디자인과 사회 참여의 결합을 보여준다.
- 69년 만에 깨어난 기억…한 번의 전시, 쟁쟁한 화가들 발자취
"나의 큰 자랑"이라며 60여 점의 현대화가 작품을 수집했던 윤상(1919~60). 1956년 7월, 그는 서울 동화백화점(현 신세계) 화랑에서 '제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을 열었다. 고희동, 이상범, 김환기, 장욱진 등 49명의 작가, 64점의 작품. 단 9일간의 짧은 전시였지만, 한국 현대미술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다. "더 성대한 전람회"를 약속했지만, 41세에 요절하며 그 꿈은 이루지 못했다.과수원 운영, 평양 출신… 알려진 정보는 단편적. 이름마저 희미해진 그를 기억하는 건, '제1회 윤상 수집 현대화가 작품전 기념서화첩'(방명록)뿐이다. 한지로 묶인 이 서첩에는 전시를 찾은 104명의 문화예술인들이 남긴 흔적이 오롯이 담겼다.천경자는 도라지꽃 그림과 함께 "작품이 많이 나가지 않아…"라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박득순, 김기창은 윤상의 초상화를 그리며 '털보형'이라 불렀다. 화가, 배우, 문인, 음악가… 각계 인사들의 그림과 메모는 1950년대 문화예술계의 생생한 풍경을 전한다.OCI미술관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22일)은 이 방명록을 실마리로 1956년의 전시를 재조명한다. 2010년 경매에서 방명록을 확보한 후, 15년간의 연구 끝에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다.도록조차 없던 시절, 전시의 실체는 리플릿(국립현대미술관 소장)과 신문 기사 스크랩으로만 짐작할 뿐. 윤상의 컬렉션은 흩어졌고, 현재 확인되는 작품은 단 두 점. 장욱진의 '가족'(1954, 당시 제목 '마을'), 그리고 유영국의 '도시'다. 유제욱 학예사는 "방명록은 작품의 유통, 제목 변화 등 한국 현대미술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라고 설명한다.이번 전시에는 유영국의 '도시'를 비롯해, 당시 참여 작가 15명의 작품, 임응식 작가의 사진 57점이 함께 걸린다. 특히 '도시'는 윤상의 전시 이후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1956년은 '국전 분규'로 미술계가 분열된 시기. 하지만 윤상의 전시에는 대한미협(홍대파) 위원장 도상봉이 서문을 쓰고, 고희동의 작품이 첫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미협(서울대파) 회원들의 작품도 함께였다. 개인의 취향으로 이뤄낸 '화합의 전시'였던 셈이다.전시 개막 후, 윤상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이중섭의 방명록에서 윤상의 도장이 발견되었고, 원로 화가 박광진은 윤상과의 인연을 증언했다. 미술관은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콜로키엄을 개최할 예정이다.한 권의 방명록으로 되살아난 잊혀진 컬렉터 윤상. 그의 방명록에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 김재원이 남긴 독일어 문장은, 그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을 대변하는 듯하다.
- '몽글몽글 그림체 맛집' 에미 쿠라야, 서울 4년 만에 전시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소녀, 그 안에 숨겨진 감정의 파동을 느껴보세요."일본 현대미술의 신성, 에미 쿠라야의 개인전 '해피 버니'가 갤러리 페로탕 서울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2021년 이후 4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4월 19일까지 계속된다.애니메이션적 요소를 회화에 녹여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한 쿠라야.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회화와 드로잉을 통해 더욱 깊어진 작가의 예술혼을 만날 수 있다. 만화적 상상력과 섬세한 회화 기법의 조화는 인물 내면의 미묘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드러낸다.쿠라야 작품의 주인공은 대부분 어린 소녀다. (때로는 소년이 등장하기도 한다.) 파스텔 톤으로 그려진 도쿄와 그 주변 도시의 풍경은 잔잔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람객을 아련한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이끈다.작품 속 소녀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반영한 듯 보인다. 무표정에 가까운 얼굴, 순수함이 묻어나는 커다란 눈, 그리고 작게 표현된 입. 어쩌면 내성적이고 조용한 작가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 캐릭터일지도 모른다.쿠라야의 소녀들은 마치 현실 세계에 등장한 만화 캐릭터 같다. 이들은 독특한 존재감으로 관람객을 사로잡고, 사춘기 시절의 섬세하고 복잡한 감정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작가는 "무라카미 다카시가 주도한 '슈퍼플랫'의 영향을 받았지만, 흐릿한 윤곽선과 구체적인 장소 배경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 또한, 캐릭터의 심리 상태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기쁨, 슬픔, 외로움, 수줍음, 무력감... 소녀 시절 누구나 겪었을 법한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도시 속 일상적인 캐릭터에 투영했어요. 의상, 색감, 취향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관람객과의 정서적 교감을 이끌어내고자 했습니다."에미 쿠라야는 일본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이다. 도쿄 타마미술대학 졸업 후 서울, 상하이, 파리, 홍콩 등 세계 각지에서 개인전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2018년부터는 무라카미 다카시의 아트 소사이어티 '카이카이키키'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 당신이 잊고 있던 그 게임 '타이니팜', 중독성 100배로 부활
2011년 첫 출시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많은 모바일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타이니팜'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했다. 컴투스의 인기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게임(SNG) '타이니팜'이 현대적 감각을 더한 '타이니팜: 리마스터' 버전으로 돌아와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타이니팜: 리마스터'는 귀여운 동물들을 키우고 농장을 경영하는 원작의 핵심 콘셉트와 힐링 요소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현대 게임의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개선점을 선보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00가지 이상의 편의성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넓어진 화면 구성으로 게임 플레이가 한결 쾌적해졌으며, 로딩 시간이 대폭 감소하여 기다림의 지루함을 줄였다. 또한 안정적인 서버 환경 구축으로 끊김 없는 게임 경험을 제공하고, 초보자들을 위한 상세한 튜토리얼도 추가되었다.게임 내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편리해져 농장 관리와 동물 돌보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이전 버전에서 불편했던 요소들이 대거 개선되어 유저들은 더욱 효율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 신규 동물과 꾸미기 아이템이 다수 추가되어 수집의 재미도 한층 강화되었다.정식 출시를 기념하여 다양한 기간 한정 이벤트도 마련되었다. '꽃잎 다람쥐들' 이벤트에서는 출시 한정 건물인 '돌아온 타이니 하우스'와 특별 동물 '벚꽃 다람쥐'를 획득할 수 있어 컬렉터들의 열정을 자극하고 있다. 또한 '달콤한 데이트' 이벤트에 참여하면 귀여운 '쪼꼬 5형제' 동물과 '2단 쪼꼬 퐁듀 케이크' 등 한정 보상을 얻을 수 있어 게임의 재미를 더욱 확장할 수 있다.'타이니팜: 리마스터'는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게임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와 업데이트 소식은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개발사는 앞으로도 신규 콘텐츠와 이벤트를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하이브로 관계자는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아온 타이니팜 IP의 정통성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유저들에게 특별한 힐링과 재미를 선사하고자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또한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끊임없는 소통으로 유저 여러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서비스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이며 유저들과의 소통을 강조했다.이번 리마스터 버전은 오래된 팬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새로운 요소들로 신선함을 제공하고, 신규 유저들에게는 접근성을 높인 게임성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이 고사양 그래픽과 복잡한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가운데, '타이니팜: 리마스터'는 간결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게임성으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리마스터 버전이 오랜 시간 사랑받은 IP의 재해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타이니팜: 리마스터'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
- 황실의 마지막 비밀옷장이 열린다... 100년 만에 공개되는 '의친왕가의 복식'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새롭게 지정된 '의친왕가(家) 복식'이 일반에 공개된다. 국가유산청은 3월 12일부터 5월 11일까지 약 두 달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의친왕가 복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기념 특별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에 전시되는 의친왕가 복식은 대한제국 황실의 마지막 황족 중 한 명이었던 의친왕 이강(1877~1955)의 가족 유품이다. 의친왕은 조선의 제26대 왕 고종의 일곱째 아들로, 대한제국 시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복잡한 시대를 살았던 인물이다.특히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복식 유물들은 의친왕비 연안 김씨(김사기, 1893~1971)가 의친왕의 다섯째 딸인 이해경 여사에게 물려준 것으로, 지난 2월 26일 국가민속문화유산 제61호로 공식 지정되었다. 이 복식들은 대한제국 말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왕실 여성들이 착용했던 의복과 장신구의 실체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의친왕가 복식은 총 7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왕실 여성의 예복 중 겉옷인 원삼과 당의, 화려한 장식이 있는 스란치마, 머리에 쓰는 화관, 여성 장신구인 노리개, 그리고 궁녀들이 사용했던 허리띠가 포함되어 있다.국가유산청은 이 복식들이 유래가 명확하고 착용자의 지위에 따른 궁중복식의 특징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의친왕가 복식은 20세기 초 왕실 여성들의 의생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증거물로 인정받고 있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실제 유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의친왕가 복식' 일괄 유물 7점의 실물을 특수 제작된 전시 케이스에 보관하여 관람객들에게 선보입니다. 또한 고화질 영상 기술을 활용하여 복식의 섬세한 색깔과 문양, 제작 기법 등을 자세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전시를 기획한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의친왕가 복식은 단순한 의복을 넘어 한국 근현대사의 격동기를 거친 왕실 문화의 흔적"이라며 "특히 원삼과 당의에 사용된 화려한 자수와 금박 장식은 당시 최고 수준의 장인 기술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의친왕가 복식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자료도 함께 제공된다. 관람객들은 대한제국 시기 왕실 의례와 복식 문화, 그리고 일제강점기 황실 가족들의 생활상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전통 복식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문화유산의 보존과 계승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시는 별도의 입장료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 한국 게임사들 '중국 재정복' 나선다... 그러나 기다리는 건 '역습의 함정'
2016년 사드(THAAD) 배치로 촉발된 한한령(限韓令)이 마침내 해제 수순을 밟는 분위기다. 중국의 한류 콘텐츠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동안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게임업계가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재진출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최근 한한령 해빙의 가장 뚜렷한 신호탄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미키17'이 중국 전역에서 상영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 감독의 영화가 중국에서 정식 개봉한 것은 무려 4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이 영화가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한 할리우드 작품으로 분류되어 상영이 가능했다는 해석도 있지만, 최근 양국 간 교류가 활발해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실제로 지난달 초 방중한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류 문화 개방을 요청하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문화 교류는 양국 관계에서 매우 매력적인 요소"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한 중국은 이달 내로 문화사절단을 한국에 파견할 계획이며, 시 주석이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중국 정부가 한한령의 존재 자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어 명문화된 해제 선언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화해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이러한 흐름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바로 게임업계다. 한한령 이후 중국 당국은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증)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세계 2위 규모의 게임 시장이 막히면서 국내 게임사들의 수출 타격은 불가피했다.이제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중국 시장 재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중 '블레이드앤소울2'를 중국에 선보일 계획이며, 시프트업은 '승리의여신: 니케'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에서 사전예약자 300만 명을 돌파한 '니케'는 시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위메이드는 3분기 '미르M'의 중국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넥슨도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카잔'을 현지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재진입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8년간 중국 게임사들은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 경쟁력을 크게 향상시켰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중국 게임들이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중국 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게임위원회(GPC)에 따르면, 중국 게임의 한국 수출액은 2020년 약 1조9760억원에서 2024년 약 2조4000억원으로 21%나 증가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중국산 게임 '라스트워: 서바이벌'과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각각 361억원, 35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 2위를 차지했다. '인페르노 나인'도 187억원으로 4위에 오르는 등 중국 게임의 한국 시장 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침체했던 국내 게임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 재진출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크래프톤과 넥슨의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시장 인기를 바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넥슨은 작년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모바일'의 대흥행으로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업계 관계자는 "2017년부터 한한령 해제를 점치는 시각은 꾸준히 있었지만 매번 이렇다 할 변화는 없었다"면서도 "작년부터 판호 발급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기류가 변했고, 혼란스러운 글로벌 상황과 맞물려 중국과의 화해 무드가 급물살을 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출시 후 뒤늦게 판호가 발급되는 탓에 트렌드에 맞는 게임을 중국에 선보이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 문제가 해소된다면 한국 게임사들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300년 전 음악'이 당신의 인생을 바꾼다?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지는 르네 야콥스의 세계
예술의전당이 클래식 음악 팬들을 위한 특별한 공연을 준비했다. 오는 29일 콘서트홀에서 펼쳐질 '르네 야콥스와 B'Rock(비록) 오케스트라' 공연은 바로크 음악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예술의전당은 11일 '2025 SAC 월드스타시리즈'의 일환으로 이번 공연을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헨델의 첫 번째 오라토리오인 '시간과 깨달음의 승리(Il trionfo del Tempo e del Disinganno)'다. 1707년 봄, 당시 22세였던 헨델이 로마에 머물며 작곡한 이 작품은 그의 초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음악적 성취를 보여준다. 특히 이 작품은 헨델이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던 시기에 작곡된 것으로, 그의 이탈리아 양식 습득과 발전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시간과 깨달음의 승리'는 단순한 음악 작품을 넘어 철학적 깊이를 지닌 알레고리적 작품이다. 주인공 '아름다움(Bellezza)'이 '즐거움(Piacere)'의 유혹에서 벗어나 '시간(Tempo)'과 '깨달음(Disinganno)'의 인도를 받아 내면의 성장을 이루는 과정을 그린다. 이는 바로크 시대의 중요한 철학적 담론인 인간의 본질, 삶과 죽음, 그리고 영원성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다. 헨델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덧없는 아름다움과 세속적 즐거움의 유혹, 그리고 궁극적으로 영원한 진리를 향한 영혼의 여정을 음악으로 표현했다.이번 공연을 이끄는 르네 야콥스는 현대 고음악(Early Music)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지휘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원래 카운터테너 성악가로 활동하다 지휘자로 전향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성악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그의 해석은 음악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과 섬세함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바로크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분야에서 그의 업적은 독보적이며, 수십 년간의 연구와 연주를 통해 바로크 음악의 진정한 모습을 현대에 되살리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르네 야콥스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비록 오케스트라(B'Rock Orchestra)는 벨기에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시대악기 전문 연주단체다. 2005년 창단 이후 유럽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전달해온 이들은 2012년부터 르네 야콥스와 협업을 시작했다. 이들의 만남은 바로크 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며, 함께 헨델, 바흐, 텔레만 등 바로크 대가들의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며 호평을 받아왔다.이번 공연에서 주인공 '아름다움' 역을 맡은 소프라노 임선혜는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바로크 음악 전문 성악가다. 폭넓은 음역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유럽 고음악계에서도 인정받는 그녀의 참여는 이번 공연의 큰 기대 요소다. 그녀는 특히 헨델의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뛰어난 해석으로 알려져 있어, '아름다움' 캐릭터의 복잡한 심리와 성장 과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주목된다.임선혜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성악진도 화려하다. 소프라노 카테리나 카스페르, 카운터테너 폴 피기에, 테너 토머스 워커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바로크 음악 전문 성악가들이 각각 '즐거움', '깨달음', '시간' 역을 맡아 풍성한 앙상블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유럽 고음악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바로크 오페라와 오라토리오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아온 전문가들이다.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바로크 시대의 철학적 사유와 음악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헨델의 초기 걸작을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해석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클래식 음악 팬들에게 놓칠 수 없는 공연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