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욱진: 영원한 집'..한국형 감성으로 뉴욕 접수
자연과 가족, 그리고 평범한 일상의 아름다움을 단순한 형상으로 따뜻하게 담아낸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 장욱진(1917~1990)의 첫 해외 개인전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오는 5월 7일부터 7월 19일까지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에 위치한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장욱진: 영원한 집(Jang Ukjin: Eternal Home)’ 전시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이번 전시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이 주관하는 첫 해외 전시이자, 해외에서 열리는 장욱진의 첫 단독 개인전으로 의미가 깊다. 장욱진은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과 함께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끈 2세대 서양화가로, 한국의 서정적 정서와 서구적 조형미를 융합해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한 인물이다. 그는 한평생 자연과 인간, 가족이라는 삶의 본질적 주제를 일상의 단순한 형상 안에 녹여냈으며, 대표작을 통해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세계관을 펼쳐 보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족도’(1972), ‘집과 아이’(1959) 등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을 포함한 총 4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관람객은 장욱진의 초기부터 말년까지의 작업 세계를 조망할 수 있으며, 그의 화풍 변화와 주제 의식의 흐름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장욱진이 사랑한 새, 나무, 집, 사람 등 반복적이고 상징적인 소재들이 전반에 걸쳐 등장하며, 그것들이 단순하고 상징적인 선과 색으로 표현되어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선명히 드러낸다.전시의 하이라이트는 1992년 뉴욕에서 발간된 화집 『황금방주(Golden Ark)』의 실물 공개다. 『황금방주』는 뉴욕의 예술 전문 출판사인 ‘한정판 출판클럽(Limited Editions Club, LEC)’이 한국을 대표할 예술가로 장욱진을 선정해 기획한 특별한 프로젝트로, 장욱진이 생전에 직접 고른 12점의 유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고급 판화집이다. 총 200부 한정으로 제작됐으며, 발간 당시 한국 작가로서는 최초로 이 출판사를 통해 세계 예술계에 이름을 알린 사례로 기록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이 해당 화집의 실제 페이지를 직접 넘겨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장욱진의 작품은 복잡하고 난해한 기법보다는 단순한 선과 면을 바탕으로 어린아이의 그림 같은 천진한 감성을 전달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그는 스스로를 “나는 단순한 것이 좋다”고 말하며, 복잡한 사회와 감정을 단정하고 조용한 조형언어로 담아냈다. 이러한 장욱진의 예술 세계는 세계 예술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번 뉴욕 개인전은 그의 작품이 세계 무대에 정식으로 소개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장욱진의 예술세계를 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뉴욕 전시를 통해 미국 내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장욱진을 비롯한 국내 예술가들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전시 관람 및 세부 사항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뉴욕한국문화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뉴욕 현지에서는 현장 예약을 통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한국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미술 애호가와 유학생, 교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욱진의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예술 언어가 뉴욕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현실보다 더 소름 돋는 연극 ‘시련’, 연기파 총출동
연극 ‘시련’이 6년 만에 다시 무대 위로 돌아왔다. 이번 무대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펼쳐지며, 엄기준, 김수로, 박은석, 류인아 등 연기력으로 정평 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연극은 무대의 형식부터 내용까지 관객을 완전히 몰입하게 만든다. 하얗게 칠해진 사방 막힌 벽 속, 배우들은 숨가쁘게 대사를 쏟아내고 관객은 점차 그 혼란 속에 휘말려 든다. 이러한 연출은 극 중 주요 소재인 마녀재판의 광기와 긴장감을 더욱 극대화시킨다.‘시련’은 ‘세일즈맨의 죽음’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극작가 아서 밀러가 1953년 발표한 대표작이다. 1692년 실제 미국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에서 발생한 마녀재판 사건을 바탕으로 하며, 당시 미국 사회를 휩쓴 매카시즘 광풍을 비판하기 위해 창작됐다. 밀러는 극을 통해 개인이 집단의 이익과 정치적 도구로 희생되는 과정을 그리고, 진실과 정의, 양심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되묻는다.작품의 배경은 마을 소녀들이 숲속에서 벌인 일종의 장난에서 시작된다. 이 장난은 곧 마을 전체를 흔드는 마녀재판으로 확산된다. 소녀들은 갑작스레 마녀를 색출하는 신의 도구가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공포와 의심 속에 서로를 고발한다. 이 와중에 평판 좋은 농부 존 프락터는 소녀들의 주장이 허위임을 알아차리지만,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가 마녀로 몰리며 그 역시 재판에 끌려들게 된다. 존은 결국 자신의 양심과 타협하지 못한 채 진실을 외치며 비극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연극의 미장센은 극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강화한다. 흰색 벽으로 둘러싸인 무대는 배우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마을 공동체가 가진 폐쇄성과 이중성을 드러낸다. 조명과 음향은 공포영화를 연상시키듯 긴장을 고조시키며, 특히 눈동자를 뒤집은 소녀들이 몸을 비트는 장면에서는 공포와 불쾌감이 관객의 몸을 타고 흐른다. 전체 러닝타임 180분 동안 긴장과 몰입은 한 순간도 끊기지 않는다. ‘시련’은 총 23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대형 연극이다. 이들이 각기 다른 인물로 무대에 등장하면서 세일럼 마을 특유의 광기 어린 분위기가 탄탄하게 구성된다. 출연진은 연극, 드라마, 영화 등 다방면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인물들이다. 존 프락터 역에는 엄기준과 강필석이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두 배우는 각자의 방식으로 존의 고뇌와 분노, 양심을 그려내며 무대에 깊이를 더한다.사무엘 패리스 목사 역은 박은석이 맡았다. 그는 권위주의적이고 탐욕스러운 인물로서 마을 혼란을 더욱 부추긴다. 반면, 진실을 좇으려는 목사 존 헤일은 박정복이 연기하며 인물 간의 윤리적 갈등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마녀재판을 주도하며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댄포스 판사는 남명렬이, 거짓 증언과 감정의 폭발로 재판을 조작하는 애비게일 윌리엄스 역은 류인아가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존 프락터의 아내이자 희생자의 상징인 엘리자베스는 여승희가, 애비게일의 조작극에 휘말리게 되는 하녀 메어리 워렌은 진지희가 연기한다. 다양한 인물이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서 각자의 신념과 욕망, 공포가 교차하며 이야기는 숨 돌릴 틈 없이 진행된다.이번 공연의 연출은 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신유청이 맡았다. 그는 ‘우리는 모두 세일럼 마을에 살고 있다’는 구절을 중심으로, 현대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는 집단 광기와 가짜 뉴스, 마녀사냥을 되짚는다. 그는 관객에게 “진실을 말하고 죽을 것인가, 거짓을 말하고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여전히 유효하며, 관객의 마음 깊숙한 곳을 찌른다.공연은 오는 4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무대 위에서는 인간의 본성과 사회 시스템, 정의와 거짓, 신념과 타협의 문제가 격렬하게 충돌한다. ‘시련’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되새겨야 할 거대한 질문을 품은 연극으로,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 조각보와 무당 방울이 런던 미술계를 뒤흔든 이유...영국인들도 놀란 '한국적 미학'
영국 현대미술계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터너상'에 사상 처음으로 한국계 작가가 최종 후보에 올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테이트 미술관은 23일(현지 시간) 2025년 터너상 최종 후보 4인에 제이디 차(한국명 차유미·42)가 포함됐다고 공식 발표했다.캐나다 출생의 차 작가는 한국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국 전통문화와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마고 할미, 바리공주, 구미호 같은 한국 전설과 무속 문화, 조각보 등 한국적 요소를 현대 미술 언어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터너상 심사위원단은 "차 작가가 한국 무속문화의 황동 방울이나 보자기를 활용해 만든 생생한 조각, 사운드, 설치 작품이 깊은 사유와 매혹적인 예술 세계를 정교하게 보여주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차 작가의 작품은 동서양의 경계를 넘나들며 문화적 정체성과 신화적 상상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이번에 후보로 선정된 작품은 2024년 2월부터 6월까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샤르자 비엔날레 16'에 출품한 설치 작품 '심해의 메아리를 가로지르는 달빛 고백: 당신의 조상은 고래, 지구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이다. 이 작품은 스페인 출신의 베니토 마요르 발레호 작가와의 협업으로 탄생했으며, 깊은 바다와 고래의 이미지를 통해 조상과 기억, 지구 생태계의 연결성을 탐구한다.차 작가는 이전에도 제주 해녀에게서 영감을 얻은 작품으로 2022년 제주비엔날레에 참가한 바 있으며, 2023년에는 스페이스K 미술관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현재는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소식을 접한 차 작가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나처럼 평범한 예술가의 작품을 좋게 봐주어 감사하고 겸허한 마음이 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1984년 영국의 대표적 화가 윌리엄 터너(1775~1851)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터너상은 영국에서 활동하는 현대미술 작가들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상으로, 애니시 커푸어, 데이미언 허스트 등 세계적인 미술가들이 수상한 바 있다. 차 작가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은넨나 카루, 이라크 출신의 모하메드 사미, 영국의 레네 마티치다.최종 수상자는 오는 12월 9일 영국 웨스트요크셔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계 작가의 첫 터너상 후보 진출은 국제 미술계에서 한국 문화와 예술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예약 폭주' 한강 신작, 출간 하루 만에 베스트 1위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수상 이후 처음으로 선보인 신작 산문집 『빛과 실』이 출간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빛과 실』이 지난 23일 예약 판매 시작과 동시에 종합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했다고 24일 밝혔다. 17일부터 23일까지의 판매 집계에 따르면, 이 책은 한강의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보다 3.7배, 2016년작 『흰』보다 8.6배, 부커상 수상 이전인 2014년작 『소년이 온다』에 비해 무려 104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신작 출간은 한강 작가의 기존 작품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는 전일 대비 5.8배, 『작별하지 않는다』는 2배, 『소년이 온다』는 1.7배의 판매 증가를 보였다. 특히 『빛과 실』이 포함된 문학과지성사의 산문 시리즈 ‘문지 에크리’ 전체도 덩달아 주목받으며, 직전 일주일 대비 52.6배의 판매 상승을 기록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출간 당일 오전 11시 판매 시작 전부터 관련 문의가 쏟아졌고, 신간 알림 신청에는 1만 2000명의 독자가 참여했으며, 댓글을 통해 신작을 기다리는 마음을 전한 독자도 3000명을 넘었다”며 “출간 전부터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고 설명했다. 교보문고에서도 『빛과 실』은 일간 및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23일 예약 판매 하루 만에 압도적 반응을 얻었고, 정식 판매가 시작되는 24일부터의 반응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예스24에서도 『빛과 실』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실시간 판매 1위에 올랐으며, 주간 베스트셀러에서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빛과 실』은 문학과지성사의 ‘문지 에크리’ 시리즈 아홉 번째 책으로, 자신만의 문체로 사유를 전개하는 작가들의 산문을 엮은 기획 시리즈다. 한강 작가는 이번 산문집에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인 「빛과 실」(2024)을 포함해 미발표 시, 산문, 일기 등 총 열두 꼭지의 글을 수록했다. 특히 작가가 ‘온전한 최초의 집’이라 부르는 ‘북향 방’과 ‘정원’에서 써낸 일기까지 담아 독자와의 깊은 교감을 시도했다. 각 글에는 작가가 직접 촬영한 사진도 함께 수록돼 그 의미를 더했다. 도서 유통업계도 빠르게 『빛과 실』을 확보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쿠팡은 23일 오전 11시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로켓배송’을 통해 다음날인 25일부터 배송을 보장하고 있다. 와우회원은 한 권만 주문해도 무료 배송 및 반품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최대 5%의 쿠팡캐시 적립 혜택도 제공된다. 쿠팡은 이전에도 한강 작가의 도서 예약 판매를 통해 문학 도서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바 있으며, 이번 신작 역시 유의미한 결과를 낳고 있다. 쿠팡은 작년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직후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흰』 등 대표작을 포함해 총 18종의 도서를 예약 판매했다. 당시 노벨상 발표 이후 작가의 도서가 일시 품절 사태를 빚자 선제적으로 예약 판매를 진행하며 독자들의 구매 열기를 수용했다. 쿠팡은 올해 들어 ‘오늘의 베스트셀러’ 페이지를 통해 분야별 인기 도서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와우회원 대상 월별 추천 도서 테마도 운영 중이다. 1월의 테마는 ‘부(富: 돈)’이었고, 이달에는 자기계발 분야 도서가 추천 목록에 올랐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G마켓도 『빛과 실』을 판매 중이다. 주문 시 ‘스타배송’을 통해 다음날인 25일 도착을 보장한다. G마켓은 스타배송을 통해 고객에게 지정일 배송을 약속하며, 약속 불이행 시 1000원을 보상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달리 같은 신세계그룹 계열의 편의점 이마트24는 이번 신작을 취급하지 않는다. 이마트24는 과거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 등을 온라인 예약 픽업으로 한정 수량 판매한 바 있으나, 이번 신간에 대해서는 별도의 유통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빛과 실』의 인기는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문학계와 독서 시장에 다시금 불어온 한강 열풍을 방증한다. 한강 작가는 독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문학적 성취와 사유의 깊이를 담은 산문을 통해 다시 한번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공고히 다졌다.
- 문화예술위가 몰래 준비한 '찾아가는 문화대잔치' 개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문화 소외지역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찾아가는 문화 서비스 '아트트럭' 행사를 전국 8개 지역에서 진행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통합문화이용권(문화누리카드)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적 혜택이 부족한 지역에 다양한 예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아트트럭은 말 그대로 예술을 실은 트럭이 직접 지역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주민들은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문화누리카드로 이용 가능한 마켓에서 쇼핑도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문화 서비스가 한 번에 제공되는 것이 이번 행사의 특징이다.행사는 4월 26일 부산 기장군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이어서 부산 동구(27일), 대전 대덕구(5월 10일), 경기도 양주시(5월 11일), 광주 광산구(5월 31일), 경남 거제시(6월 7일), 대구 군위군(6월 8일), 충남 금산군(6월 21일)까지 총 8개 지역을 순회할 예정이다.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이 구성되었으며,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올해 아트트럭은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공연 부문에서는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수행단체와 지역 예술단체는 물론, 국립국악원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같은 국내 최고 수준의 예술단체가 참여한다. 총 24회에 걸쳐 진행되는 공연은 클래식, 국악, 마술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수준 높은 예술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체험 프로그램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찾아가는 과학문화바우처'와 협력하여 운영된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과학문화 체험 및 전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예술뿐만 아니라 과학에 대한 흥미도 함께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문화누리마켓에서는 문화누리카드 이용자들이 국공립 기관 및 지역 가맹점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공예품을 구매하거나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최근 문화유산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뮷즈)과 국가유산진흥원도 이번 행사에 함께하여 전통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데 동참한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계자는 "아트트럭 행사를 통해 문화 소외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예술 경험을 제공하고, 문화누리카드의 활용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이용자들이 문화누리카드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덕수궁 밤마실 어때요? 역사 속으로 떠나는 '정동야행'
서울 중구의 대표적인 역사 문화 축제인 '정동야행'(貞洞夜行)이 오는 5월 23일과 24일 이틀간 덕수궁과 정동 일대에서 개최된다. 밤이 되면 더욱 아름다운 정동의 역사 문화 시설들이 문을 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맞이할 예정이다.2015년 서울 중구가 시작한 정동야행은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재 야행으로, 매년 2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인기 축제이다. 전국 각지에서 벤치마킹 사례가 이어질 만큼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 잡았다.올해 정동야행은 '정동의 빛, 미래를 수놓다'를 주제로, 23일 저녁 6시부터 밤 10시까지, 24일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된다. 대사관, 박물관, 종교시설, 국가유산, 미술관, 공연장 등 총 35개 역사 문화 시설이 참여하여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축제는 ▲야화(夜花, 역사 문화시설 야간 개방 및 문화공연) ▲야사(夜史, 정동길 체험행사) ▲야설(夜設, 거리 공연) ▲야로(夜路, 역사해설투어) ▲야경(夜景, 야간경관) ▲야식(夜食, 먹거리) ▲야시(夜市, 예술 장터 및 공방)의 7가지 테마로 구성된다.특히 개막일인 23일 저녁 6시 50분에는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중구 홍보대사인 피아니스트 다니엘 린데만과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가 출연하는 고궁 음악회가 열려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주한캐나다대사관과 주한영국대사관에서는 대사관 투어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정동제일교회, 성공회서울주교좌 성당, 구세군역사박물관 등에서는 오르간 연주, 성악, 금관악기 공연 등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정동의 역사를 깊이 있게 배우는 '다같이 돌자 정동한바퀴' 역사해설 투어는 한국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일어로 제공되어 외국인 관광객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축제의 중심 공간인 덕수궁 돌담길에서는 더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우리나라 최초 전화기 체험, 손글씨 엽서 꾸미기, 독립신문 호외 제작, 전통 무드등 만들기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이 마련된다. 또한 돌담길 곳곳에서 버스킹 공연, 이화여고 학생들의 거리 행진과 풍물 공연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지난 그림 공모전 작품과 중구 주민들의 희망 메시지도 돌담길을 따라 전시될 예정이다.아름다운 야경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곳곳에 설치된다. 을지로 조명으로 꾸며진 덕수궁 돌담길 포토존과 청사초롱, 별빛으로 빛나는 정동공원은 밤 산책의 낭만을 더한다. 근현대 시기 외국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푸드트럭 존도 운영된다.역사와 문화, 예술이 어우러진 정동야행은 5월의 밤,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로제가 콜드플레이 무대 '훔쳤다'... 지드래곤·태양도 목격한 '아파트' 떼창 현장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한국 공연이 K팝 스타들과의 특별한 만남으로 더욱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내한 공연 4일차 무대에는 블랙핑크의 로제가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했다.공연 직전 리허설에서 로제의 '아파트' 노래가 울려퍼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그녀의 게스트 출연 가능성이 제기됐다. 예상대로 본 공연에서 로제는 무대에 올라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과 함께 '아파트'를 열창했다. 두 아티스트는 무대 위에서 신나게 뛰며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고, 관객들의 떼창이 이어지는 등 현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최고조에 달했다.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에 크리스 마틴은 "한 번 더 부르자"고 제안했고, 이들은 앙코르까지 총 2번의 '아파트' 무대를 선보이며 공연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로제와 콜드플레이는 워너뮤직 산하 레이블 애틀랜틱 레코드에 함께 소속된 인연이 있다. 또한 로제는 콜드플레이의 대표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를 재해석해 화제를 모았으며, 이 버전이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2의 엔딩곡으로 사용되기도 했다.이날 공연장에는 또 다른 K팝 스타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빅뱅의 지드래곤과 태양이 관객으로 참석했으며, 지드래곤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배우 정해인, 가수 코드 쿤스트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흥미롭게도 크리스 마틴은 공연 중 "여러분, 너무 보고 싶었어요"라는 태양의 유명한 밈을 재현하기도 했다. 이에 태양은 후에 자신의 SNS에 공연 영상을 올리며 "헤이 콜드플레이. 나도 보고 싶었어"라고 화답해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로제의 깜짝 등장은 이번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가 됐다. 앞서 열린 공연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진이 크리스 마틴과 함께 '더 애스트로넛(The Astronaut)'을 부르며 관객들을 열광시킨 바 있다. 진과 크리스 마틴은 함께 작업한 이 곡을 통해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고, 이번에는 로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또 다른 특별한 무대를 만들어냈다.8년 만에 한국을 찾은 콜드플레이의 이번 내한 공연은 16일부터 시작해 총 6회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회차당 약 5만 명씩, 총 30만 명의 관객이 동원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공연이다. 모든 회차에 걸쳐 트와이스가 정식 게스트로 참여하고 있으며, 여기에 진과 로제의 깜짝 등장이 더해져 공연의 화제성을 높이고 있다.콜드플레이는 한국 팬들과 K팝 아티스트들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드러내며 이번 내한 공연을 통해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남은 공연에서는 또 어떤 깜짝 게스트가 등장할지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 댕댕이들 새 가족 찾아요! 5월 17일 핌피 입양제 놀러와요
유기견들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제2회 핌피 입양제'가 내달 17일 인천에서 열린다. 유기동물 임시보호 플랫폼 핌피바이러스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입양을 기다리는 유기견과 예비 입양자를 연결하며 건강한 입양 문화 확산을 목표로 한다.입양 홍보 기회가 적은 임시보호견과 유기견, 그리고 입양에 관심은 있지만 만날 기회가 부족했던 예비 입양자들에게 만남의 장을 제공하는 '핌피 입양제'는 2회째를 맞아 5월 17일 오전 10시부터 인천 계양구 다남동에 위치한 다남숲멍빌리지에서 진행된다.이번 축제에서는 강아지들의 귀여운 레드카펫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입후보견과의 만남, 멍동회, 바자회, 중고장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또한, 방문객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체험 및 상담 부스도 운영될 예정이다.지난해 첫 행사에는 90여 마리의 입후보견과 3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참여했으며, 50건 이상의 입양 신청과 15건 이상의 최종 입양 성과를 거두며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뎠다. 올해는 100마리 이상의 입후보견과 400명 이상의 방문객 참여가 예상되어 더욱 많은 유기견들이 새 가족을 만날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입양 후보견으로는 임시보호견, 구조견 등이 참여 가능하며, 건강하고 대견·대인 스트레스가 심하지 않은 강아지들이 우선된다. 1년 이상 성견의 경우 중성화 및 접종이 필수이다. 보호자는 신원이 분명하고 동반견을 통제할 수 있는 건강한 성인이어야 하며, 동반견의 특징을 잘 알고 있어 입양 희망자와 기본적인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1인 최대 2견까지 동반할 수 있다.행사 참여를 원하는 일반 방문객은 텀블벅 펀딩을 통해 티켓을 구매할 수 있으며, 티켓은 펀딩 종료 후 온라인으로 발권되어 메시지로 전달된다.이번 '제2회 핌피 입양제'는 유기견들에게 따뜻한 가정을 찾아주고, 책임감 있는 반려동물 문화를 확산하는 데 기여하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더 많은 생명이 행복을 찾기를 바란다.
- '일본 원작 감동' 그대로..뮤지컬 ‘오세이사’ 6월 개막
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가 오는 6월 13일, 서울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개막한다. 이번 뮤지컬은 일본 대형 출판그룹 카도카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라이브러리컴퍼니와 유니버셜라이브가 제작을 맡았다. 원작 소설은 2020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 큰 인기를 얻었고, 2022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영화는 제35회 '닛칸스포츠 영화대상'에서 '팬이 뽑은 최고작품상'을 수상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소설은 2021년 한국에 소개된 후 빠르게 판매 10만 부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현재까지 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영화는 2022년 개봉 후 12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원작의 성공을 그대로 이어갔다. 영화는 최근 10년 간 개봉된 국내 일본 실사 영화 중 흥행 1위를 기록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뮤지컬 '오세이사'는 주인공 도루와 마오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도루는 친구를 돕기 위해 거짓 고백을 하게 되고, 마오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어 매일이 새롭다. 두 사람은 가짜 연애를 시작하며, 마오리의 기억상실증을 둘러싼 감정의 교차를 겪는다. 또한, 마오리의 기억 문제를 알고 그를 돕는 절친 이즈미와 함께 쌓아가는 추억들이 관객에게 감동을 안겨줄 예정이다. 이 작품은 자극적인 사건 없이, 관객이 마오리의 기억상실을 잠시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되었으며,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뮤지컬의 캐스팅 또한 화려하다. 도루 역에는 이준, 윤소호, 김인성이 캐스팅되었다. 이준은 '불가살', '붉은 단심', '7인의 탈출' 등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며 주목받은 배우로,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뮤지컬 무대에 도전한다. 윤소호는 '도리안 그레이', '마타하리', '마리 앙투아네트' 등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은 배우이며, 김인성은 '에밀',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레드북' 등에서 활약해온 배우다.마오리 역은 장민제와 솔빈이 맡았다. 장민제는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호평 받으며, 데뷔한 해에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상 여자 부분'을 수상한 바 있다. 솔빈은 걸그룹 라붐 출신으로 드라마와 MC 활동을 통해 사랑받은 배우로, 이번 뮤지컬 무대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 솔빈은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마오리의 매력을 잘 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도 오유민, 나현영, 신은총, 정지우, 임기홍, 김태한 등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이번 뮤지컬의 각색을 맡은 황정은 작가는 "청소년의 이야기지만, 사랑과 상실의 경험을 갖고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며 작품의 주제를 설명했다. 그녀는 관객들이 두 주인공의 관계와 상실을 통해 사랑과 기억의 힘을 느끼고, 내일을 살아가는 희망을 가져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작곡가는 원작을 접한 후 "청소년기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음악 언어는 팝"이라고 생각하여, 섬세하면서도 대중적으로 전달력 있는 팝 음악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청춘들의 이야기를 음악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연출을 맡은 이대웅 감독은 '렛미플라이', '에밀', '베로나의 두 신사' 등 다양한 작품을 작업한 경험이 있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젊은연극상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으며, 이번 뮤지컬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연출력으로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것이다.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뮤지컬만의 특성을 잘 살린 작품이다. 감정의 교차와 기억 상실증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중심으로, 사랑과 상실, 희망과 기억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펼쳐지며, 관객들에게 강력한 감동을 전달할 것이다. 6월 13일 개막을 앞두고 많은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 보따리장수에서 SNS 창업까지... 70년 '여사장' 혁명의 비밀
오늘날 동네 상가를 둘러보면 분식집, 미용실, 네일숍, 애견숍, 수선집, 문구점 등 대부분의 작은 점포는 여성 사장님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닌 한국 경제사의 특수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김미선의 책 『여사장의 탄생』에 따르면, 여성 자영업자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생계가 막막했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저자는 이들을 '한국전쟁이 낳은 여사장'이라 정의했다. 당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이 제한적이었고, 방 딸린 점포에서 자녀 양육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었기에 자영업은 여성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1960-70년대에는 점포뿐 아니라 보따리를 이고 지고 가가호호 방문해 상품을 판매하는 여성 상인들도 많았다. '신앙촌 아줌마'라 불리던 옷 장사 아주머니들은 태산 같은 옷 보따리를 이고 다니며 가정에 방문해 판매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 가장이었다. 시장에서도 야채, 고기, 생선, 건어물, 젓갈 등 대부분의 상점은 여성들이 운영했다.한국경제사학자 이종현은 자영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사 전반에서 실패의 비용을 흡수한 거대한 저수지의 역할"과 "잉여 노동력을 흡수해 실업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으며, "국가 주도의 시기에 제도권 밖에 방치된 시장에서 이들은 국가 경제의 모세혈관 기능"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급속한 산업화로 여성들이 임금노동자로 대거 포섭되기 전까지, 여성의 자영업 비율은 임금노동보다 더 높았다.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여사장'들에게 '여성답지 않다'며 배제와 차별로 대했다. 50-60년대 신문이나 영화에서 '여사장'은 돈만 밝히는 탐욕스럽고 드센 문제적 여성으로 재현되었고, 심지어 성적으로 타락한 여성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는 경제적 능력을 가진 여성을 남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긴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발현이었다.70년이 지난 지금, '여사장'의 현재는 어떨까? 여전히 대부분은 영세한 1인 사업자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사장이 '되고픈' 요즘 청년 여성"들의 등장이다. 책방, 소품 숍, 미용 관련 숍, 카페 등에서 젊은 여성 사장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이들 젊은 여성들이 '여사장'을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구조적으로 해석한다.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삶과 일상, 미래, 가족 등이 자본, 권력, 국가와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좌우되거나 통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강하며", 페미니즘, 환경, 생태, 돌봄 등 대안적 삶의 방식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자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물론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양극화와 젠더 불평등이 만든 노동 시장 내 차별이 있다. 남성 중심의 기울어진 노동판에서 착취당하며 돈을 버느니, "자신의 취미와 취향, 나아가 삶의 방식을 일에 반영"하는 '여사장'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젊은 여성들의 이러한 대안 추구가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위기의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비가시화되었던 여성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기여가 재평가받고, 청년 여성들에 의해 새로운 경제 주체로 발전할 가능성은 분명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