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원작 감동' 그대로..뮤지컬 ‘오세이사’ 6월 개막
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가 오는 6월 13일, 서울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개막한다. 이번 뮤지컬은 일본 대형 출판그룹 카도카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라이브러리컴퍼니와 유니버셜라이브가 제작을 맡았다. 원작 소설은 2020년에 처음 출간된 이후 큰 인기를 얻었고, 2022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어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영화는 제35회 '닛칸스포츠 영화대상'에서 '팬이 뽑은 최고작품상'을 수상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소설은 2021년 한국에 소개된 후 빠르게 판매 10만 부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현재까지 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독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영화는 2022년 개봉 후 12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원작의 성공을 그대로 이어갔다. 영화는 최근 10년 간 개봉된 국내 일본 실사 영화 중 흥행 1위를 기록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뮤지컬 '오세이사'는 주인공 도루와 마오리의 이야기를 그린다. 도루는 친구를 돕기 위해 거짓 고백을 하게 되고, 마오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어 매일이 새롭다. 두 사람은 가짜 연애를 시작하며, 마오리의 기억상실증을 둘러싼 감정의 교차를 겪는다. 또한, 마오리의 기억 문제를 알고 그를 돕는 절친 이즈미와 함께 쌓아가는 추억들이 관객에게 감동을 안겨줄 예정이다. 이 작품은 자극적인 사건 없이, 관객이 마오리의 기억상실을 잠시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되었으며, 뮤지컬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이번 뮤지컬의 캐스팅 또한 화려하다. 도루 역에는 이준, 윤소호, 김인성이 캐스팅되었다. 이준은 '불가살', '붉은 단심', '7인의 탈출' 등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며 주목받은 배우로, 이번 작품을 통해 첫 뮤지컬 무대에 도전한다. 윤소호는 '도리안 그레이', '마타하리', '마리 앙투아네트' 등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은 배우이며, 김인성은 '에밀',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레드북' 등에서 활약해온 배우다.마오리 역은 장민제와 솔빈이 맡았다. 장민제는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호평 받으며, 데뷔한 해에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신인상 여자 부분'을 수상한 바 있다. 솔빈은 걸그룹 라붐 출신으로 드라마와 MC 활동을 통해 사랑받은 배우로, 이번 뮤지컬 무대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 솔빈은 밝고 명랑한 성격으로 마오리의 매력을 잘 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도 오유민, 나현영, 신은총, 정지우, 임기홍, 김태한 등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이번 뮤지컬의 각색을 맡은 황정은 작가는 "청소년의 이야기지만, 사랑과 상실의 경험을 갖고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며 작품의 주제를 설명했다. 그녀는 관객들이 두 주인공의 관계와 상실을 통해 사랑과 기억의 힘을 느끼고, 내일을 살아가는 희망을 가져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상훈 작곡가는 원작을 접한 후 "청소년기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가장 잘 대변할 수 있는 음악 언어는 팝"이라고 생각하여, 섬세하면서도 대중적으로 전달력 있는 팝 음악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청춘들의 이야기를 음악적으로 풀어낼 예정이다.연출을 맡은 이대웅 감독은 '렛미플라이', '에밀', '베로나의 두 신사' 등 다양한 작품을 작업한 경험이 있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젊은연극상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으며, 이번 뮤지컬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연출력으로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을 것이다.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뮤지컬만의 특성을 잘 살린 작품이다. 감정의 교차와 기억 상실증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중심으로, 사랑과 상실, 희망과 기억을 아우르는 이야기가 펼쳐지며, 관객들에게 강력한 감동을 전달할 것이다. 6월 13일 개막을 앞두고 많은 뮤지컬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한층 더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 보따리장수에서 SNS 창업까지... 70년 '여사장' 혁명의 비밀
오늘날 동네 상가를 둘러보면 분식집, 미용실, 네일숍, 애견숍, 수선집, 문구점 등 대부분의 작은 점포는 여성 사장님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닌 한국 경제사의 특수한 맥락에서 비롯된 것이다.김미선의 책 『여사장의 탄생』에 따르면, 여성 자영업자는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생계가 막막했던 시기에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저자는 이들을 '한국전쟁이 낳은 여사장'이라 정의했다. 당시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이 제한적이었고, 방 딸린 점포에서 자녀 양육과 가사를 병행할 수 있었기에 자영업은 여성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1960-70년대에는 점포뿐 아니라 보따리를 이고 지고 가가호호 방문해 상품을 판매하는 여성 상인들도 많았다. '신앙촌 아줌마'라 불리던 옷 장사 아주머니들은 태산 같은 옷 보따리를 이고 다니며 가정에 방문해 판매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녀를 키우는 여성 가장이었다. 시장에서도 야채, 고기, 생선, 건어물, 젓갈 등 대부분의 상점은 여성들이 운영했다.한국경제사학자 이종현은 자영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사 전반에서 실패의 비용을 흡수한 거대한 저수지의 역할"과 "잉여 노동력을 흡수해 실업을 방어하는 역할"을 했으며, "국가 주도의 시기에 제도권 밖에 방치된 시장에서 이들은 국가 경제의 모세혈관 기능"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 급속한 산업화로 여성들이 임금노동자로 대거 포섭되기 전까지, 여성의 자영업 비율은 임금노동보다 더 높았다.그러나 이러한 경제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여사장'들에게 '여성답지 않다'며 배제와 차별로 대했다. 50-60년대 신문이나 영화에서 '여사장'은 돈만 밝히는 탐욕스럽고 드센 문제적 여성으로 재현되었고, 심지어 성적으로 타락한 여성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는 경제적 능력을 가진 여성을 남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여긴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의 발현이었다.70년이 지난 지금, '여사장'의 현재는 어떨까? 여전히 대부분은 영세한 1인 사업자로 생계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변화는 "사장이 '되고픈' 요즘 청년 여성"들의 등장이다. 책방, 소품 숍, 미용 관련 숍, 카페 등에서 젊은 여성 사장님들을 쉽게 볼 수 있다.이들 젊은 여성들이 '여사장'을 꿈꾸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를 구조적으로 해석한다. 젊은 여성들은 "자신의 삶과 일상, 미래, 가족 등이 자본, 권력, 국가와 같은 외부의 힘에 의해 좌우되거나 통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강하며", 페미니즘, 환경, 생태, 돌봄 등 대안적 삶의 방식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자영업을 선택한다는 것이다.물론 이러한 선택의 배경에는 양극화와 젠더 불평등이 만든 노동 시장 내 차별이 있다. 남성 중심의 기울어진 노동판에서 착취당하며 돈을 버느니, "자신의 취미와 취향, 나아가 삶의 방식을 일에 반영"하는 '여사장'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젊은 여성들의 이러한 대안 추구가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위기의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러나 비가시화되었던 여성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기여가 재평가받고, 청년 여성들에 의해 새로운 경제 주체로 발전할 가능성은 분명 기대할 만하다.
- 라벨 전곡부터 베토벤까지! 조성진의 특별한 한국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오는 6월과 7월, 전국 주요 도시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기획사 크레디아는 조성진이 6월 12일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 성남, 대구, 김해, 대전, 천안 등 전국 8개 도시에서 리사이틀 투어를 연다고 21일 밝혔다.이번 투어는 조성진이 최근 발매한 모리스 라벨 피아노곡 전집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일환으로 진행된다. 조성진은 프랑스 작곡가 라벨 탄생 150주년인 올해, 그의 모든 독주 피아노 작품과 피아노 협주곡을 담은 앨범을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발매하며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았다.앨범 발매와 함께 조성진은 지난 1월부터 라벨 프로그램으로 전 세계 투어를 이어오고 있다. 유럽과 북미의 주요 공연장에서 연주를 마친 뒤, 오는 6월 한국 팬들과의 만남을 위해 귀국한다.전국 리사이틀 일정은 6월 12일 인천 아트센터 인천을 시작으로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15일 성남아트센터,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20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21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공연한다. 7월에는 2일 대전 예술의전당, 6일 천안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파리 국립 고등음악원에서 공부하며 프랑스 음악과 깊은 인연을 맺은 조성진은 라벨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라벨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연주할 때 악보 지시를 최대한 지키려고 노력했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세부 사항을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작업 과정을 회상했다.또한, 한 작곡가의 전곡을 녹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조성진은 “6일 동안 녹음했는데 모든 곡을 녹음하고 나니 라벨의 음악을 훨씬 더 깊이 이해하게 된 것 같다”며 “이제야 그의 음악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한국 리사이틀에서는 두 가지 다른 프로그램을 선보여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첫 번째 프로그램은 라벨 피아노 독주곡 전곡 12곡을 두 번의 인터미션을 포함하여 약 3시간에 걸쳐 연주하는 대장정이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리스트의 '에스테장의 분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5번 ‘전원’, 버르토크의 '야외에서', 브람스 피아노 소나타 3번으로 구성되어 라벨 외 다양한 시대 작곡가들의 명곡을 만날 수 있다.
- 오징어게임 '핑크 솔저스' 만든 숨은 음악 천재 김성수, 단독 콘서트로 정체 드러낸다
다재다능한 음악가 김성수가 2년 만에 두 번째 단독 콘서트로 돌아온다. 18일 주최·주관사 감탄사에 따르면 김성수는 오는 6월 28~29일 양일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SOL트래블홀에서 '23 LIVE'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그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2002년 데뷔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성수는 뮤지컬, 드라마, 예능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의 뮤지컬 참여작만 해도 '포비든 플래닛',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페스트', '에드거 앨런 포', '광화문연가', '베르나르다 알바', '빅 피쉬', '썸씽로튼'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특히 뮤지컬계에서는 독특한 음악적 색채와 깊이 있는 작품 해석으로 정평이 나 있다.김성수의 음악적 영향력은 뮤지컬 무대를 넘어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장됐다.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는 진행요원 등장 테마곡 '핑크 솔저스'(Pink Soldiers)를 비롯해 '호스티지 크라이시스'(Hostage Crisis), '딜리버리'(Delivery), '디어 엔드'(Dear End) 등 여러 곡을 작곡했다. 특히 '핑크 솔저스'는 드라마의 상징적 음악으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였다. 또한 화제의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100'의 음악 작업에도 참여하며 시청자들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대중음악계에서도 그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서태지, 이적, 검정치마 등 국내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편곡 작업을 통해 협업해왔으며, 서태지 데뷔 25주년 콘서트에서는 60인조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클래식부터 전자음악, 대중음악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음악적 역량은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이번 '23 LIVE' 콘서트는 '엔트로피'(ENTROPY), '공명'(RESONANCE), '대칭'(SYMMETRY), '정적'(STILL) 등 4개의 챕터로 구성된다. 각 챕터는 김성수가 추구해온 음악적 세계관을 표현하는 키워드로, 관객들은 그의 음악 세계를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는 직접 연주하는 전자음악부터 홀리워터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함께하는 웅장한 클래식, 그리고 그의 뮤지컬 대표작 넘버까지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5월과 6월에 발매 예정인 새 앨범 수록곡들의 무대도 선보인다. 5월 앨범에는 합창단, 엠비언트 음악,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찬트 형식의 작품을 담았으며, 6월에 공개될 앨범에는 전자음악, 팝, 클래식을 융합한 실험적인 곡들을 수록할 예정이다. 이는 김성수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온 장르 간 경계 허물기와 새로운 음악적 시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공연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5월 2일 오후 4시부터 예매할 수 있다. 김성수는 "아티스트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다양한 음악 장르를 담은 콘서트를 준비했다"며 "음악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음악계 관계자들은 이번 공연이 김성수의 음악적 역량과 예술성을 총망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뮤지컬부터 영화음악, 대중음악까지 다방면에서 활약해온 그의 다재다능함이 한 무대에서 펼쳐질 '23 LIVE'는 올 상반기 주목할 만한 공연으로 손꼽히고 있다.
- '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展 장벽 없는 예술, ACC에서 시작!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문화 향유의 장벽을 낮추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예술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2025 ACC 접근성 강화 주제전-우리의 몸에는 타인이 깃든다'를 오는 17일부터 6월 29일까지 ACC 복합전시6관에서 개최한다.ACC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장문원)과 공동 기획한 이번 전시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무장애)'를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예술의 한 장르로 승화시킨 혁신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예술로 자유롭게 넘나들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문화 예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전시 제목은 김원영 작가의 저서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의 몸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구성된다"는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영향을 받는 우리 존재의 본질을 성찰하며, 다양성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사회적 가치를 강조한다.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5팀이 참여하여 무장애, 참여, 상호작용 예술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신작과 대표작을 선보인다. 엄정순 작가는 시각장애 학생들과의 협업 프로젝트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코 없는 코끼리 no.2'를 통해 이주민들의 서사 속 차별, 혐오, 결핍 문제를 심도 있게 조명한다. 이 작품은 사회적 소외와 차별의 문제를 예술적 언어로 승화시켜 관람객들에게 깊은 공감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해미 클레멘세비츠는 청각과 시각의 교차 감각을 탐구하는 신작 '궤도(토토포노로지 #4)'를 선보이며, 송예슬 작가는 비시각적 예술을 구현한 대표작 '보이지 않는 조각들: 공기조각'과 신작 '아슬아슬'을 통해 관람객들의 감각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 작품들은 시각에 의존하지 않고 촉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통해 예술을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예술 감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다.아야 모모세는 이번 전시에서 소통의 어려움과 신체적 거리감을 탐구하는 두 작품을 선보인다. 영상 작품 '소셜 댄스'는 수어를 음성 해설로 변환하여 청각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작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특히 최덕희, 구지원, 서수연 등 유명 성우들의 더빙 참여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관람객의 몰입을 돕는다. 퍼포먼스 '녹는점'은 예술가와 관람객이 서로의 체온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퍼포머가 관람객에게 자신의 체온과 동일한 온도의 물을 건네는 행위를 통해, 언어와 문화를 초월한 직접적인 교감을 시도하며 예술을 통한 소통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김원영, 손나예, 여혜진, 이지양, 하은빈 작가가 함께 선보이는 '안녕히 엉키기'는 단순한 전시 작품을 넘어, 예술을 매개로 한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마련한다. 지난 2월 동명의 워크숍을 통해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참여자들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시 형태로 확장되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이러한 의미를 더욱 깊게 하고자, 오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광주 지역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동일한 워크숍을 추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워크숍을 통해 예술적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며, 사회적 연결망을 강화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물리적, 정보적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는 점이다. 어린이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감바, 촉지도, 촉각 타일을 비롯하여 쉬운 음성 해설, 점자책, 게임형 오디오 가이드, 어린이용 교구재 등이 제공된다. 또한, 현장에는 접근성 매니저가 상주하여 관람객들의 전시 이해를 돕고 편안한 관람 환경을 제공한다.전시 개막일인 17일에는 ACC와 장문원이 전시 및 공연 콘텐츠 접근성 강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6월 말 종료 후,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22일까지 서울 장문원 산하 '모두미술공간'에서 순회 전시로 이어질 계획이다.김상욱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당장 직무대리는 이번 전시에 대해 단순한 접근성 향상을 넘어 장애 예술인들의 창작 활동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전시가 장애 예술인들의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그들의 예술 세계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앞으로도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전시를 통해 ACC가 문화 향유의 문턱을 낮추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시사한다.ACC는 2022년부터 촉각 작품 제작, 수어 콘텐츠 확대 등 다양한 접근성 강화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시각장애인을 위한 '터치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다음 달 13일 광주광역시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력하여 첫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ACC의 지속적인 노력은 문화 향유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도시 광주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최초의 남자 모델' 박보검, 김태리·수지·김연아 뒤이어 한복 세계화 대열 합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류스타 박보검이 문화체육관광부의 '한복웨이브' 사업 최초의 남성 모델로 선정되어 한복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는 지금까지 여성 스타들만이 담당해왔던 한복 홍보 사업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15일 공식 발표를 통해 "박보검이 '2025 한복웨이브' 사업의 한류 문화예술인으로 선정되었으며, 국내 우수 한복 브랜드 4곳과 협업하여 한복의 품격과 기품을 세계에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한복웨이브'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표적인 한복 세계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글로벌 영향력을 가진 한류 예술인들과의 협업을 통해 한복의 매력을 국제사회에 효과적으로 알리고, 동시에 국내 유망 한복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에는 배우 김태리가 모델로 활약했으며, 2023년에는 배우 수지, 2022년에는 전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가 한복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담당했다.이번 사업에 참여할 한복 브랜드 선정을 위한 공모는 4월 15일부터 5월 9일까지 진행된다. 한복 분야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창의성, 전문성, 실현 가능성, 기대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최종 4개 업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업체들은 박보검의 이미지와 상징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한복 디자인을 개발하게 된다.개발된 한복 디자인은 단순히 국내에서만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서울을 비롯해 뉴욕, 파리, 밀라노 등 세계 주요 패션 도시의 전광판과 유명 패션지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복의 전통미와 현대적 감각이 조화된 디자인을 전 세계에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박보검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구르미 그린 달빛', '청춘기록'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한류스타로,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 출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그의 단정하고 품위 있는 이미지는 한복의 기품과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최적의 조합으로 평가받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박보검은 국내외에서 폭넓은 인지도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배우로, 그의 참여로 한복의 세계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첫 남성 모델로서 한복의 다양한 매력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한복웨이브 사업 참여에 관심 있는 한복 브랜드는 문화체육관광부(http://www.mcst.go.kr)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http://www.kcdf.or.kr) 공식 웹사이트에서 자세한 공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종묘에서 즐기는 7일간의 시간여행
조선시대 왕실 여성의 삶과 국가의례를 재조명하는 ‘2025년 종묘 묘현례’ 행사가 오는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7일간 서울 종로구 종묘 일원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조선 왕실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시민들이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묘현례(廟見禮)’는 조선시대 혼례를 마친 왕비나 세자빈이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가 모셔진 종묘에 인사를 드리는 의식으로, 국가의례 중 유일하게 여성이 종묘에 참여할 수 있었던 예식이다. 종묘가 왕실의 정신적 중심지였던 만큼, 이 의식은 왕실 여성의 지위와 역할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중요한 예 ceremonial 로 평가된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창작 뮤지컬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에게 살아 숨 쉬는 유산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기획됐다.행사의 중심 프로그램은 창작 뮤지컬 ‘묘현, 왕후의 기록’이다. 1703년 숙종의 세 번째 왕비였던 인원왕후의 묘현례를 바탕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역사적 고증을 기반으로 당시 의례의 정황과 인물들의 내면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특히 인원왕후와 그의 부친 김주신의 애틋한 부녀 관계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공연은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하루 두 차례(오후 1시, 4시) 영녕전에서 진행되며, 회당 350명씩 총 700명이 관람할 수 있다. 관람은 무료이며, 온라인 사전 예매 200명과 현장 접수 150명을 통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 향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조선 왕실의 향, 부용향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 체험은 종묘 정전의 악공청에서 진행되며, 참가자들은 조선 왕실 의례에 사용됐던 부용향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악공청은 과거 제례 시 악공과 무용수들이 대기하던 장소로, 전통의 공간에서 왕실 문화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체험은 행사 기간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설 운영되며, 온라인 사전 예매(175명)와 현장 접수(105명)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또한 영녕전 악공청에서는 ‘세자·세자빈이 되어 사진 찍기’ 체험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대례복 등 전통 복식을 착용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으며, 선착순 200명에게는 즉석 인화된 사진이 제공된다. 이 체험 역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시 운영되며, 현장 접수를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동일 행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도 큰 관심을 보인 바 있어, 이번 행사에서도 국내외 관람객들의 높은 참여가 기대된다.‘묘현, 왕후의 기록’과 ‘부용향 만들기’ 체험의 사전 예매는 4월 15일 오후 2시부터 티켓링크를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되며, 사전 신청이 어려운 경우에도 현장에서 접수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이번 종묘 묘현례 행사는 조선시대 여성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 나아가 전통 국가의례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라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및 국가유산진흥원 홈페이지 또는 궁능 활용 프로그램 전화상담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너무 리얼해 소름~' 론 뮤익 전시, "서울을 사로잡다"
현대 조각의 세계적 거장 론 뮤익의 아시아 최대 규모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11일 개막됐다. 이 전시는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며, 30여 년간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발표해온 론 뮤익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론 뮤익은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한 조각 작품을 통해 현대 조각의 경계를 새롭게 정의하며, 인간의 존재와 내면을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주요 작품 10점을 포함해, 스튜디오 사진 연작과 다큐멘터리 필름 두 편 등을 포함한 총 24점을 소개하고 있다. 론 뮤익은 1958년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나 1986년부터 영국에서 활동을 시작했으며, 그 동안 다양한 매체를 통해 조각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의 작품은 놀라운 정교함과 사실감을 바탕으로, 인간의 취약함, 불안감, 외로움 등의 내면적인 감정을 형상화하며, 현대인의 존재론적 성찰을 담아낸다.전시의 시작은 관람객을 맞이하는 거대한 자화상 '마스크'(2002)로, 작가의 실제 크기보다 약 4배 정도 더 큰 크기로 제작되어 세밀한 주름과 털 하나하나까지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뒤에서 보면 텅 비어 있는 가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존재와 부재를 동시에 상징한다. 또한 그의 초기 작품인 '유령'(1998·2004)과 '나뭇가지를 든 여인'(2009), '젊은 연인'(2013), '쇼핑하는 여인'(2013) 등도 전시된다. '치킨/맨'(2019)은 암탉과 중년 남성이 마주하며 긴장감을 자아내는 구도로, 인간 관계에서의 팽팽한 감정을 드러낸다.그 중에서도 '침대에서'(2005)는 가로 6.5m, 세로 4m에 달하는 대형 작품으로, 침대에 누운 거대한 인물의 정교한 형태는 단순한 조각을 넘어서, 그 인물의 생각과 감정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관람객에게 깊은 몰입을 선사하며, 조각이라는 매체의 가능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5전시실의 마지막에 설치된 대작 '매스'(2016~2017)다. 이 작품은 작가가 파리의 지하 묘지인 카타콤을 방문했을 때의 강렬한 경험을 재현한 것으로, 거대한 해골들이 14m 높이의 천장까지 쌓여 있으며, 이는 전쟁, 전염병, 기후 위기, 자연재해 등 재난이 일상이 된 오늘날의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매스'는 관람객에게 강력한 시각적 충격을 주며,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위기를 성찰하게 만든다.6전시실에서는 시각예술가 고티에 드블롱드의 작업실 사진 연작과 다큐멘터리 두 편을 통해 론 뮤익의 창작 과정과 예술가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 다큐멘터리는 그의 내면과 예술적 철학을 엿보게 해주며, 관객이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의 고뇌와 고민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홍이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론 뮤익의 작품이 "실제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외형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한다"고 설명하며, "그의 작품은 수개월, 때로는 수년 간의 과정으로 완성된다. 이는 빠르고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서 예술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고 덧붙였다.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현대 조각 거장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의미를 사색하고, 진정한 의미를 찾는 경험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전시는 론 뮤익의 조각 세계를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로, 현대 미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5전시실과 6전시실에서 진행되며, 연계 교육 프로그램인 '인생극장', '인생질문', '인생서점'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 숨겨왔던 흥을 깨워봐! '다시 그리는 노래' 듣고 덩실덩실 춤춰보자
9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잊혀진 민요의 아름다운 선율이 다시금 울려 퍼졌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정기 공연, '다시 그리는 노래'의 리허설 현장이었다. 이번 공연은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애창되었지만, 현재는 잊혀진 26곡의 민요를 엄선하여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키는 특별한 무대다.리허설 현장에서 만난 유지숙 예술감독은 "오랜 시간 묻혀 있던 진주를 발견한 듯한 기분으로 민요를 다듬었다"며, "각 지역 민요가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을 되살리는 데 집중했다"고 소감을 밝혔다.이번 공연에는 민속악단 50여 명이 출연, 경기, 서도, 남도, 강원도 등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소리를 선보인다. 1막은 경기 소리로, 떠나간 이를 애도하는 '회심곡', '선산애원성' 등이 무대를 채운다. 2막은 서도 소리로 꾸며져 아이를 재우는 '둥개타령', 가야금 연주와 함께하는 '청류원' 등을 감상할 수 있다.3막은 남도 소리의 화려한 향연이 펼쳐진다. '화전가', '매화가', '도화가' 등 아름다운 꽃을 노래하는 곡들이 봄기운을 가득 불어넣는다. 4막에서는 경기와 서도 민요가 어우러져 흥겨움을 더한다. 꽹과리, 북, 장구 등 사물놀이 연주에 맞춰 '인천 장타령', '강원 장타령' 등을 부르며 관객과 함께 흥을 돋울 예정이다.특히, '다시 그리는 노래'는 '발탈'을 활용한 재담꾼을 등장시켜 극의 흐름을 유쾌하게 이끌어가는 독특한 연출을 선보인다. 재담꾼 역할을 맡은 정준태 씨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입담으로 공연에 대한 이해를 돕고,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김태욱 연출은 "재담꾼을 통해 해학적인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민초들의 삶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고자 했다"며, "무대 또한 백성들의 희로애락을 담아내는 마당놀이처럼 연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무대 위 스크린에는 '꽃', '달' 등 각 공연에 어울리는 영상을 상영하여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하고,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유 감독은 "음악성과 예술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으며, 관객들이 편안하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김 연출은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서와 삶이 담긴 민속음악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함께 공감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의 '다시 그리는 노래'는 잊혀진 우리의 소리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깊은 감동과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은 4월 10일과 11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만날 수 있다.
- 이자람의 판소리 '눈, 눈, 눈'..극강의 몰입감 선사해
이자람이 5년 만에 새로운 판소리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 7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초연된 ‘눈, 눈, 눈’은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주인과 하인’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프랑스 지인의 추천을 받아 이 소설을 접한 이자람은 이를 판소리 형식으로 재창작했다. 원작의 배경과 인물은 그대로 유지하되, 판소리 특유의 해학과 감성을 담아 현대 관객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작품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1879년 연말, 러시아의 한 마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상인 바실리가 자식에게 물려줄 땅을 사기 위해 길을 나서면서 전개된다. 그는 충직한 일꾼 니키타와 종마 제티와 함께 고랴츠키노 숲을 향해 떠난다. 그러나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이들은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단 하루 동안 벌어지는 여정이지만, 이자람의 연기와 소리, 그리고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요소들이 더해지며 단순한 이야기가 강렬한 서사로 변모한다. 이자람은 무대 위에서 바실리, 그의 아내 아나스타샤, 일꾼 니키타를 오가며 1인 다역을 펼쳤다.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감정을 오롯이 표현하기 위해 목소리 톤을 바꾸고, 몸짓과 표정을 활용하며 각기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심지어 말(馬)인 제티까지도 직접 연기했다. 제티가 니키타의 어깨에 머리를 비비며 장난치는 모습이나, 눈보라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히잉" 하고 우는 소리는 관객들에게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자람의 연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눈보라 휘몰아치는 러시아의 설원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무대 연출 또한 단순하지만 강렬했다. 무대 위에는 화려한 장치나 배경이 없었지만, 배우의 연기와 관객들의 상상력이 더해지며 장면이 생생하게 구현됐다. 특히 관객들의 참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자람은 눈보라 소리를 표현하기 위해 관객들에게 함께 숨을 내쉬며 바람 소리를 내도록 유도했고, 이는 실제 러시아의 혹독한 추위를 느끼게 하는 효과를 냈다. 빛과 그림자, 조명 효과도 극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공연의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북소리였다. 고수 이준형의 북은 이자람의 소리에 힘을 실어주며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바실리가 길을 떠날 때는 북소리가 부드럽게 흐르다가, 길을 잃고 헤맬 때는 강렬하게 울려 퍼지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자람은 극의 분위기에 따라 노래의 리듬을 조절했다. "한참 간다"고 부를 때는 길게 한 음절씩 뽑아내고, "멈춘다"고 할 때는 짧게 끊어 부르는 방식으로 인물들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이러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판소리 특유의 서사적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비록 러시아 문학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지만, 판소리의 해학적 요소도 곳곳에 배어 있었다. 술을 마시면 괴물이 되는 니키타가 술의 유혹을 이겨내려 애쓰는 장면에서는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니키타가 바실리에게 조심스럽게 술을 달라고 하면서도 스스로를 자제하는 모습은 전통 판소리의 익살스러운 표현 기법과 맞물려 더욱 흥미롭게 전달됐다. 이처럼 이자람은 외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면서도, 한국적 감성과 유머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작품을 완전히 새로운 색깔로 탈바꿈시켰다. 이자람은 ‘눈, 눈, 눈’을 통해 판소리의 본질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공연 프로그램북에 실린 ‘작가의 글’에서 “창작을 합니다만 전통을 하고 있다”며 “이것이 제가 판소리를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이야기를 판소리 형식으로 풀어내면서도, 전통 판소리의 본질을 지키려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기존 판소리 공연들이 주로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창작에 집중했다면, ‘눈, 눈, 눈’은 외국 문학을 통해 판소리가 시대와 국경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증명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자람의 도전은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경험을 선사했다.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단순한 무대였지만 머릿속에서는 러시아 설원의 광활한 풍경이 그려졌다”며 “판소리의 힘이 이렇게까지 강렬할 줄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관객은 “한 명의 배우와 한 명의 고수가 만들어내는 소리만으로 이토록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눈, 눈, 눈’은 단순히 판소리 공연을 넘어, 판소리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전통 판소리 형식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가미하고, 한국을 넘어 세계 문학을 무대로 삼아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자람은 이번 작품을 통해 판소리가 특정 시대나 공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와 결합하며 계속해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공연은 오는 13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이어진다.